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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드보르작.. 세레나데.. Op.44..

by rickas 2012. 11. 28.

 

 

음악을 듣다 보면 그리 인기가 있거나 잘 알려져 있는 곡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꽤나 괜찮은 곡들이 있게 마련이다.. 물론 내가 그리 듣는 범위가 졸라 넓은 편이 아니다보니 잘 몰라서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_-;; 그런 곡들을 만나면 살면서 먼가 덤을 하나 얻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진다.. 지금 올리는 드보르작의 세레나데도 그런 경우인데.. 대개는 그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가 훨씬 유명세를 많이 타고 연주도 많이 되는 듯한데.. 그보다 나중에 쓰여진 D단조의 세레나데도 꽤 좋은 곡이다.. 사실 이 곡을 듣게 된 것은 지금 올리는 판을 예전에 걍 아무 생각 없이 줏어 샀다가 첨 들어본 그런 경우였는데.. 드보르작에 대한 막연한 호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느낌이 좋았던 기억이 나고.. 그 이후로 간혹 가다 듣는 곡이 되었다.. 머 나만의 비장의 레파토리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리 널리 알려진 것이 아님에도 재수좋게 알게되어 듣게된 곡이기 때문에 애착이 가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드보르작에게 있어서 작곡 기법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머냐면.. 이 곡이 작곡된 해인 1878년이 그에게는 창조적인 에너지의 신시대가 시작되는 시점였다는 것이다.. 이는 이 곡이 작곡되고 바로 이어서 풍부한 민속적 테마를 완벽하게 활용한 슬라브 춤곡과 슬라브 랩소디가 작곡되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하겠다.. 드보르작은 타고난 다재다능함이 가장 돋보이는 19세기 작곡가의 한 사람이기는 했지만.. 근본적으로 단순하고 덜 세련된 양반이었고.. 그래서 그는 예술에 대해 지적인 접근보다는 직관에 의한 접근을 선호했던.. 그리고 이를 엄청난 거장적 테크닉과 결합시킨 위대한 양반이었다.. 흔히들 푸줏간집 아들이라는 그의 출신을 들어서 개천에서 용났다는 식의 얘기들을 무쟈게 많이 하던데.. 그 출신 성분이 머가 그리 중요하겠냐.. 오로지 그가 이루어낸 작품의 위대함으로만 알아주면 그만이다.. 하긴 원래 그런 경우 출신 성분이 좋은 잘난 것들은 졸라 캐무시를 하려 애쓰기 일쑤이고.. 조또 아닌 떨거지들은 시기심에 질알을 하기 마련인데.. 그때라고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만.. 머 여기만이야 하겠냐.. -_-;; 하여간 그래도 드보르작은 브람스라는 귀인도 만나고.. 나름 운도 좋았던 듯하다.. 이 곡이 작곡되기 바로 전 해인 1877년에 드보르작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이벤트가 생겨나는데.. 바로 오스트리아 정부의 장려금을 받은 것이었고..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브람스는 그 심사에서 "분명히 그는 엄청난 재능이 있는 사람임에 틀림 없는데.. 거기다 가난하기까지 하다.."라고 썼단다.. 당시까지 드보르작은 이미 다섯 곡의 오페라, 세 곡의 합창곡, 다섯 곡의 교향곡.. 두 곡은 미출판됨.. 이외에도 많은 오케스트라 곡과 실내악 곡을 썼다고 한다.. 이 장려금은 드보르작에게 실제적인 생활 상의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창작의 결과물이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데 영감을 준 것으로 보이는 바 상당히 심리적으로 좋은 효과를 가져왔던 것으로 추측된단다..


이 세레나데는 그로서는 실내악단을 위한 두 번째 세레나데가 되겠다.. 곡은 2주일 만에 작곡되었는데 첫 번째 악장은 1878년 1월 4일 단 하루만에 쓰여졌다고 한다.. 8일까지 두 번째 악장이 쓰여졌고 12일까지 세 번째 악장, 그리고 18일에 완성이 되었다.. 이 곡은 드보르작의 원숙함이 잘 드러난 특징적인 작품 중의 하나라고 한다.. 전반적으로 드보르작의 작품에서 많이 나타나는 민속적 색채가 많이 반영되어 있고.. 특히 2악장에서는 시작과 끝이 체코의 민속 춤곡인 사우세드스카에 기초하고 있고.. 중간 부분은 또 다른 민속 춤곡인 푸리안트의 리듬을 채용했다고 한다.. 3악장은 드보르작 특유의 전원적인 여유로움과 먼가 기분이 좋아지는 듯한 느낌이 잘 드러나 있어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4악장은 씩씩한데 단순한 듯 하면서도 아름다운 멜로디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클라이막스로 몰아가는 솜씨가 머찌다..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혼이 등장하는데 목관의 소리가 무쟈게 나긋나긋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이 들어서 스트레스를 만땅 받았을 때 나름 위안을 얻기 괜찮은 곡이다.. 이 판은 바비롤리가 지휘하는 할레 오케스트라의 멤버들이 연주에 참여했고.. 아쉽게도 모노 녹음인데.. 소리가 그런대로 윤기가 흐르는 것이 꽤 납득할 만한 정도로는 들려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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