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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슈만.. 피아노 소나타 1번..

by rickas 2026. 5. 16.

이제 날씨가 순식간에 여름으로 돌입해 가는 듯하다.. 얼마 전에 태국 출장을 갔다가 인천 공항에 돌아와서 밖을 나설 때 느꼈던 그 상쾌하고 알싸한 느낌의 날씨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휴일 아침에 눈도 더 일찍 떠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오늘 마침 일정도 없는 주말이라 좀 늘어지게 자빠져 자려고 했는데.. 새벽같이 눈이 떠지길래 걍 일어나서 골방으로 기어 들어갔다.. 습관처럼 앰프를 켜고 멍하니 있다가 첫 번째로 꺼내 들은 판을 올려 보기는 한다만.. 사실 이넘은 일종의 꿩 대신 닭으로 꺼낸 판이긴 하다.. 슈만의 피아노 소나타 1번이 라자르 베르만의 연주로 실려 있는 판인데.. 원래는 폴리니의 연주로 들으려 했지만 찾기도 귀찮고 해서 이걸로 때운다는 심정으로 들은 판이다.. 아마도 멜로디아 원반을 프랑스 EMI에서 라이센스로 발매한 음반인 듯하다.. 원래의 멜로디아 녹음 탓인지 모르겠지만 피아노 소리가 좀 건조하게 느껴지는 판이다.. 그래서 이런 까칠한 느낌의 판을 조금이나마 화장빨을 입혀서 들을라 치면 역시 골방에서 들어주는게 좋다.. 사실 녹음도 녹음이지만 피아니스트인 베르만 자체가 일반적으로 구축자형의 피아니스트로 알려져 있고 그래서리 리스트에서 빛나는 연주를 들려주었다고 하는데.. 리스트의 음악이 건축적인 스케일과 철골 같은 구조감을 요구하기 때문에 베르만이 거기에 잘 맞아 떨어졌다는 얘기이다.. 난 리스트를 잘 안 들으니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말이다.. -_-;; 근데 슈만은 아무래도 이런 특징과는 반대 방향의 음악이라는 느낌이고.. 특히 슈만의 내면적 분열과 몽상적 기질을 나타내는 균열과 꿈의 감촉을 기대하기에는 베르만이 그리 잘 맞는 피아니스트는 아닌 듯하다.. 그치만 곡 자체가 워낙 아름다운 고로 뭐 걍 들어주면 그만이다..

슈만은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2번을 접하고선 "쇼팽이 네 명의 가장 광기 어린 자식들을 한데 묶어 놓았다" 라고 말했다 한다.. 아자씨.. 돌은 건 아자씨에요.. -_-ㅋ 글타보니 슈만의 동시대인들은 슈만이 1835년에서 1838년 사이에 작곡한 세 편의 소나타에서 나타나는 파격에 적잖이 놀랐고.. 이러한 평가는 오늘날까지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고 한다.. 전통적인 빈 소나타 형식과 독일 낭만주의의 혁명적 언어가 인상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요구되는 길이를 유지하기 위해 지나치게 충진재를 많이 넣어서 억지로 늘여놓은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하하는 이들도 있단다.. 한 발 더 나아가서 1번 소나타의 피날레는 "어리석음의 잡탕" 에 불과하다고까지 극언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는.. 그치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나타들은 모험적이고 진정한 의미에서 선구적인 예술작품으로서 어차피 필연적으로 비평적 논쟁의 정점에 놓일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치만 그런 비평들은 잘나신 니들이나 하시고.. -_-;; 난 이 소나타가 슈베르트의 작품들 보다도 훨씬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느낌이 살아 있어서 꽤나 좋다.. 사실 슈만은 소나타를 슈포어나 모셀레스, 리스 같은 작곡가들의 손으로부터 나름 구해내고자 했다고 한다.. 무슨 얘기냐면 이들은 당대에는 유행했지만 자신들의 생전에도 살아남지 못할 만큼 일시적인 유행을 좇았던 인물들이고 이들과는 뚜렷이 구분되는 차별화를 시도했다는 얘기 되겠다.. 슈만이 의도했던 바는 소나타 형식을 다시 존중받게 만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낭만적 삶과 자유 그리고 신선함을 불어 넣으려 했다는 것이다.. 슈만이 아니니 내가 알 수야 없는 노릇이지만.. -_-;; 따라서 슈만은 형식적 규율은 길고 유려하며 고도로 순차적인 악상들이 교차하게 하면서도 이를 발전시키기 보다는 반복과 정교화에 치우친 경향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조성의 자유로운 이동과 조화의 병치는 전적으로 낭만적이라고 한다..

슈만의 소나타 1번은 두 개의 이전 작품에서 비롯되었다.. 첫 번째 악장의 리듬에 대한 아이디어의 토대를 제공한 것은 미출판의 판당고와 클라라 비크의 "환상적 장면" 에서 가져온 서주 전주곡이라고 하는데.. 이 아이디어들이 결합되어 제1주제를 형성하고 이후 무쟈게 복잡하고 순차적인 전개를 거친다.. 2악장의 느린 아리아는 슈만의 소나타의 정점은 느린 악장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라고 할 정도로 일케 간결하고 단순한 아리아 역시 몽환적 이쁨을 뿜뿜한다.. 1828년의 가곡 "안나에게" 에 기반한 이 곡은 부드럽게 흐르는 유장한 주제를 담고 있는데.. 이 악장이 훗날 포레에게 영향을 미쳤음은 물론 리스트는 자신이 아는 가장 아름다운 작품 중 하나로 꼽을 정도였다고 한다.. 3악장 스케르쪼 중앙의 인터메쪼는 장난스럽지만 거창하게라는 표시를 해 놓은 약간 우스꽝스러운 느낌도 드는 악장인데.. 이런 분위기는 마지막 악장에서 현실과 꿈이 대립하는 듯하면서 일변하게 되고.. 결국은 이 젊고 열정적인 작곡가의 신경질적인 흥분과 열기가 고스란히 녹아든 채 곡 전체가 마무리 된다..

연결시키는 링크는 젊었던 시절 폴리니의 연주 되겠다.. 사실 내가 듣고 싶은 연주가 바로 폴리니의 이 연주였지만.. 이 판은 내가 갖구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디 쳐박혀 있는지 찾기가 귀찮아서리 걍 너튜브로다 일케 걸어 놓는다.. 조만간 이넘으 판 정리를 좀 하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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