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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모짜르트..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듀오..

by rickas 2024. 6. 6.

현악기로 이루어진 2중주에 대한 작곡은 그리 활발히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이런 곡들의 대부분은 교육학적인 이유로 만들어졌다는데.. 말하자면 위쪽 성부만 음악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요구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두 번째 성부는 바이올린, 비올라 또는 때때로 첼로가 맡아서 단지 위쪽 성부에 수반되는 보조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비엔나 고전 시대에 이 장르의 작품들을 작곡했던 작곡가들을 보자면.. 하이든 형제와 안톤 호프마이스터, 모짜르트와 베토벤 정도라 할 수 있겠고.. 20세기에는 바르토크가 이러한 듀오를 작곡했다고 전해진다..


모짜르트의 두 개의 듀오는 1783년 여름에 만들어졌는데.. 여기에 얽힌 이야기가 사실 믿거나 말거나 수준의 구라이긴 하다지만 내용은 좀 슬프면서도 따뜻하다.. 때는 바야흐로 모짜르트가 잘츠부르크를 방문하고 있던 시기였는데.. 이 기간 동안 미하엘 하이든은 대주교의 요청에 따라 6곡의 듀오를 작곡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병이 걸리는 바람에 졸라 아파서리 4곡만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이든은 자신의 건강 상태가 안 좋아서 일케 4곡만 작곡했으니 걍 이거라도 먹고 떨어지셈.. 을 요청했지만.. 당시 음악가라는 양반들의 지위가 머 별게 있었겠냐.. 대주교가 까라면 까는거쥐.. 대주교는 하이든이 건강을 회복해서 나머지 곡들을 마저 작곡하기 전까지는 급여는 얄짤 음슴의 싸가지를 시전하신다.. 하이든이 졸라 크게 상심한 채로 병석에 누워 있는 동안 모짜르트는 그를 자주 찾아 왔다고 하는데.. 모짜르트는 자신의 칭구에게 단순히 주둥이로 털어대는 위로를 건네는 대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집에 짱박혀서 이틀 동안 두 개의 2중주 곡을 작곡해서 하이든에게 가져 왔다고 한다.. 곡은 매우 자세하게 쓰여 있었고.. 악보의 앞면에는 발표를 위해 미하엘 하이든의 이름을 적어 넣을 공간을 비워 놓았단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그런 식으로 일어난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확실한 것은 모짜르트가 실제로 그 해 여름에 미하엘 하이든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는 것이란다.. 물론 하이든은 모짜르트가 넘겨 준 듀오를 출판하지도 않았고 대주교에게 자신의 4곡과 모짜르트의 2곡을 합해서 납품을 한 적도 없다는 것이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이라고 하니.. 위의 얘기들은 호사가들의 구라뻥일 가능성이 크다 하겠다.. 사실 모짜르트의 듀오와 하이든 형제의 듀오는 곡의 형태도 각기 다르고 스타일 상의 유사성도 거의 없다고 한다.. 모짜르트의 듀오는 특히 두 성부의 독립성 측면에서 이들과 동 시기에 작곡된 그의 현악 4중주를 연상시킨다고 하는데.. 2번 듀오 B장조의 아다지오에서 비올라는 상당히 긴 구간에 대해서 반주 기능을 수행하게 되지만.. 좀 더 엄격하게 작곡된 1번 듀오 G장조에서는 비올라가 바이올린의 완전한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두 곡은 모두 모짜르트의 뛰어난 작곡 기법과 화성, 대위법의 활용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바이올린과 비올라 두 악기의 균형잡힌 대화와 화음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두 곡 모두 그야말로 우아하기가 끝장나는 곡들이긴 한데.. 좀 더 가볍고 천진난만한 청춘들의 연애질을 들려주는 듯한 1번 듀오가 나한테는 더 좋게 들린다.. 2번 듀오는 얘네덜이 이미 밀당질에 돌입한 듯한 느낌이라는.. -_-;;


올리는 판은 수잔느 라우텐바허 누님의 바이올린과 울리히 코흐의 비올라 연주가 담겨 있는 판인데.. 라우텐바허 누님의 명확하면서도 깔끔한 특유의 연주 스탈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판이라 하겠다.. 이 누님의 연주는 정말 듣다 보면 군더더기가 없는 그야말로 말 그대로 담백하면서도 그 안에서 올라오는 미묘하고 섬세한 맛이 일품이라는.. 요즘은 오만가지 맛이 짬뽕이 된데다가 심지어는 졸라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도 담백하다고 호들갑을 떨더라만.. 이런 잉간들은 담백하다라는게 뭔지도 모르고 떠드는 듯.. 연결시키는 링크는 독일 바이올리니스트인 안트예 바이타스와 프랑스의 비올리스트인 아드리엔 라 마르카의 협연이다.. 솔 가베타가 예술 감독으로 활동 중인 솔스베르크 페스티발의 2021년 실황 연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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