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시절 음악 선생이 좀 골때리는 양반이 있었는데.. 이 양반은 흔해 빠진 클래식 음악이 녹음된 테이프를 틀어주곤 애덜한테 알아 맞추게 하는 문제를 내곤 했었다.. 그래서 맞추는 잉간한테는 실기 시험에서 가산점을 주고.. 틀리는 잉간은 여지 없이 귀빵맹이를 쳐 맞아야 했다.. 이거 지금 생각해 보면 졸라 변퇴임.. -_-ㅋ 사실 당시에 그 가산점은 거의 내가 다 따먹었는데.. 그러다가 재수 없음 나두 귀빵맹이를 맞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 염병 맞을 쇼팽의 폴로네이즈 때문이었는데.. 군대인지 영웅인지 헷갈리는 바람에.. 쩝.. 그 때 첨으로 틀려서리 한 대 쳐 맞았는데.. 애색퀴덜이 졸라 환호성을 질르더라.. 개시키덜.. ㅜㅡ 근데 이 양반 특기 중의 하나가 노래도 기가 막히게 불렀지만.. 젤루 골 때리는 것이 휘파람이었다.. 유명한 클래식 음악들을 요상한 자세로 휘파람을 불러 제끼는데.. 그게 일반적인 휘파람 소리가 아닌 마치 어금니를 꽉 문 상태에서 이빨 사이로 새어 나오는 듯한 소리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가 막히게 음정이 잘 맞는데다 감정이 돋아 있어서 감탄에 감탄을 연발하군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양반이 자주 불러 제끼는 곡들이 몇 곡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이 차이코프스키의 현악 4중주 1번 중의 2악장.. 소위 안단테 칸타빌레로 졸라 유명한 그 곡이었다.. 이 곡은 아마도 울집에 현악 4중주 형태로 있지는 않았던 것 같고.. 편곡해서 차슨상의 안단테 칸타빌레라는 제목으로 잡다구리가 섞여 있던 판에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리 낯이 익은 곡이었는데 그런 식으로 휘파람으로 들으니 느낌이 가심에 전해져 오는 것이 있더라.. 근데 머 그건 걍 그걸로 끝이었고.. 솔직히 고딩 시키가 그걸 머 굳이 테이프건 판이건 사서 껴안구 들을 정성이 있었겠냐.. 그럴 시간이 있음 오락실에서 갤러그를 한 판 더 하지.. -_-;; 암튼 이 곡은 그렇게 기억에서 잊혀져 갔는데.. 다시 내 눈 앞에 등장한 것이 대딩 시절 서울음반에서 클래식 라이센스 판들을 찍어내던 그 때였다.. 당시에 멜로디아 레이블도 라이센스 판을 찍어 냈었는데 그 중에 보로딘 4중주단이 연주하는 차슨상의 현사 1번 판이 있었던 것.. 그래서리 고딩 시절이 생각나서 옳다구나 하구 샀었는데.. 당시만 해도 내가 현악 4중주 같은거 졸라 흥미를 가지구 듣고 하던 시절이 아니긴 했지만.. 이 곡은 첨 듣고서는 바로 귀에 쏙쏙 잘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차이코프스키는 현악 4중주를 세 곡 작곡했다는데.. 아마도 이 1번 4중주가 가장 유명한 듯하다.. 이 곡은 원래 차슨상이 자신의 작품으로 연주회를 가지기로 했던 홀이 계획했던 관현악곡을 연주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여서 현악 4중주로 방향을 틀게 되었고.. 그래서 1871년 2월 내내 작곡한 결과물이 현사 1번이 되었다고 한다.. 초연은 그 해 3월 28일 연주회 프로그램의 오프닝 곡으로 행해졌는데 결과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단다.. 곡은 전반적으로 무쟈게 쉽게 들리면서도 차슨상 특유의 당의정 같은 맛이 나서리 걍 한 번 듣더라도 귀에 착착 잘 와서 감긴다.. 유명한 2악장은 차슨상이 밖에서 일하는 노가다 아자씨의 콧노래를 듣고는 그 멜로디에 홀딱 반해서리 그걸 사용한 것이라는데.. 하두 흔해 빠져서 좀 식상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가심이 뻐근해지는 우수어린 아름다움이 절절 흐른다.. 이 곡도 가만히 듣다 보면 차슨상 특유의 민속적인 느낌을 마치 안 그런 것처럼 화장빨을 잔뜩 입혀 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마치 러시아의 민속적인 춤곡과 같은 느낌이 나는 4악장이 특히 그런 인상이 강하게 드는데 암튼 졸라 머찌다.. 머 이 곡에서 무신 거창한 사고나 사색의 흐름이 내면으로 연소하면서 흐르는 듯한 그런 심오함을 기대할 필요는 전혀 없고.. 적어도 내 수준으로는 그저 걍 듣고 기분 좋으면 그만인 그런 곡이다.. 그니깐 나 같은 졸라 가벼운 취향의 잉간한테는 잘 맞는 곡이라는 것.. 이거는 정말 대딩 시절 한 번 듣고 느꼈던 것 같고.. 근데 이런 곡임에도 우끼는건 이걸 연주한 양반들인데.. 보로딘 4중주단.. 심각시런 일사불란함을 들려 줘서 4악장의 클라이맥스로 치달릴때면 대단한 집중력으로 듣는 이의 멱살을 잡구서는 마구 흔드는 듯하다..
사족.. 껍닥의 그림은 러시아 이동파 화가였던 이반 시슈킨의 오크나무 숲에 내리는 비라는 작품.. 그의 황량한 듯하면서 사실적인 풍경 그림들은 졸라 머찐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포스팅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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