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반

모짜르트.. 후궁 탈출..

by rickas 2023. 9. 30.

지난 번에 포스팅 할려구 작성하다가 도중에 깜빡하구 내비 두었던 글이 생각나서 오늘 마저 채워서 올린다.. 역시 오페라 판인데 모짜르트의 후궁 탈출이다.. 이게 첨에는 후궁으로부터의 유괴라는 제목으로 많이 썼던 것 같은데.. 실제로 영어로 된 판 껍닥에서의 제목도 The Abduction from the Seraglio 이니 말이다.. 근데 내용을 보자면 사실 유괴가 아니라 탈출이라고 해야 내용에 제대로 부합이 되는 것 같고 그래서 그런지 졸라 다양한 제목.. 유괴니 도주니 탈출이니 등등으로 쓰이는 듯.. 나는 타이핑 하기 귀찮으니 젤루다 짧은 제목인 후궁 탈출로 할란다.. -_-ㅋ 즐겨 듣던 판은 요제프 크립스의 판인데.. 비엔나 필과 국립극장 합창단을 비롯해서 카수진이 화려하다.. 아넬리제 로텐베르거, 니콜라이 게다, 루치아 포프 등이 등장한다.. 근데 지난 휴가 때는 이 판 말구 다른 판으로 들었는데 이넘으 판은 모노반에다가 꼴을대로 꼴은 옛날 판이라서 그리 자주 듣는 넘은 아니었다.. 머 그래도 이 판 역시 등장하는 선수들이 모두 왕년에 한칼 하시던 분들이라 그 무게감은 장난 아니다.. 프리차이가 지휘하는 베를린 방송 교향악단의 연주로 마리아 슈타더, 리타 슈트라이히, 에른스트 헤플리거 등이 나서고 있다.. 이 판이 우끼는게 껍닥 꼬락서니나 안에 내용물은 영락없는 됙일판인데.. 자세히 보면 껍닥이나 알맹이나 헬리오도르 라이센스의 영국제다.. 영국제라는 편견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소리도 됙일제 그라모폰 보다는 나은 느낌이 든다.. ㅋ 근데 이게 두 장짜리 낱장으로 이루어진 전곡 판인데 이런 낱장 역시 LP 한장의 앞뒷면에 순서대로 녹음이 된게 아니라 첫번째 장의 1면이 지나면 두번째 장의 1면으로 가야 다음으로 이어진다는 옛날 오페라 박스반의 함정이 그대로 적용되어 있다.. 아마도 여러 장을 겹쳐 놓구 한장씩 떨어뜨리면서 플레이 하던 당시로서는 첨단 기기 대응한답시구 일케 만들었겠지만 지금은 존나 불편하고 짜증날 뿐이다.. ㅅㅂ


모짜르트는 그가 인생에 있어서 졸라 어렵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했던 시기에 이 오페라를 작곡하였다.. 오페라가 초연된 지 불과 3주 만인 1782년 여름 모짜르트는 아버지의 뜻에 반하는 결혼을 하게 되었고.. 이후 8월 4일에 아버지의 최종 동의를 얻어내기는 했지만 이후 부자지간의 간극은 넓어지고 모짜르트는 아버지로부터 앞으로는 땡전 한 푼 지원 못 해주겠다는 통보를 받아야 했다.. 사실 그 이전에도 잘츠부르크에서 모짜르트와 대주교 간의 갈등으로 말미암아 이미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긴장된 관계가 형성이 되고 있었다 한다.. 볼프강은 자신을 평범한 하인으로 여기는 대주교를 들이 받은 담에 비엔나로 떠나버렸고.. 그곳에서의 삶에 대해 아버지로부터 졸라 잔소리 폭탄을 얻어 맞고 있는 중이었다.. 그니깐 이 후궁 탈출을 작곡할 당시 모짜르트는 삶에 있어서 조낸 불안과 고난이 가득했던 시기였는데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그때까정 쓰여진 작품 중 가장 흥겹고 유쾌한 작품 중의 하나라 하겠다.. 당시 바이마르에서 독일 극장을 감독하고 있던 괴테는 이 작품이 다른 모든 것을 그늘로 던져버렸다고 선언했단다.. 사실 따지고 보면 징슈필이라는 촌빨 날리는 됙일의 민속극을 오페라로 승화시킨 중요한 역할을 이 작품이 한 셈인데..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는 독일 국립 오페라 학교 설립을 위한 결정적 발걸음을 상징했다고 한다.. 황제 요제프 2세는 1778년 비엔나에 독일 국립 오페라단을 설립함으로써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오페라 무대에서 이태리의 독점을 깨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허나 독일어로 된 원작은 턱없이 부족했고 레퍼토리는 주로 이태리어와 프랑스어에서 번역된 작품들로 구성되었단다.. 사실 이 오페라가 당시 비엔나에서 유행하고 관심을 끌었던 터키풍의 소재를 다루고는 있지만 그 대본의 약점 때문에 비엔나 국립극장에서는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하지민 모짜르트의 음악은 독일 오페라 감독관이었던 고틀리프 슈테파니의 관심을 끌었는데 그는 숙련된 대본가이기도 했고 연극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극장장인 로젠버그 백작이 러시아의 파울 대공의 비엔나 방문을 연극 행사로 축하하려 한다는 것을 알았고 이에 적합한 새로운 오페라를 제공할 목적으로 모짜르트를 위한 대본 작업에 착수하였다.. 초연은 1782년 7월 16일 비엔나의 부르크 극장에서 이루어졌고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작품은 음악적으로는 피델리오나 마탄의 사수의 선구자였고 독일 오페라에서 모짜르트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신조를 공식화했다고 하는데.. 모짜르트에 의하면 오페라에서 시라는 것은 반드시 음악에 종속되어야 하며 음악이 단지 귀를 간지럽히는 것보다 더 높은 목적을 갖고 있는.. 즉 전체 작품의 원동력으로 기능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모짜르트가 했다는 말 중에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말.. "연극을 이해하고 드라마 구성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작곡가가 유능한 시인과 작업하는게 가장 좋다.. 그러면 무식한 잉간들의 박수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역시 이 양반은 자신이 잘났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한 일반 병신들의 시선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려 했음에 분명하다.. 오죽하면 초연 후 황제가 좋기는 한데 음표가 넘 많다고 하자 딱 필요한 음표만 있습니다.. (병신아) 라고 대답을 했겠냐.. ㅋ


후궁 탈출은 모짜르트의 천재성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인데.. 특히나 음악을 통해 인물을 묘사하는 부분에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예를 들어 오스민의 두 번째 아리아 같은 경우는 가사가 쓰여지기 전에 작곡이 이루어졌는데 슈테파니는 모짜르트가 창조해낸 음악적 특성에 맞추어서 가사를 써야 했다.. 고문 아리아라고도 칭하는 콘스탄체가 2막에서 부르는 아리아는 4개의 오블리가토 악기.. 플루트, 오보에, 바이올린, 첼로를 동반한 긴 전주를 갖고 있으면서 소프라노를 위한 가장 어려운 곡 중 하나이자 이를 훌륭하게 부르는 것은 가장 효과적으로 공연을 빛나게 할 수 있는 그런 곡이다.. 모짜르트는 당대의 가장 유명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였던 카타리나 카발리에리를 염두에 두고 이 아리아를 작곡했다고 한다.. 이 판에 콘스탄체로 등장하는 마리아 슈타더는 뭔가 안정적인 느낌이 드는 기교를 들려줘서 듣는 내내 맘이 편하다.. 확실히 그녀의 목소리는 블론데를 맡고 있는 리타 슈트라이히의 열심히 화장빨을 입힌 듯한 꾀꼬리 같은 목소리와는 결이 다른 자연스러움을 들려준다.. 베버는 이 작품으로 모짜르트가 예술가로서 능력이 완전 성숙해졌으며 그 이후 그의 발전은 오직 세상에 대한 지식에서만 가능했다고 말하면서 이 오페라의 본질적인 특성은 이국적인 색채의 터키오페라가 아니라 인간 정신의 따뜻한 코미디 드라마로서 봄의 시기인 젊음의 밝은 생기와 매력이 핵심이라는 부분을 짚었다고 한다..


사족인데.. 원래 이 작품의 이야기는 미완성인 자이데와 유사하며 사실 오래 전 다양한 버전의 이야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 중 하나가 여가 시간에 극장을 위해 글을 썼던 라이프치히의 회계사 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브레츠너의 희곡인데.. 그는 슈테파니와 모짜르트가 자신의 작품을 무단으로 사용한 죄가 있다고 생각했다 한다.. 1782년 그는 라이프치히 자이퉁에다 모짜르트라는 새끼가 자기 희곡을 도용해서 지가 이해할 수 없게 졸라 많은 형편없는 구절을 추가하여 오페라 대본으로 만들었으니 자신의 권리 침해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를 등록하고 재판을 진행시키겠다는 공고문을 게재했다고 한다.. 참 이 잉간도 모짜르트 덕에 후세에 이렇게 이름을 남길 수 있었는데 그것두 모르구 같잖은 질알을 떨었구나.. 아주 가택수색까지 하지 그랬냐.. -_-;;


연결시키는 링크는 블론데의 아리아인데 마초 코믹남인 오스민에게 여자 맘을 얻으려면 친절과 찬사를 이용하라고 가르침을 주는 장면이다.. 파트리샤 프티봉의 2003년 취리히 공연.. 다른 하나는 아넬리제 로텐베르거의 1968년 연주회 영상으로 고문 아리아를 올린다.. 나를 아무리 고문으로 조져대도 너님한테는 수청 안 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콘스탄체의 아리아다.. 역시 로텐베르거 여사님도 훌륭하시다.. 끝으로 아쉬워서 역시 콘스탄체의 아리아인데 1막에서 영주 제림에게 나는 이미 정을 준 님이 있다구 징징 짜는 장면에서 부르는 곡으로 사비느 드비에일의 노래를 올린다.. 이 언니의 노래는 어떻게 들음 그나마 마리아 슈타더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음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아다나.. Sinfonie Musicali..  (1) 2023.10.30
피에르 판 말데레.. 4개의 교향곡..  (1) 2023.10.03
벨리니.. 몽유병 여인..  (2) 2023.09.16
비제.. 카르멘..  (0) 2023.09.15
몬테베르디.. 오르페오..  (0) 2023.09.0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