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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비발디.. La Stravaganza..

by rickas 2012. 12. 2.

 

 

비발디는 그의 작품인 화성의 영감 서문에서.. 물론 이는 그의 출판업자였던 에스티엔 로저스의 말일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집의 속편에 대해 약속하고 있다.. 이는 가능한 한 작은 편성의 스코어로 이루어진 콘체르토에 대한 얘기였는데 전작인 작품 번호 3번의 화성의 영감이 워낙에 눈부시면서도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기땜시 아마추어 앙상블이 연주하기는 좀 버거웠던 고로.. 사실 생각해 보면 아마추어 연주가들이 무슨 재주로 네 명의 솔로 바이올리니스트를 구하겠으며 여덟 파트로 이루어진 악보를 구매할 수 있었겠는가.. 따라서 후속작은 대중들이 좀 더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그런 스타일을 염두해 둔 것이 분명하다.. 작품 번호 4번에서 비발디는 본인이 약속했던 것을 다는 아니지만 거의 실현시켰는데.. 좀 더 간소한 다섯 파트의 악보로 이루어진 협주곡이 되었고.. 현악 오케스트라가 동반된 솔로 콘체르토의 정상적인 배치를 따르게 된다..
사실 La Stravaganza 라는 타이틀은 작곡가와 연주가 사이에 예상치 못한 그리고 기이한 스킬에 대해 서로간에 인정되었던 18세기 초에 비해 오늘날 더 많은 의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와 비슷한 타이틀이 몇 년 동안 사용되기도 했는데 이태리의 오르간 연주자였던 트라바치와 델 부오노는 지난 세기 동안에 이러한 제목을 제수알도의 마드리갈에서 나타나는 반음계의 과감성을 능가하는 화성상의 화려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이 제목이 예전에 샀던 매리너의 LP에 쓰여있는 해설이나 카탈로그를 보면 열광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이게 잽스들의 해석에 따라 그렇게 된 것인지.. 아니면 내가 졸라 무식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목의 원뜻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영 아닌 것 같다.. 해설을 보자면 La Stravaganza 가 원래 의미하는 바는 별나게 기묘한 화려함 정도가 될 것 같은데.. 이케 이름을 붙이자면 좀 길긴 하다.. -_-ㅋ


비발디는 그의 콘체르토를 연주하는 연주자로서도 그 화려함이 전 유럽으로 전해졌는데.. 폰 우펜바흐라는 양반은 1715년 베니스 카니발에서 쓴 Towards the end of the work 라는 리포트에서 비발디의 연주를 극찬하고 있다.. 이 양반은 비발디의 솔로 바이올린 솜씨와 특히 연주의 끝머리에 비발디가 즉흥적으로 추가하여 연주한 카덴짜에 졸라 감동을 때렸던 것 같다.. 왜냐 하면 그 당시까지 그는 그런 화려한 연주 내지는 그와 비슷한 수준의 연주를 구경해 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일부를 인용하자면.. "그는 브릿지에 손가락을 올려 놓고 있었는데 이를 그의 머리카락이 거의 덮고 있었다.. 따라서 활이 비집고 들어갈 만한 틈이 거의 보이질 않았는데.. 그는 모든 네 개의 현을 활용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스피드로 연주를 해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비발디는 폰 우펜바흐의 집에서 열린 독일 여행자들을 위한 연주에 초대 받았는데.. 여기서 이 잉간은 지가 며칠 전에 떠들었던 얘기가 잘못된 것이 있었다고 뒤통수를 쳐댄다.. 바로 표현력의 부족에 대한 얘기였는데.. 가까이서 보자니 그의 스킬에 대해서는 더욱 칭송을 할 만하지만 매력적이고 노래하는 듯한 패시지를 연주하는데 있어서는 딸리는 점이 확연했다는 험담을 했다.. 하여간에 예나 지금이나 쉽게 열광하고 칭송을 해대는 것들은 항시 조심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쉽게 뒤통수를 칠만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영국에서 현대적인 의미의 최초의 음악 평론가였던 찰스 에이비슨은 그가 음악가들을 분류한 카테고리에서 비발디를 테사리니나 로카텔리와 함께 가장 구린 하급으로 취급을 했다.. 여기서 그는 비발디의 작품이 졸라 부자연스런 전조로 뒤덮여 있고 이러한 작품은 그저 애색퀴덜을 위한 여흥거리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악평을 해댔다.. 별 미췬.. 지가 쓴 작품 꼬라지나 생각을 해 보시징.. 졸라 발 작품이나 써 댄 주제에.. -_-;; 그러나 비발디는 오늘날 현대의 청취자들에게는 화성의 대담함과 특이한 패시지가 특징적인 그런 작품을 쓴 작곡가로서 널리 인식되고 있다.. 사실 비발디는 근대에 와서도 워낙에 악평을 받기도 했고.. 그렇기는 했지만 그건 니덜 얘기고.. -_-ㅋ 난 비발디의 정서적 풍성함과 다양성 그리고 그에 동반되는 노래하는 듯한 기교의 화려함으로도 충분히 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나 그의 단조 현주곡들에서 나타나곤 하는 폭발할 듯이 쏟아지는.. 몰론 이는 얼마 전부터 이태리넘들이 연주하는 단체에서 두드러진 현상이긴 하지만.. 그런 격렬한 멜로디의 세례는 마치 보석과 같은 빛이 뿜어져 나오는 분수를 보는 듯하다.. 오죽하면 그 잘나신 바하께서도 비발디의 작품을 가져다가 쓰셨겠는가.. 이 작품집에서도 그런 협주곡이 있는데.. G단조의 6번 협주곡을 바하가 하프시코드 협주곡으로 편곡한 것이 그 예가 되겠다..


이 판의 연주는 요즘 들어서의 두드러진 경향인 누가 누가 더 질알맞게 연주할 것인가 하는 것하고는 사실 좀 거리가 있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가 느무느무 좋아서 내가 무쟈게 좋아하는 판이다.. 특히나 모니카 휴게트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는 바로 이런 것이 바이올린이 보여줄 수 있는 극한의 아름다움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솜씨와 소리가 정말 끝내준다.. 바로 아마티의 소리..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 스탈의 진한 유화와 같은 느낌이 드는 졸라 이태리스런 느낌이 충만한 연주는 아니지만 무쟈게 투명하면서도 적절히 밀고 땡기는 느낌을 들려줘서 고음악 아카데미의 이 연주도 나름 설득력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깝닥의 그림은 비발디의 판에서 자주 등장하곤 하는 동시대의 이태리 화가 안토니오 카날레토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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