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구 보니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더라.. 젠장.. 세월은 진짜 잘 간다.. 1년이 벌써 홀라당 지나가 버렸다는 것이 잘 실감이 안 나는데.. 아마도 내년 이 맘 때가 되면 또 지금과 똑같은 생각을 하겠지.. 암튼 오늘은 예수님 덕에 좀 일찍 집에 와서 저녁두 먹구 음악두 듣구 그랬다.. 머 감사할 따름이다.. -_-;; 일찌감치 퍼질러 앉은 김에 머 들을 만한 판이 없나 찾아 보다.. 초창기 캐롤과 축전 음악이 실린 판이 있길래 이 넘으 판두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요 맘 때 아니면 잘 듣게 되는 판이 아니라.. 간만에 꺼내서 먼지도 좀 털어 주고 그런 담에 올려 놓구 들었는데.. 예전엔 별루 느끼지 못했던 것 같은데.. 오늘 듣다 보니 소리가 꽤나 좋더라..
원래 초창기의 캐롤은 춤곡에서 유래했고 축제일 기간 내내 춤을 위해 연주되고 노래되고 그랬다.. 그러나 겨울의 춥고 어두운 기간 동안에 크리스마스라는 기독교도의 축제는 흥청망청 놀 수 있는 합법적인 핑계거리를 제공할 수 있었기에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캐롤에 항시 각별한 애착을 보여 왔다고 한다.. 이 판에는 중세부터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는 기간 동안의 춤곡과 축제 음악에 산재되어 있는 캐롤 중에서 몇 곡들을 골라 싣고 있다.. 초기의 캐롤은 순수하게 이야기체로 나타낸 아주 심플한 경건함을 묘사하고 있다.. 이 판에 수록된 중세 시대의 춤곡은 각각의 부분이 다수의 섹션으로 구성되거나 다양한 종료부를 가지고 되풀이 되는 후렴으로 이루어진 에스탕피 형태의 것들이다.. 이러한 것들은 단선율의 형태로 우리에게 전해지게 되는데.. 말하자면 필사본에 화성이나 악기에 대한 아무런 지시도 없이 단순히 하나의 곡조만 남겨진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당시의 관례에 따라 칸초나 같은 경우는 단순한 저음과 타악기들이 더해지기도 했다.. 뒷 면의 첫 곡인 왕실의 춤곡은 이 곡이 아마도 왕실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렇지 않다면 아마도 음유시인들의 모임에서 개최하는 어느 넘이 젤루 연주를 잘하나를 가리는 정기적인 콩쿨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도 추정이 된단다..
이보다는 좀 늦은 그래서 아마도 조금은 더 친숙한 캐롤들에서는 그들이 원래 연주되던 방식과는 달리 악기들이 수반된 작은 성악 그룹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대관식이나 심지어는 처형식 같은 모든 타입의 의식에서 음악을 만드는 오랜 전통에 의해 발전이 이루어진 연주 방식은 아마도 격렬하고 실제적이긴 해도.. 화성적으로 단순한 부분을 즉흥적으로 만들어 연주했을 것으로 추정된단다.. 이러한 나중의 캐롤과 더불어 동시대의 춤곡은 칸초나 형식으로 이 판에 수록되어 있다.. 이들 중 basse dance는 당시에 가장 유행하던 곡이었고 다른 연주자들이 주위에서 즉흥적으로 보조를 맞추는 동안 잘 알려진 곡조가 매우 긴 음표들로 연주되는 형태를 갖는다.. 이 때 복잡한 고역 파트의 즉흥 연주는 재즈에서와 같이 아주 흔한 일이어서 특별한 지시를 하지 않는다는 전통이 있었으나.. 다행히도 많은 곡들이 필사가 되어서 오늘날까지 남아 있던 덕에 그들이 어떻게 연주되는지를 알 수가 있었다는 얘기다.. 앞 면의 마지막에는 프레토리우스의 기악 모음곡들이 실려 있는데 이들은 작곡가에 의해 완전히 잘 맞추어진 춤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전반적으로 곡들이 좋게 말하면 상당히 순수해 보이고 나쁘게 말하면 졸라 촌빨이 작렬을 하는데.. -_-;; 이 프레토리우스의 춤곡만은 예외로 졸라 세련된 맛을 풍긴다.. 첫 곡이 그 유명한 In Dulci Jubilo 인데 카운터 테너의 음성과 코네토에서 나오는 음색의 조화가 무척이나 건강한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동일한 14세기의 독일 캐롤인 Quem Pastores 역시 그저 그냥 촌구석에서 불려지는 듯한 소박한 아름다움이 넘치는 노래다.. 뒷 면에 실린 1400년대 영국의 알렐루야는 합창과 독창이 교대로 등장하는데 독창 시 등장하는 카운터 테너의 경건하면서도 소탈한 맛이 일품..
무엇보담도 이 판에는 재미있는 고악기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음악 자체만이 아니라 이들의 소리를 듣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코네토라는 악기는 이 판의 앞 면에 실린 곡들에서 제일 많이 등장하는데.. 황소의 뿔처럼 생긴 목관 악기로 르네상스 시대에는 그 표현력이 인간의 목소리에 육박하는 악기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레벡이라는 악기도 있는데 이는 북아프리카에서 10세기에 건너온 현악기로서 16세기에 바이올린 패밀리에게 자리를 양보하기 전까지는 가장 프로페셔널한 악기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크룸혼은 고음악이 연주되는 방식을 나타내는 독특한 음조를 알려 주기 때문에 콘소트 악기로서 상당한 중요도를 가진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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