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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시벨리우스.. 교향곡 1번..

by rickas 2012. 12. 5.

 

 

눈이 왔다.. 낮부터 쏟아져대는데 퇴근이 걱정될 정도더만.. 그래도 그럭저럭 차를 끌구 왔다.. 폭설 덕분에 오늘 가야할 곳도 제껴버릴 수 있어서 좋기는 했는데 기왕이면 그 김에 좀 일찍 들어왔음 좋았을 걸 젠장.. 이것 저것 꼼지락거리다 보니 시간이 꽤 되어서 좀 아쉽다.. 암튼간에 눈이 오니 보기는 좋구만 내일 출근할 꼬라지가 걱정.. 암튼 그건 낼 아침에 생각하구 오늘은 걍 음악이나 들어주자는 생각으로 판을 한 장 꺼내서 들었다.. 눈도 오고 했으니 평소에 별루 안 듣던 양반 곡을 하나 간만에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올려 놓은 판..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1번이다.. 이 양반도 교향곡을 꽤 썼는데 예전에 대딩 때 사서 들었던 교향곡 7번이 그리 인상 깊지 못했던 탓인지 별루 흥미가 안 생기더라.. 그러다 나중에 듣게 된 것이 1번 교향곡인데 요거는 좀 맘에 들었었긔.. 머랄까.. 졸라 황량한 어두움이랄까.. 그런 느낌이 곡 전체를 관통하는 듯한데 그러한 느낌이 슬프다고 찌질대지 않는 씩씩한 맛이 있어서 좋았던 듯..


시벨리우스의 첫 번째 교향곡에 대해 논의할 때면 많은 해설자들이 으례히 사십대 초반이 되어서야 첫 번째 교향곡을 출판했던 브람스의 그것과 비교를 해왔다.. 사실 시벨리우스는 그의 첫 번째 순수한 관현악 교향곡에 착수할 당시 상대적으로 성숙한 상태였는데.. 이는 그가 이미 1892년에 쿨레르보 교향곡으로 관현악에 필요한 준비 운동을 했고.. 그로부터 3년 후 작곡한 레민케이넨 레전드 같은 곡과 원래는 그의 오페라를 위해 작곡되었던 일부의 곡 역시도 관현악의 범주에 들어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시벨리우스는 4개의 전설 같은 관현악 작품으로 핀란드 음악 비평계의 원로였던 칼 플로딘이라는 양반한테서 신랄한 비평을 들었고.. 더구나 당시 젊은 음악가였던 에른스트 미엘크가.. 이 양반은 스물 두 살에 요절.. 교향곡을 발표해서 찬사를 받는 꼴을 보고 있자니.. 순수한 교향곡에 대한 작곡 동기가 강하게 발동이 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한 전기 작가는 시벨리우스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를 비교해서 둘 다 오케스트라의 타고 난 거장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슈트라우스는 그 거장성을 음악 드라마에다 토해냈고 시벨리우스는 교향곡에다 쏟아냈다는 점이 다르다고 했다.. 사실 시벨리우스의 음악적 행로는 오페라 취향에서 관현악적 취향으로 갈아타는 동선을 보여주고 있는데.. 말하자면 코스를 바그너와 리스트 지지에서 차이코프스키 지지로 옮겨 탔다는 것을 의미한단다.. 따라서 시벨리우스는 차이코프스키의 영향을 초기작부터 많이 받았던게 사실인데.. 그의 비창 교향곡이 1894년 헬싱키에서 연주되고 1897년에 다시 연주되었을 때 젊은 시벨리우스는 큰 감동을 때렸던 것으로 보인다.. 1900년에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1번이 스톡홀름에서 초연되었을 때 스웨덴 비평가들은 차이코프스키의 영향을 알아 차리고는 이에 대해 지적질을 했고.. 이에 대해 시벨리우스는 이 러시아의 거장에게 정신적으로 신세를 지고 있는데 대해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교향곡에 대해 보로딘의 영향이 언급되기도 했는데.. 이는 첫 악장의 첫 번째 주제가 보로딘의 E 플랫 장조의 교향곡과 유사한 점이 있어서였다고 한다.. 시벨리우스는 이에 대해서는 명확히 부인했는데.. 당시에 자기는 보로딘의 작품을 듣도 보도 못했었다는 얘기였다..


첫 악장의 시작부터가 예사롭지 않은데.. 사실 이 곡을 첨 듣고는 요 부분에서부터 바로 흥미가 땡기더라.. 팀파니의 약한 연타 위로 클라리넷이 구슬프게 울리기 시작하는데.. 마치 대부의 도입부에서 어둠의 심연으로부터 흘러 나오던 음악을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 주제는 마지막 악장에서도 뻥튀기가 되어서 나타나는데.. 흔히들 하는 얘기로는 가뜩이나 산만한 느낌이 드는 이 곡에 그나마 졸라 통일성 내지는 일관성을 부여하고 있단다.. 2악장은 마치 차슨상 곡을 듣는 듯한 느낌도 드는데 특히 주제가 구슬프게 현으로 연주되고 나서 바순이 등장하는 장면.. 이 부분이 진짜루 머찌다.. 3악장과 4악장은 아무래도 좀 정리가 안 되는 듯한 느낌인데 화려하면서도 우울하고 씩씩하면서도 쓸쓸함이 내비쳐진다.. 4악장에서는 한창 관현악으로 난장을 벌이고 난 후 나오는 현에 의한 2주제가 졸라 아름답다.. 올린 판은 베르글룬트와 본머스 심포니의 연주다.. 머 들어 본 다른 연주래야 끽해야 얀손스의 CD 정도밖에 없어서리 안 그래도 이래저래 떠들어댈 주제도 못 되지만 이렇네 저렇네 설래발을 떨기가 어렵다.. 하긴 머 그런거 비교해서 뭐하겠냐.. 소고기 사 묵을 것도 아니고 걍 들음 되지..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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