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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르클레르.. 후기 실내악 작품들..

by rickas 2026. 5. 9.

최근에는 거의 판을 사지 않는다.. 사실 뭐 이제 더 들어야겠다는 판이 있는게 아니라 갖구 싶은 판이 있는 경우라야 비로소 사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게 경우가 다른 것이 전자의 경우는 뭔가 새로운 곡이나 연주를 듣겠다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그야말로 듣는 것은 둘째고 그저 소유욕 때문에 사게 되는 경우라 하겠다.. 내가 이 나이에 무슨 중뿔난 호기심이나 진취적 기상이 있다고 새로운 음악을 굳이 LP로 듣겠냐.. 스트리밍으로 충분히 널리고 쌔발렸는데.. 걍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니 판을 사게 되는 것이지.. 그러다 보니 이젠 특별히 갖고 싶은 판도 별로 없는 그런 지경이었는데 기기의 변화가 생기게 되면 맘이 또 동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더라.. ㅋ 그래서 한 2년 전쯤인가.. 그때도 정말 간만에.. 아마도 턴테이블 오토 리프트 되는 넘으로 새로 들이고 나서 회가 동하지 않았나 싶은데.. 암튼 판을 좀 주문해야겠다 싶어서 그야말로 인터넷 초창기 시절부터 주문하곤 하던 미쿡 사이트에다 연락을 했더랬다.. 여기는 아줌마와 그녀의 남편이 운영하는 사이트였는데 뭐 요즘같은 첨단 오더 시스템을 갖춘게 아니라 그저 오프라인과 똑같이 클래식 분야 별로 카탈로그가 올라가 있고 이를 보고 골라서 메일로 주문하는 구닥다리 시스템이었다.. 결재도 카드 번호를 메일로 보내는 그런 시스템.. ㅋ 내가 예전부터 그니깐 거의 30년 가까이 되어 오는 것 같은데 여기를 이용했던 거는 이 아줌마가 클래식 음악을 무척 잘 알았고.. 요란스럽게 가격을 매겨 놓지 않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는 편인데다.. 무엇보다도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판들이 꽤나 풍부했기 때문이었다.. 하여간 닳아빠진 장사꾼 스탈이 전혀 아닌 걍 동네 맘씨 좋은 아줌마가 집에 있던 물건 장터에다 내다 놓고 싸게 처분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근데 당시 오더를 했는데 전혀 답도 없고 해서 이 양반이 이젠 장사를 접었나 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이젠 이 양반 나이도 장난 아니게 많이 드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를 해도 안 받고 해서 그런갑다 했는데.. 나중에 전화 연결이 됐는데 얼마 전에 남편분이 돌아가시고 이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걍 있던 물건들을 다 통째로 넘겨 버렸단다.. 정말 예전부터 애용했던 사이트였는데.. 이래저래 맘이 착잡하더라.. 후.. 이래서 또 한 시대가 마감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암튼 그래서 이제 판을 좀 구하고 싶은게 생기면 그때까정 용하게 잘 참고 있던 이베이질을 하게 되었는데.. 여기는 판 값은 둘째 치고 운송비가 장난이 아니라서 정말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판이 아니면 예전에 그 사이트에다 오더질 할 때 보다는 잘 이용을 안 하게 되는 장점이라고 해야 하나.. 뭐 그렇더라.. 오늘은 예의 그 사이트에 마지막으로 주문했다 장사 접었다는 소리를 듣고 입맛만 다셨던.. 그래서 이베이질로 구했던 판 중에 진짜 듣고 싶어서 구했던 그런 판 중 한 장을 새벽에 꺼내서 들은 김에 올려본다.. 장 마리 르클레르의 후기 실내악 작품이라고 되어 있는 판인데.. 내가 좋아라 하는 라인하르트 괴벨과 무지카 안티쿠아 퀼른의 연주로 녹음되어 있는 아르히브 판이다..

이 판에 실려 있는 곡들은 르클레르의 바이올린 소나타, 서곡, 트리오 소나타 등인데.. 판 껍닥 뒷면의 해설에서는 르클레르가 프랑스 바이올린 음악을 독자적으로 정립한 인물이고.. 그의 작품이 프랑스적 세련됨과 이탈리아적 기교를 결합시켰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니깐 르클레르의 음악은 단순히 "잘 연주되는 곡" 이 아니라 구조와 표현이 균형 잡힌 음악으로 평가되는데.. 결론적으로 프랑스 바이올린 음악이 좀 더 독립적인 예술로 성장하는데 큰 기여를 한 인물로 평가 받아야 한단다.. 르클레르는 1697년에 태어났고.. 처음에는 무용수로 알려졌으나 훗날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더 큰 명성을 얻게 된다.. 그의 교육 배경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비교적 늦게 본격적인 음악 수업을 받았거나 독학에 가까운 방식으로 실력을 쌓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르클레르는 젊었던 시절부터 이미 바이올린에 특화된 재능을 보였고.. 매우 자연스러운 손놀림과 선율 감각을 가졌던 것으로 서술되어 있다.. 그는 단순히 기술적으로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음 하나하나를 말하듯 다루는 감각을 갖춘 연주자였다고 한다.. 또한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화성의 섬세함, 아름다운 선율선, 리듬의 명확함인데.. 즉 표면적으로는 부드럽고 우아하지만 안으로는 엄격한 구성과 정교한 대위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르클레르의 음악은 듣기 쉬우면서도 분석할수록 복합적인 성격을 드러낸다고 한다만.. 나로서는 알 수 없는 노릇이고 걍 듣기 좋다.. -_-;; 실려 있는 곡들 역시 이러한 선율미와 형식의 균형이 잘 잡혀 있는 곡들인데.. 특히 트리오 소나타나 두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에서는 대위법적 짜임새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두 바이올린이 서로 경쟁하듯 주고 받는 방식은 단순한 반주와 선율의 관계가 아니라 두 성부가 동등하게 대화하는 구조로 보인다.. 이런 방식은 프랑스 음악과 이탈리아 음악의 활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치라는데.. 르클레르의 음악은 화려한 외형보다 정교한 성부 진행과 긴장감 있는 상호 작용이 더 중요한 요소로 읽힌다고 하는 얘기가 비슷한 내용을 반복하면서 장황하게 쓰여 있다.. -_-ㅋ 암튼간에 그의 음악은 건조하거나 지나치게 학구적이지 않으면서 노래하듯 이어지는 선율과 부드러운 장식 그리고 섬세한 감정 표현이 살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술적인 난점이 없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연주자에게 음악적 표현력을 살리기 위한 높은 수준의 통제력과 활 솜씨를 요구하게 된단다.. 결론적으로 르클레르는 화려한 바이올린 기교를 보여준 작곡가인 동시에 프랑스 기악 음악의 품격과 방향을 끌어올린 작곡가라는 얘기 되겠다..

사족같은 얘기지만.. 이 판은 거실에서 들을 때는 글케 소리 좋은 줄 모르겠더만 새벽같이 이른 시간에 골방에서 아크로 들으면 그야말로 녹아 내리는 듯한 느낌의 윤기 나는 소리가 흘러 나온다는.. 그게 분위기 탓인지 기기 탓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ㅋ 또 다른 얘기 하나는 르클레르의 말년에 관한 썰인데.. 예전에 얘기를 했던 적이 있던 것 같지만 생각난 김에 또 풀어보자면.. 르클레르는 1758년 두 번째 결혼이 깨진 뒤 파리의 위험한 우범 지역에 작은 집을 샀고 그곳에서 말년을 보냈다.. 그는 안정적인 궁정 활동의 중심에서 멀어졌고 작품 활동은 이어졌지만 삶의 환경은 상당히 불안정했던 것으로 보인단다.. 그는 1764년 10월 23일 자신의 집에서 칼로 찔린 채 살해된 상태로 벌견되었는데.. 범인은 확정되지 않은 미제 사건으로 남았지만 전처나 조카가 유력한 용의자로 여겨졌다고 한다.. 결국 그의 음악적 평판은 유지됐을지 모르겠지만 가정사와 생활 환경이 꼬인 상태에서 불행한 개인사를 지닌 채 마지막을 맞은 셈이었다.. 사실 이렇게 된데는 결혼의 파탄과 가족 간의 갈등 이외에도 경제적 사회적 고립을 유발시킨 궁정 내 권력 다툼과 후원 체계의 불안정도 한 몫을 했다는 얘기가 있다.. 특히 1736년에는 왕실 음악 관련 인물과 충돌한 뒤 직책을 내려 놓았고 이후에는 후원자들의 영향 아래에서 일해야 했는데 이는 꽤나 불안정한 상태를 수반하는 환경이었다고 한다.. 자영업자로 독립하지 못한 사람의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사족이 드럽게 길었는데.. -_-;; 연결시키는 링크는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G단조 작품 12의 5번 되겠다.. 드미트리 신코프스키와 엘레나 다비도바의 연주로 걸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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