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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퍼셀.. 비올을 위한 판타지아..

by rickas 2012. 12. 1.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날씨가 추워지고 가심이 시려오는 때가 되면 따스한 비올이 내는 소리를 의식적으로 찾곤 했다.. 사실 비올 소리가 과연 따스한 것이냐라구 시비를 건다면 그넘으 소리를 온도를 잴 수도 없는 노릇이구.. -_-ㅋ 걍 내 꼴리는 대로의 느낌이니 머 그렇다구 치자구 우겨야 되겠지만.. 어쨌거나 어젯밤부터 해서 오늘까지 상당히 추워진 것 같고 거기다 이제는 꼴랑 한 장 남은 달력을 마주하게 되니 꽤나 맘두 썰렁해져 오는 듯한 느낌이라.. 나 같은 경우는 이럴 때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속이 깊은 비올 소리야말로 정말 온 몸과 마음을 힐링해 주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해준다.. -_-;;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퍼셀의 비올 음악이 실려 있는 판을 오전에 들은 김에 올려 본다..


영국의 음악가였던 크리스토퍼 심슨은 1659년에 발간한 그의 비올 연주법 교본에서 뛰어난 비올리스트의 손에 들려 있는 비올이야말로 의심할 바 없이 최고의 악기로 여겨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설레발을 쳤다.. 이 양반이 아마티 바이올린 소리를 못 들어 봤구만.. 퍼셀이 이 판에 실려 있는 9곡의 4성 판타지아를 작곡한 1680년 경에는 비올 콘소트가 이미 음악적 여흥에 있어서 구닥다리의 형식으로 여겨졌고 생생하고 활기찬 새로운 프랑스 스탈의 음악이 엄청나게 유행하게 된 시기였다.. 이러한 프랑스 음악은 특히 궁정에서 인기였는데 이에 따라 찰스 2세 때는 오래된 양식의 콘소트는 궁정에서 밀려나게 되었고 대신에 프랑스 스탈의 24 바이올린으로 이루어진 악단이 연주하는 음악이 주류로 자리잡게 되었다.. 고런 고로 퍼셀이 이러한 구닥다리 형식의 작품을 일부러 택해서 썼다는 것은 다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음따고 하겠는데.. 그러나 퍼셀이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왕실 예배당에서 음악 교육을 받고.. 환상적인 비올의 명인이었던 매튜 로크에게 영향을 받는 등.. 그에게 체화되었던 영국의 음악적 전통의 견고함과 고결함을 생각해 볼 때 이 젊은 음악가가 이런 훌륭한 음악적 전통을 유지시키고자 하는 열망이 분명히 있었을 것으로 이해된단다.. 아조 지들 멋대로 해석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판 껍닥에 있는 해설을 읽다 보면 간혹 가다 이건 좀 너무 자의적인 해설을 해 놓은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그래도 머 어쩌겠냐.. 무식한 내가 참아야쥐.. -_-;; 1677년에 로크가 죽자 퍼셀은 열 여덟의 나이로 그의 뒤를 이어 바이올린 분야의 작곡가로 임명되었는데 찰스의 재임 기간 중 마지막 10년 동안은 워낙에 궁정의 재정 상태가 후달리게 되는 바람에 퍼셀은 그의 포지션에 걸맞는 급여조차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2년 후 퍼셀은 웨스트민스터 수도원의 오르가니스트로 임명되었고 1680년 7월에 이르러 그에게 그나마 충분한 여유가 생기면서 이 판에 실려 있는 일곱 곡의 4성 판타지아를 20여일 간에 걸쳐 작곡하게 된다.. 그리고 나머지 곡들 역시 그 해 8월에 완성을 한다.. 이 판타지아들이 퍼셀이 살아 있던 당시에 연주되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음따.. 아마도 추측컨대 이 곡들은 궁정에서보다는 존 배니스터나 석탄 상인이었던 토마스 브리튼에 의해 주최되었던 새로운 일련의 대중 콘서트에서 연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는 퍼셀의 음악이 이런 대중적인 음악회에서 쭉 연주되어 왔고 이들 연주회가 독자적인 권리를 가지고 궁정과는 독립적으로 번창했다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충분히 가능한 얘기가 되겠다..


이 판에 실려 있는 판타지아를 듣다 보면 항시 퍼셀의 음악에서 느끼는 것이지만 독특한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물론 형광등 100개를 뒤에다 켜 놓아서 쳐 나오는 듯한 아우라에는 못 미치겠지만.. -_-;; 감정을 되는 대로 뿜어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구 논리를 조곤조곤 따지는 것도 아니구.. 아님 조낸 우아하거나 또는 걍 경박스럽게 딴따라질을 하는 것도 아닌.. 애매하면서 모호한 머라 표현하기 어려운 그러면서도 신비한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4성 판타지아 중에서는 두 곡의 D단조 작품들이 각별히 맘에 드는데 이태리 넘들의 마이너를 생각함 경기도 오산 되겠다.. -_-ㅋ 몹시나 신중하면서도 상당히 복잡한 전개를 보여주기 때문에 딴 생각을 하다 보면 음악의 흐름을 놓치기가 딱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듣다 보면 비올 소리가 주는 푸근함과 음악에서 우러 나오는 뭔지 모를 신비함이 잘 어우러져서 겨울 밤에 듣기에 딱 맞는 분위기를 띄워 주는 곡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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