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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라모.. 콩세르용 클라브생 작품집..

by rickas 2026. 6. 20.

간밤에 비가 많이 쏟아졌나부다.. 역시나 오늘도 일찍 눈이 떠지길래 골방으로 들어가서 음악을 들었다.. 예전에는 그래도 주말에는 늦잠도 간혹 자고 그랬는데 요즘은 정말 이른 시각에 얄짤없이 눈이 떠진다.. 이젠 진짜 새벽잠이 없어진 늙은이로 진화한 듯하다.. 어쨌거나 오늘 하루를 시작했던 판을 한 장 올린다.. 불어라 제목이 좀 그지 같은데.. 대충 조선말로 옮겨보자면 콩세르용 그니깐 합주용 클라브생 작품집 정도라 하겠다.. 라모의 작품이 실려있는 판으로 브뤼헨이 트라베르소 플루트를 맡고 지기스발트 쿠이켄이 바이올린, 빌란트 쿠이켄이 비올라 다 감바 그리고 레온하르트가 쳄발로를 연주한 텔레푼켄 음반이다.. 머 연주자들이야 당대 네덜란드 고음악 운동의 핵심 선수들만 모아 놓은 듯해서 왈가왈부할 건덕지도 없지만.. 녹음 자체는 누가 텔레푼켄의 Das Alte Werk 음반 아니랄까봐 졸라 직설적이다.. 머 좋게 생각하자면 투명한데 그게 사실 좀 건조한 느낌이고.. 악기 하나하나가 공간에 핀으로 꽂아 놓은 듯한 정위감이 쩔어주는 녹음이다.. 이런 류의 판들은 여차하면 좀 싸가지 없이 날카롭게 들릴 수도 있는 위험이 있는 녹음인데.. 이런 넘의 특효약이 내가 가진 것 중에서는 루비에다 클라인을 물려주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면 내가 사용하는 다른 카트리지와 포노 시스템 대비해서 마치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린 듯한 느낌이 들어서리 무척이나 만족스럽게 쾌적한 소리를 들려준다..


라모는 클라브생 작품집을 세 권의 책으로 나누어 1706년, 1724년, 1728년에 출판했다.. 1741년에 이 세 작품집에서 발췌한 곡들로 콩세르 형식의 클라브생 작품집을 엮게 되는데.. 이 시기는 이폴리트와 아리시, 카스토르와 플룩스, 다르다누스 등 오늘날까지 활발하게 연주되는 라모의 걸작 오페라들이 잇달아 프랑스 오페라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던 시절이었다.. 라모는 연주자를 위한 지침에서 이 작품집을 쳄발리스트 혼자서도 연주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편성에 있어서 라모는 어느 정도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는데.. 완전한 5중주 편성인 클라브생, 바이올린 또는 플루트, 비올라 다 감바 또는 제2바이올린에서.. 플루트, 바이올린, 감바의 각 성부는 대체 악기로 채워질 수 있었다.. 이는 바이올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던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플루트 보다 바이올린을 손에 쥐는 연주자가 적지 않았던 시대적 배경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라모는 플루트를 가리켜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한 자임을 드러내는 악기라고 신랄하게 깎아내린 바가 있다.. 쩔어주는 차별주의자 잉간일세.. 그럼에도 플루트가 꿋꿋이 포함된 것은 이 작품집이 출판되던 당시에 플루트 분야에서 볼테르의 친구였던 미셀 블라베나 플루트 교사였던 피에르 가브리엘 뷔파르댕이 워낙에 커다란 명성을 얻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1741년 작품집에 수록된 다섯 개의 모음곡은 각각 같은 장조 혹은 나란한 조의 선법으로 통일된 3~5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작품집의 곳곳에서는 이미 초기 고전주의적 양식 경향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는데.. 머 나같은 문외한이야 잘 모르겠다.. -_-ㅋ 각 악장의 표제가 때로 작곡가의 이름이나 연주자의 이름이 등장하면서 희한하게 느껴지는 부분에 대해.. 거스버트 거들스톤이라는 양반이 1957년 런던에서 출판한 라모에 관한 기념비적 연구서에서 그 이유를 밝히고 있는데.. 대충 머 이름이 나오는 인물들과 얽혀 있는 여러 사정들과 그에 대한 헌정 정도로 보인다.. 고로 음악을 듣는데는 별로 쓰잘데기 없는 정보라 하겠다.. -_-ㅋ 라모는 훗날 이 작품들이 연주 관행에 의해 장식음의 상당 부분이 생략되는 것이 무방하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무엇' 인가는 항상 재현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경우 음악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한다.. 연주자가 작품의 정서적 함의를 얼마나 깊이 포착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의미라는데.. 졸라 뭔가 있어보이긴 하지만 실상 그걸 우째 알겠냐.. 머 내 귀에는 대충 다 그넘이 그 넘 같이 들리는데.. 이런 곡들 종특인 유려하고 달콤하면서 단아한 품위로 잘 버무려져 있는 그런 느낌 그게 다이다.. 그 중에서도 내 귀에는 제3번과 제5번 콩세르가 특히나 무쟈게 아름답게 들린다..


올리는 영상은 찾다보니 좀 색다른 영상이 있길래 걸어 놓는다.. 일 지아르디노 아르모니코의 멤버들이 잘츠부르크의 헬브룬 궁전에서 바로크 시대 의상을 걸치고 화장빨을 세운 담에 연주하고 있는 5번 콩세르이다.. 플루트를 불고 있는 안토니니의 모습이 그의 원래 모습을 생각하면 어째 좀 우끼다.. 라고 올리려 했는데.. 웹사이트 차단이네.. ㅋ 그래서 다른 연주 중에 3번 콩세르가 있길래 꿩 대신 닭으로다 걸어 놓는다.. 불란서 연주자들인 것 같은데 난 모르는 양반들이다.. 그치만 이 3번도 디게 아름답다.. 특히 두 번째 곡인 라 티미드가 훌륭한데 뭔가 졸라 구름이 낀 하늘이 우울하게 이어지다 잠깐 햇볕이 내리비치는 듯한 상큼한 느낌이 일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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