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가다 보면 예전에 그야말로 단순 호기심에 사 놓구서는 당시 한두번 들어보구 내깔겨 놓은 판들이 여기저기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게 작곡가가 그렇건 아님 연주자가 그렇건 그것도 아님 하다 못해 판껍닥이라도 그렇건 나으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었을텐데.. 나중에 보다 보면 아니 과거의 나 이 새끼가 돌았었나.. 머 이런 판을 다 샀지.. -_-ㅋ 하는 자학적 반성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만 나중에 들으면서도 예전의 호기심이 걍 지속되면서 듣구보니 괜찮네 히는 경우도 있더라.. 오늘은 마침 후자의 경우에 속하는 판을 꺼내 들었던 김에 이 판을 한 장 올려본다.. 하긴 여기다 나한테 반성의 대상이 된 판을 올리겠냐마는.. ㅋ 피에르 판 말데레의 교향곡 네 곡이 실려 있는 판이다.. 사실 이 판을 왜 샀는지는 까리한데.. 아마도 작곡가도 연주자도 이게 웬 듣보잡들.. 근데 아르히브 레이블에서 나왔다는게 신기해서 샀을 것이다.. 암튼 판 말데레라는 양반의 교향곡을 리에주 솔로이스트라는 단체가 연주한 판이다..
판 껍닥 뒷면의 해설을 보면 판 말데레라는 이름이 아주 완전히 듣보잡은 아니었던 모양인데.. 문제는 1730년부터 하이든과 모짜르트 시대 사이에 있었던 고전 이전 교향곡을 썼던 말하자면 마이너한 거장들 사이에서 그 이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양반 이름은 다른 기록들을 보면 영어식으로 피터라고도 부르는 것 같다.. 암튼 그는 어느 정도는 독립적인 거장들이 당시의 음악 생활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던 소위 전문가의 시대에 상당한 명성을 얻었던 바이올리니스트였다.. 브뤼셀에서 태어난 판 말데레는 왕실 예배당의 합창단원으로 그의 음악적 삶을 시작하였는데.. 당시 이 지역은 사실상 총독의 거주지였으며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문을 대신해서 남부 저지대 국가를 관리하는 곳이었다.. 판 말데레는 1744년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앙리 자크 드 크로스가 합창단 지휘자가 되면서 그로부터 교육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당시의 통치자였던 로렌의 샤를 왕자에게 관심을 받게 된다.. 그 이후 판 말데레는 왕실 예배당의 바이올리니스트로서 활동을 하게 되었고 더블린, 파리, 비엔나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은 후 브뤼셀로 돌아와 오페라 하우스의 감독이 된다.. 로렌의 샤를 왕자는 1758년 11월 5일 쇤부른 궁정 극장에서의 공연을 위해 판 말데레에게 프랑스 취향의 오페라 코미크를 의뢰하기도 했다.. 판 말데레는 궁정 음악가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작품들을 작곡했지만 그가 지속적으로 힘을 쏟았던 분야는 기악곡이었다.. 1760년부터 파리에서 출판된 그의 교향곡은 당시의 청중들에게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고 1764년에는 6개의 교향곡 Op. 4와 1768년 Op. 5가 출판되었다.. 당시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초대 음악 감독이었던 요한 아담 힐러는 판 말데레 교향곡의 참신성을 인정하면서 그의 창의적 대담성에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힐러는 판 말데레의 교향곡에서 나타나는 당시의 경쾌한 스타일과 대조되는 진지한 표현에 큰 감동을 받았고.. 호른과 오보에를 사용하여 생기는 조화로운 충만함에 주목했단다.. 또한 가장 낮은 음역에서 가장 높은 음역까지 모든 악기를 포함하는 주제의 우아함과 진중함 그리고 형식의 정교함에 있어서의 성취를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판 말데레는 1768년 11월 1일에 갑자기 세상을 졸하고 마는데.. 그 때 그의 나이 겨우 39세였다..
이 판에 실린 네 개의 교향곡은 교향곡 스타일의 진화에서 판 말데레의 위치를 잘 보여준다는데.. 앞서 안틴 공작에게 헌정된 6개의 교향곡과 마찬가지로 이 교향곡들은 구성 자체는 이탈리아 방식인 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비올라, 콘티누오로 편성되어 있지만.. 제1악장의 형태 전개, 각 악기 그룹이 차례대로 움직이는 주제의 민첩성, 고전 교향곡의 선구자가 되는 역동적인 표시의 풍부함과 정밀함에서 신포니아 형식을 현저하게 벗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만하임 학파의 작품과도 완전히 다른 정신을 지향하고 있단다.. 특히 D장조의 교향곡 2곡과 E플랫장조의 교향곡에서는 두 개의 호른과 두 개의 오보에를 추가하여 질감을 두텁게 하면서 바소 콘티누오가 제거되는 새로운 스타일이 만들어졌다.. 첫 번째로 실려 있는 D장조 교향곡은 팡파르 주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왕자의 사냥 여행에 정기적으로 동행했던 판 말데레의 행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연결시키는 링크 역시 아카데미 오브 에인션트 뮤직의 연주로 D장조 교향곡을 올린다.. 사실 오만 잡스런 형태의 음악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의 입장에서는 이게 머 그리 참신한 음악이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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