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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하이든.. 교향곡 95번..

by rickas 2024. 5. 25.

1790년 니콜라우스 에스테르하지 후작이 사망하고 나서 그의 후계자가 음악 활동을 중단한 후에 가문의 오랜 악장이었던 하이든은 그의 국제적 명성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독일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공연 기획자였던 잘로몬으로부터 짭잘한 수익을 올릴만한 초대를 받았고.. 하이든은 그와 함께 곧 런던으로 건너가게 된다.. 당시 하이든의 기록에 의하면.. “나의 도착은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나는 3일을 연속해서 모든 신문을 샅샅이 훑었는데 다들 나를 무쟈게 알고 싶어한다는 것을 느꼈다” 라고 되어 있단다.. 런던 방문과 함께 이루어졌던 졸라 바쁜 사교 활동과 교육 일정 이외에도 하이든은 다가오는 봄 콘서트 시즌을 위한 음악을 준비했는데.. 도합 40여 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잘로몬 오케스트라는 매주 월요일 런던 하노버 스퀘어 룸에서 교향곡, 협주곡, 아리아 및 실내악으로 구성된 혼합 프로그램을 연주했다고 한다.. 하이든은 결국 첫 번째 런던 방문에서 6개의 새로운 교향곡을 선보였고.. 1794년부터 이듬해까지의 후속 방문에서 또 다른 6개의 교향곡을 내어 놓았다..


교향곡 95번은 하이든의 소위 "런던" 교향곡 중 최초로 대중에게 공개된 작품 중 하나였는데.. 이전이나 이후의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마치 베토벤이 깡패 짓을 하던 것처럼 -_-;; 어찌보면 상당히 혁신적이고 급진적인 형식을 취했다고 한다.. 이러한 형식은 하이든이 단조로 설정했던 다른 교향곡과는 차이가 나는 유일한 예였는데.. 즉 느린 도입부를 생략하고 그대로 옥타브로 선언된 뚜렷한 5음표 동기로 직접 시작하는 유일한 곡이라는 점이었다.. 머 어떤 개구라성 해설에 의하면 이는 마치 베토벤의 5번 교향곡을 미리 예언하는 듯한 시작이라고 하던데.. 글쎄.. 내 생각에는 졸라 상상력이 풍부한 잉간이 풀어놓은 개뻥이 아닐까 싶은.. -_-ㅋ  1악장의 제2주제는 밝은 대비를 제공하는데 특히 1악장이 C장조로 끝날 때 독주 바이올린의 패시지에 의해 밝아지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당시 악장으로 연주에 참여했던 잘로몬을 배려하기 위해 고안되었던 형태라고 한다.. 안단테 칸타빌레의 느린 2악장은 주제와 변주의 형태를 취하는데 밝음과 어두움.. 불안과 편안이 공존하는 듯한 졸라 미묘한 느낌을 주는 악장이다.. 3악장 미뉴에트는 다시 C단조의 다크 포스로 돌아오게 되는데 때로는 분위기를 밝게 하기 위한 대조적인 C장조의 트리오로 돌아와서 첼로의 멋진 독주를 풀어 놓기도 한다.. 사실 내 생각에는 하이든의 이 95번 교향곡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이 3악장에 다 들어가 있다는 느낌인데.. 그럼 그 메시지가 뭐냐.. 哀而不悲.. 이거라고 생각한다.. 3악장을 듣다 보면 하이든은 진짜 품위 있고 간지나는 잉간이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는.. 생동감 넘치는 피날레는 C장조를 향한 교향곡의 매력을 확인시켜 준다는데.. 대위법 악절은 하이든이 런던으로 떠나기 몇 년 전에 작곡된 모짜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에서 4악장에 등장하는 그야말로 전설의 레전드급 푸가 피날레를 연상시킬 정도의 머찜을 폭발시키며 마무리를 짓는다.. 들었던 판은 당연히 앞으로도 내가 하이든 교향곡을 들으려면 주구장창 들어야 하는 도라티와 필하모니아 훙가리카의 연주인데.. 이들의 연주를 듣다 보면 항상 평타 이상을 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서 좋다는.. 물론 앞으로 기대되는 연주는 당연히 안토니니의 하이든 프로젝트이긴 하지만.. 그건 언제나 다음 세트가 지난 번과 같은 염가형 패키지로 니올지 모르는 상황이니 일단은 전집으로 꽉 차 있는 도라티로 가는 수밖에..


연결시키는 링크는 프란츠 브뤼헨이 지휘하는 18세기 오케스트라의 연주이다.. 시대 악기 연주라고 해서 뭔가 뼈다귀만 남은 듯한 성마른 연주도 아니고 그렇다고 걍 내 생각에는 이 곡을 졸라 변퇴스럽게 연주한 카라얀 스탈의 후까시도 없는.. 싱싱하면서도 여유가 느껴지는 그런 연주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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