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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몬테베르디.. 성모 마리아의 저녁 기도..

by rickas 2026. 6. 28.

어제는 교향곡이라는 장르에서 졸라 똘끼가 작렬하는 작품을 들었다만.. 오늘은 내 생각에 적어도 미사곡에서 그에 버금가는 위치를 차지하지 않을까 하는 불경스런 생각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을 하나 올린다.. -_-;; 내가 머 그리 중뿔난 신앙심이 있어서 종교 음악을 열씨미 듣는 것도 아니고.. 그저 단순히 내 귀가 호의적으로 반응하는 방향이 현대쪽으로 내려오기 보다는 졸라 고리짝 옛날의 음악들이기 때문인데.. 그러다 보니 음악과 종교가 한몸으로 엮여 있던 시대의 음악도 즐겨 듣게 된 것이다.. 아마도 이건 예전 ESL57로 들었던 고음악에 대한 기억과 인상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렇다면 오로지 소리에 대한 호불호가 내 음악 감상의 패턴 중 하나의 방향을 결정했다는 것인데.. 머 어느 정도는 맞는 얘기 같기도 하다.. 사실 옛날 종교 음악 특히나 전례 미사곡이나 그런거 들음 머 대단한 정서적 고양감이나 정신적 개감동을 주는 거는 잘 모르겠고.. 걍 듣다 보면 별다른 잡생각이 안 든다는 것 자체로 마음에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ㅋ 신앙이고 종교이고를 떠나서 음악 그 자체로 느껴지는 단순한 아름다움 때문에 듣는 것이기도 하다.. 머 아름다움을 느끼는 대상이야 정말 잉간들마다 졸라 버라이어티 한거 같다만 내가 느끼는 대상은 그렇다고.. 암튼 각설하고 오늘 올리는 미사곡은 몬테베르디의 성모 마리아의 저녁 기도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르네상스의 종교적 경건함에 바로크 오페라의 극적인 화려함과 장단조의 현대적 조성 감각을 불어 넣음으로써 서양 음악사의 물줄기를 바꾼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고 한다.. 머 문외한이라 나는 물줄기 정도까지는 모르겠고 그 이전의 미사곡들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파격적인 형식을 나타내는 곡이 아닐까 싶다는.. 내가 갖고 있는 판은 두 종류인데 하나는 한스 마르틴 슈나이트가 레겐스부르크 성당 소년합창단과 녹음한 판이고.. 다른 하나는 가디너가 몬테베르디 합창단과 연주한 판인데.. 난 가디너를 그리 별로 좋아라 하지는 않는 고로 오늘은 슈나이트의 판으로 들었다.. 이게 세 장짜리 박스반이라 나름 시간이 꽤나 걸리는 일인데..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구 잠깐 정신이 가출한 상태가 되면 시간이 금방 간다는.. ㅋ 74년 녹음인 이 판의 연주자들을 살펴보면 꽤나 이 바닥에서 한가닥 하셨던 양반들이 많이 보인다.. 카운터테너의 폴 에스우드나 테너의 이안 파트리지 그리고 바이올린의 에두아르트 멜쿠스가 등장하고 있다.. 재밌는 것은 천 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는 레겐스부르크 성당 소년합창단의 합창 지도를 맡은 인물인데.. 게오르그 라칭거라는 양반으로 전전임 교황이었던 베네딕토 16세의 친형이라고 한다..

성모 마리아의 저녁 기도는 바로크 종교 음악의 정점이자 몬테베르디를 대표하는 대작으로 알려져 있다.. 화려한 독창과 중창 그리고 대규모의 합창이 기악 반주와 어우러지는 가히 혁신적인 작품이었다고 한다.. 이 곡은 1610년 베네치아에서 출판되어 교황 바오로 5세에게 헌정되었는데.. 당시 몬테베르디는 만투아 공국의 빈첸초 곤자가 공 밑에서 궁정 악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이 시기는 플랑드르 악파의 객관적 대위법 양식과 휴머니즘에 기반한 주관적이고 열정적인 모노디 양식이 교차하는 거대한 전환기였는데.. 몬테베르디의 이 작품에서는 이 두가지 양식이 대조를 이루면서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 유별난 특징이라 하겠다.. 그니깐 과거의 유산과 미래의 혁신이라는 두 개의 대조적인 양식을 한 작품 안에 유기적으로 녹여냄으로써 새로운 바로크 시대의 도래를 선언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작품에서 나타나는 똘끼라면 당시 교회가 고수하던 전통적인 교회 선법의 틀을 깨뜨렸다는데 있다고 한다.. 몬테베르디는 전통적인 단선율 그레고리오 성가를 중심 선율로 사용하면서도 이를 과거의 선법이 아닌 현대적인 장조와 단조의 조성적 구조 위에서 통합해 나갔다고 한다.. 이는 서양 음악이 본격적인 조성 음악 시대로 나아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 골때리는 점이라면 기악 편성의 발전과 극적인 효과를 극대화 했다는 점이라 하겠다.. 이전까지의 종교 음악에서 악기는 성악을 단순히 보조하는 역할에 그쳤다면.. 몬테베르디는 오페라적 경험을 살려서 악기의 독특한 음색과 표현력을 활용했고.. 이를 통해 극적인 긴장감과 화려함을 배가시켰다.. 또 다른 혁신이라면 예배 전례의 규칙에 따라 시편 앞뒤로 부르던 단조로운 그레고리오 성가 안티폰 대신 성경에서 가사를 가져온 화려하고 주관적인 성악 콘체르토를 전격 배치했다는 점이라고 한다.. 이는 전례의 엄숙함에 얽매여 있던 종교 음악을 하나의 거대하고 독창적인 종교적 콘서트 수준의 종합 예술로 격상시킨 혁신이었다는 얘기가 되겠다.. 사실 이 곡에서 가장 극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시편의 합창곡들과 독창 및 중창 중심의 콘체르토가 교차하는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화려하면서도 복잡한 구조를 지녔지만 한편으로는 단아하기도 한 성모 소나타 "Sonata sopra Santa Maria"가 아닐까 한다..

이 곡을 통째로 연결시켜 놓는 것도 좀 에바 같고 해서 내 맘대로 이 곡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성모 소나타를 걸어 놓는다.. 크레모나에서 열린 몬테베르디 페스티벌에서 아카데미아 비잔티나가 연주한 영상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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