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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An English Song Recital..

by rickas 2012. 11. 23.

 

 

피터 피어즈의 목소리를 첨 들은 것은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통해서였다.. 머 이걸 쩜 유식하게 말하자면 겨울 여행 정도라고 해야 한다더만.. 내가 아직도 바흐를 굳이 바하라고 떠들어 대듯이.. 이전부터 해왔던 관행이 입에 붙어서리 그게 졸라 편하다.. 그래서 걍 겨울 나그네.. 그러고 만다.. 난 역시 변화에 적응하고 혁신을 추구하고.. 기타 등등.. 머 이런 것하고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회 생활을 나름 별 무리 엄씨 하구 있다는 것이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기두 하다.. ㅋ 그러구 보니 어륀지와 오렌지 타령을 했던 시절도 생각이 나네.. 이제 거의 5년이 다 되어 가나부다.. 참 길기도 길었다.. 근데 워낙에 그 명성 그대로 졸라 다이나믹 코리아가 지난 5년 내내 왔다리 갔다리를 해서리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다.. 머 이것두 고맙다면 고맙다.. ㅅㅂ 근데 무신 얘기를 하려다 옆길로 샜더라.. -_-ㅋ 아.. 피터 피어즈.. 하여간 그의 목소리를 첨 듣고서는 졸라 감동을 팍 때렸었다.. 내게 있어서 원래 카수 목소리 듣고서는 직빵으로 삘을 받는 경우가 그리 자주 있는 현상은 아닌데.. 이 양반 목소리는 기름기가 쪽 빠진 오뎅을 씹는 느낌이라.. 헐.. 줴길.. 배두 살짝 고픈 이 밤에 오뎅이라뉘.. 하여간 오바질을 안 해대면서 낭랑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노래를 들려 주어서 그때까정 익숙하게 들어 왔던 겨울 나그네에 비하면 무척이나 신선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그리고선 가끔씩 눈에 보일 때마다 그의 노래가 담긴 판들을 사서 듣곤 했는데.. 지금 올리는 판 역시 그와는 찰떡 아이스처럼 붙어 다녔던 브리튼과 함께 한 판이다.. 앞면은 근대의 영국 작곡가들의 노래가 실려 있고.. 뒷면은 엘리자베스 1세부터 제임스 1세 시대의 노래가 실려 있다.. 그러구 보니 뒷면에서는 줄리언 브림이 류트를 맡아서 연주했다..


윌리엄 버드가 그랬단다.. 어떤 악기로 만들어진 음악도 인간의 목소리로 만들어진 그것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영국 음악의 역사를 통해 버드의 이 말은 영국 음악가들이 성악을 무쟈게 좋아하고 선호했다는 사실로 공감과 증명이 되었다 하겠다.. 더군다나 모든 시기에 걸쳐서 영국의 독창 성악곡은 그게 대중적인 넘이건 아님 졸라 고상한 넘이건 간에 단어의 악센트와 리듬에 대한 세심한 감성을 멜로디와 짬뽕시키는데 있어서 특히나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머 이런 말들이 지금 올리는 판의 뒷 면에 써 있기는 한데 솔직히 내가 무신 영국넘들 정서를 이해한다구 이런 글을 읽고서는 아 글쿠나.. 하겠냐.. -_-;; 어쨌건.. 류트를 동반한 노래들은 엘리자베스 1세부터 제임스 1세에 이르기까지의 영국 음악의 황금 시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성과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즉 이 장르의 수백 곡들이 여전히 살아 남아서 19세기의 위대한 독일과 프랑스의 가곡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제대로 연주하는 방법이 정립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러한 영국 노래들의 르네상스에 혁혁한 공헌을 한 이들 중 첫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양반들이 바로 피터 피어즈와 줄리언 브림이라는 야그.. 피어즈의 전 시대에 걸쳐 있는 영국 음악에 대한 본질적 지식은 각 노래들의 핵심을 관통하는 연주를 가능하게 했고.. 브림 역시 기가 막힌 기타 테크닉을 가지고 있었는데 류트에 있어서는 이보다도 더 섬세하고 미묘한 테크닉을 구사했다고 한다.. 가장 위대한 영국 류트 연주자였던 다울랜드의 노래 세 곡이 실려 있는데 거의 모든 그의 노래가 사랑 타령이듯이.. 여기서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데.. 일부는 그가 직접 작사를 했다고도 한다.. 상당히 예외적인 Awake, sweet love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노래들이 싸랑의 괴로움에 지지궁상 개청승을 떨어대는 노래라는데.. -_-;; 두 곡 역시 그렇다.. I saw may lady weep.. In darkness let me dwell..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졸라 청승인데.. 노래 역시 궁상 맞다.. 근데 이걸 피터 피어즈의 목소리로 그것도 류트 반주로 듣다 보면 상당히 감정적으로 걸러져서 복잡한 생각은 사라지고 온전한 슬픔 그대로의 앙꼬만 남은 듯한 느낌이 든다.. 반면에 토마스 몰리의 경우는 이런 사랑에 대한 지지궁상의 심각한 정서가 덜한 편이었고 이는 엘리자베스 시대의 셰익스피어 코미디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가벼운 스타일에 대한 선호를 보여준다고 한다.. 근데 무엇보담도 첫 곡으로 실려 있는 토마스 포드의 유명한 노래.. Fair, sweet, cruel을 듣노라면 가사구 나발이구를 떠나서 그저 멜로디 만으로도 정말 복잡 다단한 사랑에 대한 감정이 이 짧은 노래에 찐하게 농축되어 있음이 절절히 느껴진다.. 근데 그게 찌질함의 바닥으로 안 떨어지는데는 피어스의 목소리가 한 밑천 하는 듯..


사족.. 껍닥의 사진은 리버풀에 있는 16세기에 지어진 목재 골조의 스피크 홀이라는 저택.. 1944년부터 내셔널 트러스트에서 관리하고 있다는데 무척이나 보존이 잘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예술적인 영감은 별루 안 느껴지는 것이 졸라 영국스러운 듯..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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