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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헨델.. 성 세실리아의 날을 위한 송가..

by rickas 2023. 11. 20.

주말에 간만에 꺼내서 들은 판인데.. 생각해 보니 성녀 세실리아 축일이 이번 주 수욜이더라.. 내가 무슨 독실한 신앙심이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고 걍 손에 짚이는 대로 간만에 헨델 슨상님 곡이나 들어볼까 해서 들었던 것인데.. 해설을 보다 보니 날짜가 그렇더라고.. 암튼 헨델의 성 세실리아의 날을 위한 송가가 실린 판이다.. 로마의 순교자였던 성녀 세실리아는 5세기부터 숭배를 받았고 11월 22일을 그녀의 축일로 기려왔다고 하는데.. 14세기 내지 15세기 경에 음악의 수호 성인으로 추대되었다.. 여기서 음악의 의미는 세상의 조화를 대표하는 것으로서의 신이 내린 '하르모니아' 를 말하는 것이었다.. 또한 14세기 이후 그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오르간은 기독교적 조화의 개념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하는 특별한 악기로서 성녀 세실리아를 나타내는 상징이 되었다.. 라파엘로의 유명한 그림에서는 작은 손오르간을 들고 있는 성녀의 발 밑에 부러진 피델이나 타악기들이 널려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오르간이 이런 악기들보다 얼마나 우수한지.. 그리고 그것이 16세기 초에 얼마나 상징적인 악기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이라 하겠다.. 이러한 전통적인 배경이 있다보니 성 세실리아와 관련된 축제 행사는 광범위한 음악적 행사와 연결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음악적인 목적을 위해 16세기 말부터 로마에서는 세실리아 협회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찰스 2세 시절 잉글랜드에서는 교회와 궁정 음악이 새로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서 세실리아 협회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1683년에 런던 성 세실리아 협회가 창립되었는데..  궁정의 축제에서 선호되었던 송가는 자연히 세실리아 축제로 옮겨오게 되었다.. 일케 되면서 자연히 잉글랜드에서는 성 세실리아를 위한 찬가를 쓰고 작곡하는 것이 궁정에서 매우 선호하는 작업이 되었고 당연히 퍼셀이나 헨델과 같은 당대의 중요한 작곡가들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었다.. 그 시대 가장 위대한 영국 시인이었던 존 드라이든은 성 세실리아의 축일인 11월 22일을 위한 찬가를 그가 카톨릭으로 개종한지 2년이 지난 1687년에 썼다.. 그로부터 10년 후 이미 명예혁명 이후이긴 했지만 드라이든은 세실리아의 주제를 가지고 고전적이고 학문적인 변형인 알렉산더의 향연을 썼다.. 헨델은 이 둘을 모두 음악으로 남겼고.. 오늘 올리는 판이 바로 드라이든이 쓴 찬가를 텍스트로 사용한 성 세실리아의 날을 위한 송가가 되겠다..

곡은 전형적으로 헨델적이다.. -_-;; 이게 무슨 개소리냐.. 걍 그렇다고.. 뭔가 활기차고 밖으로 드러내놓기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름 명상적이면서도 간지나는 한 곡조씩을 뽑아 주시는.. 헨델 하면 기대할 수 있는 헨델 스탈의 곡인데..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가 빈 콘첸투스 무지쿠스를 지휘한 이 판은 헨델이고 음악이고를 다 떠나서 소리가 작살나게 좋다.. 물론 내 막귀로 들은 것이므로 객관성은 조또 담보될 수 없지만 적어도 나으 귓구녕으로는 데카의 와이드밴드구 나발이구 싸다구를 날릴 만한 소리로 녹음이 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공간감이 기가 막히게 표현되고 있다고 해야 하나.. 암튼 그렇다.. 그치만 소리를 듣자고 이 판을 듣는 것은 아닌고로.. 험 험.. -_-;; 이 곡에 대해서 짤막하게 얘기해 보자면.. 알렉산더의 향연이 상당히 꾸준한 성공을 거둔 이후.. 금전적으로도 짭짤했다고 한다..  헨델은 다음 작업으로 역시 드라이든의 세실리아 찬가 가사를 이용하여  송가를 작곡하게 되는데.. 이는 1739년 9월 15일부터 24일까지 사이에 작곡되었다 한다.. 드라이든의 텍스트가 까다롭기는 하지만 음악은 축제적인 전통을 잘 간직하고 있는데.. 간결하면서 우아한 구절들은 고전적이고 정제된 그러면서 힘이 있는 언어로 음악과 개별 악기의 효과를 찬양하고 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성스러운 오르간의 찬양' 으로 정점을 이루게 된다.. 이 시대 영국에서의 모든 대표적인 음악 행사는 엄숙함과 즐거운 축제 분위기가 공존하고 있는데.. 이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가장 영국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단다..

연결시키는 링크는 뭐 딱히 땡기는 영상도 없어서 그나마 가장 먼저 보이는 것으로다 걸어 놓는다.. -_-;; 리오넬 뮈니에가 이끄는 벨기에의 앙상블인 복스 루미니스의 연주 되겠다.. 요즘 연주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통통 튀는 신선함  같은 것이 느껴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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