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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생상스.. 교향곡 2번..

by rickas 2023. 11. 12.

베를리오즈는 그의 어린 벗이자 후배였던 생상스에 대해.. "얘는 뭐든지 다 알아.. 다만 경험이 적을 뿐이지" 라고 설레발을 쳤다고 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생상스는 타고난 재능으로만 치자면 모짜르트한테 싸대기를 날리고 베토벤한테 어퍼컷을 먹일만한 천재급 잉간이었다.. 1835년부터 1921년에 이르는 그의 생애는 거의 끊이지 않는 대중적 성공의 연속이었다.. 그는 위대한 작곡가들 사이에서도 흔하지 않은 절대 음감을 지니고 있었다는데.. 주전자에서 물이 끓거나 유리잔이 딸랑이는 소리를 정확히 음표로 재현해 낼 수 있는 정도였다고 한다.. 말이 되나.. -_-;; 생상스는 3살이 좀 넘었을 때 초기 작곡을 했고 11살에 첫 공개 피아노 연주회를 가졌는가 하면.. 얼마 후에는 앙코르 곡으로 베토벤의 32곡 피아노 소나타 중 아무거나 요청하면 암보로 연주하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하니.. 그를 칭송했던 양반은 비단 베를리오즈 뿐만이 아니라 다양했는데.. 로시니는 생상스를 자기 문하로 데려가려 했고.. 구노는 생상스를 "프랑스의 베토벤" 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고 한다..  1858년부터 1877년까지 생상스는 마들렌 극장의 오르간 연주자로 일했는데.. 그 곳에서 리스트는 그의 뛰어난 연주에 완전히 뻑이 갔던 잉간 중의 하나였고.. 그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당시 어떤 극장 매니저도 굳이 위험을 떠안으면서 공연하려고 하지 않았던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의 첫 공연을 한 사람이 바로 리스트였다.. 생상스는 음악가가 바랄 수 있는 모든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의 말을 인용하자면..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리듯이 자연스럽게 음악을 썼다고 한다.. 생상스는 300편이 넘는 작품을 작곡했는데.. 사실 그의 진정한 그리고 다른 천재과 작곡가였던 모짜르트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점은 이 양반에게 있어서 음악은 그저 그의 관심사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는 사실이다.. 천문학에 관한 생상스의 논문은 학계에서 인용될 정도였고.. 로마 연극의 고고학에 관해 그가 쓴 책은 정확하고 학문적이었다.. 그는 고대음악과 식물학에 관한 에세이 외에도 사려깊은 철학 책을 출판하기도 했고.. 시와 희곡을 써서 그 중에는 성공적으로 상연된 작품도 있었다.. 생상스는 노조주의의 해악 뿐만 아니라 최신의 과학적 발견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밝힐 준비가 되어 있는 호전적인 저널리스트이기도 했다.. 그는 살아있는 동안에 그를 기리는 동상이 세워지고 그 제막식에 직접 참석할 만큼 영예를 누렸지만.. 개인적으로는 졸라 암울한 삶을 살았던 사람이었다.. 생상스는 40세에 19세 소녀와 결혼을 했는데 이들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고.. 얘네들이 모두 유아기 때 비극적인 상황에서 6주 간격으로 사망하는 비극을 겪어야 했다.. 이 일로 생상스는 아내를 졸라 비난했고 그녀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하고서는 얼마 후 걍 집을 나가버린다.. 1950년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생상스의 와이프는 그 이후 남편을 다시는 볼 수 없었다.. 자세한 내막이야 내가 알 수 없지만 졸라 황당하고 무책임한 시츄에이숑을 만든 잉간이었구만.. -_-ㅋ 그 후 생상스는 호텔방, 선실, 철도의 객실 등 익명의 주변 환경에 둘러 쌓인 삶을 살기로 결정했고..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양이와 개에 집착을 했다고 한다..


생상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른 스타일에서 가져와서리 자신만의 기술로 동화시키는데 익숙했던 절충주의자였다.. 그 결과 항상 명료하고 대칭적이며 환멸의 색조가 물씬 풍기는 그만의 독특한 음악이 탄생했다고 한다.. 오늘 올리는 교향곡 2번은 1860년 3월 25일에 처음으로 연주되었는데 그 규모는 앞선 교향곡 1번에 비해 좀 더 작고 훨씬 고전적이다.. 그치만 이 컴팩트한 교향곡에서 풍기는 포스는 꽤 심금을 울리는 구석이 있다고 하겠는데.. 특히 1악장의 푸가 풍 전개는 바하가 이 시대에 살아 돌아왔으면 일케 작곡하지 않았을까 싶은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구조적으로 꽉 차 있으면서도 졸라 로맨틱한 그런 느낌의 매력이 있다.. 2악장의 그윽한 고요함이나 3악장의 드라마틱한 전개 그리고 마지막 4악장의 몰아치는 오도방정의 질주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으로 심심할 새가 없는 다채로운 색깔의 이야기가 정신 없이 전개되는 듯한 매력의 곡이다.. 오늘 들은 판은 장 마르티농이 지휘하는 프랑스 국립 방송 관현악단의 연주로 1번과 2번이 커플링 되어 있는 EMI 판이다.. 사실 생상스는 살아 생전에는 과대평가를 받았고.. 1921년 86세의 나이로 사망한 이후에는 오히려 종종 과소평가되었던 면이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상스는 프랑스 예술의 중요한 흐름을 대표하는 인물로서 흠잡을 데 없는 장인 정신, 세련된 웅변, 우아한 구성, 완벽한 균형에 대한 당시의 취향을 구현한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는 곡 중의 하나가 오늘 올리는 2번 교향곡이 아닐까 싶다.. 연결시키는 링크는 쾰른 서독일 방송 오케스트라의 연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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