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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C.P.E.바하.. 함부르크 협주곡..

by rickas 2012. 11. 24.

 

 

칼 필립 엠마누엘 바하는 아부지 바하와 그의 첫 번째 와이프 바르바라 사이에서 태어난 애들 중 생존한 둘째 아들이었다.. 그는 오늘날에 이르러서 북독일의 Sentimental Style의 가장 중요한 대가였던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스타일이라는 것이 머냐면.. 찰나적 정서와 서프라이즈 효과 선호, 물 흐르듯 노래하는 그리고 부드럽게 전개되는 양식의 배제 등에 과도할 정도로 반응하고 집착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경향이란다.. 이러한 조류는 C.P.E. 바하의 초창기 작품 이래로 줄곧 채택되어 왔는데.. 예를 들자면 바하가 베를린의 프레데릭 대왕 궁정에 고용되어 있던 기간 동안에 작곡되었던 하프시코드를 위한 프러시안 소나타와 뷔르템베르크 소나타 등이 그 증표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러한 스탈이 발전해서 독특한 거장성을 활용하여 잘 구현된 것이 바로 이 판에 들어있는 1772년에 출판된 6개의 함부르크 콘체르토라고 한다.. 2장짜리 Reflexe 판인데.. 이 시리즈가 대부분 그러하듯이 녹음과 연주가 잘 정돈되고 무쟈게 세련되게 연마된 듯한 느낌이 난다.. 물론 번쩍거리는 광채나 엄청난 스케일이 있는 것은 아닌데.. 이 시리즈의 곡들이 대부분 그런 것을 요구하는 뻑쩍지근한 곡들이 아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시대 악기로 연주된 곡의 녹음에 있어서 내 취향에는 느무느무 잘 맞는 소리를 들려 주어서 좋다..


여기 실린 곡들로 돌아와서.. Sentimental Style의 특징이 나타나는 부분을 보자면.. 두 번째 면에 실린 D장조의 협주곡에서부터 골때리는 장면이 나타나는데.. 오케스트라의 힘찬 첫 번째 리토르넬로가 나오고 이는 곧 토막 토막 끊어진 듯한 그러면서도 느릿한 하프시코드의 안단테로 방해를 받게 된다.. 허를 찌르는 그러면서도 썩소가 나오게 하는 순간이다.. 마찬가지로 골때리는 효과는 G장조 협주곡에서도 보이는데.. 이 곡은 현에 의해 사그러드는 듯한 아다지오로 시작을 하는데 진짜 주제는 그 후에 즉시 반주가 없는 솔로 악기에 의해 프레스토로 제시되는 것과 같은 정반대의 프로세스를 통해 서프라이징 효과를 노리고 있다.. 머 이런 것들이 당시에는 나름 서프라이징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기준으로 보자면 글쎄긴 하다.. 한편 C단조 협주곡에서는 순환 구조를 도입하고 있는데.. 마지막 악장을 구성하는 미뉴엣 이후에 바하는 첫 악장의 알레그로에서 나타난 주 테마를 반복하게 함으로써 강력한 결론에 이르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 C단조 협주곡은 감정을 마구 분출하는 느낌이 아니라 상당히 절제된 듯한 인상을 주는데.. 나름대로 그럭저럭 매력적인 곡이다..
사실 당시의 이러한 조류를 반영한 곡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그러한 선입견을 갖고 들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곡들이 상당히 산만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러고 보니 이 곡의 배경에 대해 알고 난 후의 선입견도 아닌 것이 첨 들을 때부터 먼가 졸라 횡설수설 한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알고 보니 그런 경향과 연관되어 있더라는 것.. 특히나 특징적으로 느껴지는 것 중의 하나는 이태리넘들 스탈의 협주곡에서 느껴지는 노래하는 듯한 멜로디가 없다는 것.. 그리고 먼가 곡들이 분절적으로 느껴져서리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조가 잘 안 느껴진다는 것.. 이런 저런 특징들을 조합해 보자면 사실 별로 내 스탈은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판이 좋으냐 하면.. 연주와 녹음이 무척이나 맘에 든다는 것 때문이다..


하프시코드를 연주한 양반은 네덜란드 출신의 봅 반 아스페렌이다.. 이 양반은 레온하르트의 제자로 라 프티드 방드같은 앙상블과 함께 연주를 많이 하는 동시에 솔로 연주도 활발히 했다.. 텔레만 탄생 300주년이었던 1981년 그는 시대 악기로 연주하는 실내악단인 멜란테 81을 창설했고.. 이 판의 연주를 바로 이들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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