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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by rickas 2012. 12. 23.

 

 

간만에.. 정말 간만에 비창을 꺼내 들었다.. 차이코프스키 슨상의 곡 중에서도 그 찌질대는 정도가 도를 넘어선 듯해서 내가 각별히 싫어하는 곡이고.. -_-;; 그래서 여간해서는 잘 안 듣는 곡인데.. 오늘 이판 저판 뒤지다가 보니 눈에 뜨이길래 걍 올려 놓구 들었다.. 이 곡은 있는대로 감정을 쏟아내면서 찌질거리건 아니면 각잡구 질알을 하면서 찌질거리건 그런 느낌은 변하지 않기에 내게 있어서는 별루 연주자를 타지 않는 곡이기두 하다.. 그래도 간만에 들으니 어쨌거나 반갑기는 한데.. 역시 별루다.. -_-;;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은 초연에서는 자신의 위치를 설득력 있게 확고히 다질 수 없었다.. 이는 이 6번 교향곡이 남긴 주된 정서가 너무나도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항시 자신의 다른 작품들에 대해 졸라 의심 많고 소심한데다가 자기 비하의 자신감 결여에 시달려서 심지어는 몇몇 작품들을 없애버리기까지 했던 이 곡의 창작자께서는 자신의 6번 교향곡을 매우 좋아했고.. 심지어는 자랑스러워 하기까지 했단다.. 헐.. 웬일이니.. -_-;; 그는 이 교향곡에서 무엇인가 다른 특이한 어떤 것을 본인이 창조해냈다고 느꼈고.. 그 자신의 이름이 남겨질 수 있는 그런 걸작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럼 이 곡이 나타내고자 하는 바는 머냐.. 이는 바로 이 위대한 작곡가의 생과 죽음에 대한 마지막 진술이라는 것이고.. 지금까지 이러한 관점에서 이 교향곡은 해석되어져 왔다.. 2악장은 인간과 자연이 결합된 마치 춤곡과 같은 느낌의 전원곡 형태를 보여 주는데 아마도 이는 생에 있어서의 좋았던 순간을 회상하는 듯하다.. 이는 중간에 나오는 졸라 꿀꿀하고 비가적인 트리오를 통해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들을 때마다 이해가 안 가는 것은 3악장인데.. 도대체 어떤 스토리 텔링을 하고자 이런 압도적인 포스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격렬하고 혁명적인 행진곡을 집어 넣었는지 모를 일이다.. 머 4악장을 돋보이게 하고자 그랬다는 둥 어떻다는 둥 말은 많지만.. 난 잘 모르겄다.. 아마도 일종의 현실에 대한 저항과 투쟁을 나타내려 한 것이 아닐까 싶긴 한데.. 그러기에는 차슨상님이 넘 소심하셔서 정말 그런 의도였을지는 좀 갸우뚱.. 4악장에 이르면 마침내 이 모든 것이 헛된 저항임을 깨닫고 현실에 대한 수용을 거쳐 결국은 죽음에 이르고 마는 과정이 나온다.. 근데 이 과정이 너무나도 섬세하게 표현되면서 음악이 마치 어둠 속으로 서서히 가라 앉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조금만 몰입해서 듣고 나면 매우 기분이 드러워진다.. -_-ㅋ


오늘 올리는 판은 빌렘 멩겔베르크와 그의 분신이었던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의 연주가 담긴 판이다.. 요즘은 로열 콘서트허바우 어쩌구 하는 것 같던데.. 아 ㅅㅂ 모르겠다.. 나야 옛날부터 지껄이던 대로 사용하는게 편해서 그런거 신경 안 쓴다.. 킁.. 녹음 년도가 1941년 4월 6일부터 23일로 되어 있는데.. 장소는 베를린이고 하니.. 아마도 실황이 아닌 스튜디오 녹음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나찌 치하의 베를린에서 독일 국영 레이블로 녹음을 한 셈이다.. 잘 알려진대로 이 양반은 나치와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했고 이로 말미암아 전후에는 연주 금지를 당하면서 추방되었는데.. 그의 경력이나 실력을 볼 때 만년이 참 불우했던 경우였다.. 머 예술가와 정치가 얽히면서 안 좋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어 왔는데 그럴 때마다 나오는 얘기 중의 하나가 예술만 하다 보니 세상 물정을 몰라서 이용되고 만 것이라는 둥.. 머 그런 얘기들.. 한 마디로 나는 뇌가 엄는 병진임.. 이라는 것을 인증하라는 거냐.. ㅋ 어쨌거나 이 양반이 만약 조선에서 태어나서 뛰어난 역량을 보였다면.. 그래서 일제와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했다면 아마도 해방이 되어서도 졸라 출세하고 마구마구 잘 나갔을텐데 말이다.. 나라를 잘못 골라 태어나서 그 개고생을 한게 아닐까 싶다.. 혹시 아냐.. 대한민국 정도면 대텅도 해 먹었을지.. -_-;; 그는 말러와 차이코프스키에 능했고.. 특히나 이 비창 같은 경우는 그가 각별히 아낀 작품이었다고 한다.. 녹음 년도 치고는 상태가 그럭저럭 들어줄 만한 정도는 되는데.. 소리가 문제가 아니라 멩겔베르크가 보여주는 취기가 오르는 듯하다가 마침내 확 가게 하는 낭만성은 이 연주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푸르트뱅글러 영감님의 비창하고도 일면 닮아 있는 듯한 면이 있는데.. 사람 정신 없게 만드는 것은 푸영감님이 더 심한 것 같긴 하나 먼가 한 세대 전의 오래된 낭만적 향취를 풍기는 느낌은 멩겔베르크가 더 강하다.. 그니깐 기분이 더 끌꿀해진다는 얘기징.. 아 슈발.. 어쨌거나 이래서 비창은 별로 들을게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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