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이 벌써 노통의 17주기가 되는 날이다.. 세월 참 빠르다.. 당시의 내 개인적인 개빡침은 이제 완연히 퇴색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심심찮게 기어 나오는 바퀴벌레 새끼들을 보면 ㅅㅂ 참 대단하긴 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드레이븐 좌가 생각나는 순간이 아닐 수 읍다.. -_-;; 머 어떤 양반은 "관용적인 사회가 반 관용적인 세력에게까지 끝없이 관용을 베풀게 되면 반 관용 세력이 관용을 파괴하게 된다" 라는 말씀도 하셨던데.. 머 울 사회가 원래 그리 관용적이지는 않은 사회였던 고로 사실 알게 뭐냐이다.. 어쨌거나 오전부터 공치느라 후달렸는데.. 후닥닥 집에 와서리 몸과 마음을 좀 내려 놓구서는 조용히 노통의 17주기를 생각하면서 음악이나 들었다.. 올렸던 판은 레퀴엠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라 하는 캉프라의 레퀴엠.. 파이야르 실내악단을 프레모가 지휘한 에라토 음반 되겠다..
내가 이 레퀴엠을 좋아하는 것은 딴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레퀴엠이라면 느껴지는 졸라 엄숙함과 비장함 그리고 그 어두운 무게감이 캉프라의 레퀴엠에는 조또 없기 때문이다.. -_-ㅋ 캉프라의 레퀴엠은 엄숙함만을 밀어 붙이지 않고 밝고 맑은 울림과 서정성을 함께 품고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 레퀴엠이 지향하는 지점은 죽은 자에 대한 애도라기 보다는 산 자에 대한 위로에 가깝다 하겠다.. 그니깐 이 작품은 프랑스 궁정과 성당 전통 사이에 놓인 작품으로 장중한 비탄보다는 영원한 빛과 평안의 감각을 더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최근의 자료에 의하면 이 작품이 1695년 무렵 파리 노트르담 시절의 캉프라와 연결되어 있으며 프랑스 바로크 성악 스타일과 오페라적 감수성이 동시에 살아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하고 있단다.. 이 레퀴엠이 특별한 이유는 흔히 떠올리는 모짜르트식 비극성이나 베를리오즈식 드라마보다 훨씬 프랑스적이라는 점이라고 한다.. 머가 프랑스적이라는 건지는 나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프랑스적이라고 하면 좀 괴랄한 거를 말하는거 아닌가.. -_-;; 여기서는 대규모 음향으로 압도하기보다는 선율의 흐름과 합창의 질감, 솔로와 합창의 교대 그리고 라틴어 본문이 지닌 정서적 대비를 우아하게 조직하고 있다는 점이 프랑스적이란다.. 머 그런갑다.. 이 곡은 7개 부분으로 짜여져 있는데.. 이 구성은 프랑스 레퀴엠 전통의 전형을 따르면서도 각 악장에서 합창과 독창 그리고 기악과 작은 앙상블이 유기적으로 엮이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한다.. 캉프라의 레퀴엠에서는 합창이 항상 두텁게 덩어리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투명한 폴리포니와 선율적 호흡을 유지하고 있단다.. 솔로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본문 해석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 이는 오페라 작곡가로서의 캉프라의 감각이 드러나는 지점이라고 한다..
이 판에서 연주하고 있는 프레모와 파이야르 실내악단은 대체로 극적인 과장보다는 정제된 품위를 들려주고 있다.. 합창 역시 둔탁하지 않은 밝고 선명한 느낌을 잘 살리고 있고.. 솔로 역시 감정의 오바질 보다는 담담하게 가사를 또렷이 전달하는데 주력하는 느낌을 준다..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연주의 판은 헤레베헤의 판인데.. 이 양반은 이 곡을 느리게 감상적으로 끌고 가기보다는 화성의 밝은 투과성을 적극적으로 살려서 가벼운 호흡으로 위로에 다가가는 인상을 주는 연주를 들려준다.. 이에 비해 프레모의 연주는 초큼은 더 무게감 있는 합창.. 그치만 여전히 가볍다.. 그리고 뭔가 전례 의식을 하고 있다는 품위와 구조감이 조금은 더 강조된 느낌을 주는 연주라 하겠다.. 내가 헤레베헤의 연주를 첨에 듣고 뻑이 갔던거는 이 작품의 독특한 매력 그니깐 비탄이 아니라 빛나는 위안을 직접적으로 느꼈기 때문인데.. 그런 의미에서 노통의 평안한 안식과 남겨진 이들에게 따뜻한 위안이 있기를 바란다..
연결시키는 링크는 프랑스의 하프시코드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에마뉘엘 아임이 이끄는 프랑스 바로크 앙상블인 르 콩세르 다스트레의 연주로 걸어 놓는다.. 찾다 보니 파리의 아메리카인 크리스티 영감님의 연주가 있던데.. 노인네가 되어서 그런건지 넘 느려서리 답답하게 느껴지길래 그보다는 발걸음이 훨씬 가벼운 이 연주를 올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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