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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 1번..

by rickas 2026. 6. 14.

원님 덕에 나발 불어대는 잉간들 꼴을 보고 있자니 배알이 꼴리긴 했지만 어쨌거나 숙제를 해치운 기분이라 오늘은 홀가분하게 집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중간에 나갔다 오긴 했지만 그래도 일찍부터 맘편히 음악을 들었으니 뭔가 하루를 잘 보낸 것 같다.. 최소 주말에 하루 이상이 내 의지하고는 다른 일정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뭐 이 정도만 되어도 감지덕지 하다.. 염병.. 암튼 오늘 들었던 음악 중에 좋았던 판 한 장을 올린다.. 멘델스존의 피아노 3중주 1번.. 뒷 면에는 2번이 커플링 되어 있는 CBS 판인데.. 난 1번을 워낙 애정하는고로 오늘은 걍 1번으로만 포스팅 하련다.. 이스토민, 스턴, 로즈 트리오의 녹음이니까 머 왕년에 한가닥씩 했다는 아자씨들이 다 모여서 연주를 한 셈이다.. 어떤 평론에서는 이들 세 거장이 모두 강한 개성을 갖고 있는 만큼 때로 앙상블의 일체감보다는 개별 연주의 독립성이 더 두드러진다는 얘기도 하던데.. 사실 그런 느낌이 안 드는 것도 아니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1번 트리오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각자의 개성은 곡의 성격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스턴이 좀 직선적인데 반해 로즈가 품위 있게 균형을 맞춰 나가는 느낌이고.. 이스토민은 너무 나대지 않고 명료하고 절제된 연주를 들려준다.. 그런거 보면 나름 앙상블이 균형이 잡혀서 훌륭한거 아닌가 싶다..


타고난 천재였던 멘델스존은 꼬꼬마 시절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위한 트리오를 작곡했다고 하는데 이는 그의 열 한번 째 생일 며칠 전의 일이었단다.. 하지만 이 곡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고 그로부터 수십 년 후 누이에게 편지를 써서 피아노 트리오를 쓰고 싶다고 했다.. 당시 그는 파리에 있었는데 1838년 8월 17일에 그의 친한 친구였던 페르디난트 힐러에게도 자기는 소나타 반주가 붙은 바이올린 소품들을 좋아하지만 요즘에는 좋은 트리오 작품을 쓰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편지를 보냈다.. 결국 1번 트리오는 1839년에 완성되었는데 이 시기는 멘델스존이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음악감독으로 활발히 활동하던 시기였다.. 멘델스존은 당시 슈만, 쇼팽과 함께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의 중심에 서 있었고 실내악 분야에서도 뭔가 새로운 표준을 세우고 싶어했다고 한다.. 이 곡을 헌정받은 사람은 스웨덴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였던 아돌프 프레데리크 린드블라드로 멘델스존의 오랜 친구였다.. 멘델스존은 이 1번 트리오의 초고를 완성한 후 피아노 파트를 전면 개정했는데.. 이는 앞서서 그가 트리오를 작곡하겠다고 편지를 보냈던 친구인 페르디난트 힐러의 조언 때문이었다고 한다.. 힐러는 피아노 성부가 넘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지적했고.. 멘델스존은 이를 받아들여서 피아노 파트를 훨씬 풍부하고 화려하게 손질했는데.. 오늘날 우리가 듣는 버전이 바로 이 개정판이라고 한다.. 이 곡은 1840년 2월 1일 라이프치히에서 초연되었고.. 연주자는 멘델스존 본인의 피아노, 페르디난트 다비트의 바이올린, 카를 미할로비치의 첼로였는데.. 청중과 비평가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심지어 슈만은 이 곡을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피아노 트리오" 라고 극찬하면서.. 베토벤의 대공 트리오나 슈베르트의 2번 트리오와 함께 낭만주의 피아노 3중주의 정점으로 꼽았다고 한다.. 확실히 슈만의 이 평가는 이 곡의 명성을 확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단다.. 곡은 그야말로 극적이고 낭만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 멘델스존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과 경쾌한 리듬 그리고 서정성이 뭔가 완벽한 형식과 균형 위에서 빛나고 있다는 생각이다.. 머 어쨌거나 1악장의 졸라 낭만적인 다크 포스가 4악장의 가슴먹먹 해지는 빛으로 전환되어 가는 과정을 좇아가는 재미가 있는 곡이라 하겠다..


연결시키는 링크는 아토스 3중주단의 2018년 7월 8일 위그모어홀 연주 실황이다.. 이들의 연주는 앙상블의 조화와 세 멤버 간의 호흡이라는 면에서 정말 무쟈게 좋다.. 유명세를 꽤나 탄 연주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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