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간만에 학교를 다녀왔다.. 산학 장학생이라고 해서 애덜을 좀 데려 오려고 하는데 그걸 공개적으로 하면 너무 개떼처럼 몰려드니 전공이 적합한 교수한테 직접 추천을 받자고 해서 갔던 것인데.. 정말 오랜만에 학교 교문을 들어서니.. 물론 차를 타고 통과했지만.. 무척이나 익숙하면서도 먼가 다른 낯선 세상에 들어서는 느낌.. 졸라 적응 안 되더라.. 적어도 교문은 그대로인 것 같은데.. 안에는 너무 건물을 여기저기 쳐 지어놔서 도대체가 공간이라는 것이 보이질 않는 듯.. 아마도 기업에서 기부해서 이 건물 저 건물 지었던 것 같은데.. 그러다 보니 기업과의 연계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고.. 돈버는 분야의 연구를 하는.. 돈되는 분야에 특화된 학문과 교수가 각광을 받을 것이고.. 그에 대한 재투자가 이루어지고.. 실적이 나오고.. 또 재투자가 되고.. 머 그런 사이클을 돌 것 같은데.. 반면에 조또 돈이 안 되는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와 학생들은 어찌 될까.. 특히나 그나마도 근래 들어서는 될만한 덩어리가 큰 넘들한테 연구비를 몰아 준다던데.. 그래.. 되는 넘을 밀어 줘야쥐.. 어디 어리버리 돈도 안 되는 쪼잔한 찌라시들한테 줄 돈은 엄따.. ㅅㅂ 그러다 보니 기초 학문이라는 것은 조또 아닌 구박댕이로 찍히는 것이고.. 인문학이라는 것은 아예 잉여의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고 마는 그런 세상이 되어 버린 듯하다.. 머 이런 현상이 비단 울나라 뿐이겠냐.. 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모르게따.. 아니.. ㅅㅂ 역사가 밥을 먹여 준다뉘? 문학이 돈을 벌어 준다뉘? 그러다 보니 이제는 대학이라는 것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지식과 인성으로 무장한 그런 인간들을 길러내는 사육장으로 변한 것은 아닐까.. 하는 느낌이 학교에 걸어다니는 애색히덜을 보는 내내 들었다.. 대학의 근본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왜 대학이라는 것이 존재해야 하는지.. 걍 내 생각은.. 모든 기성의 사고와 논리에 대항하고 이를 깨부수라고 대학이 존재한다는 것이 아닐까이다.. 그러한 새롭게 태어난 지식과 논리가 사회로 유입되고.. 그러면서 물갈이가 일어나고.. 머 그런 것 아닌가.. 근데 요즘은 애색히덜이 그저 그냥 기존의 고착화된 사회의 질서에 무조건적으로 순응하기에 바쁜.. 그러지 않으면 실패한 인간이 되어버린다는.. 그런 준비를 하고 그에만 매달리는 사고밖에는 없는 듯하다.. 사실 이거야 머.. 어디 애색히덜 잘못이겠냐.. 그야말로 세상 탓이지.. 암튼간에 간만에 학교를 갔다가 오가는 애덜을 보니 졸라 봄은 왔으되 별루 활기는 엄는 그런 인조의 세상을 보는 듯해서 별로 기분이 안 좋더라.. 이거다..
하여간.. 근본에 대한 것을 생각한 김에.. 집에 와서 바하를 꺼내 들었다.. 머 바하가 음악의 근본이라고 하기는 좀 어폐가 있겠지만.. 머 그렇다고 그의 음악이 그에 가깝지 않다고 할 만한 것도 아니지 않나 싶다.. 이게 먼 개소리냐.. --; 머 각설하구.. 바하의 음악을 가장 신선하게 들려 주었던 판을 한 장 올린다.. 이것 역시 대딩 시절 서울음반에서 멜로디아의 라이센스를 찍어내기 시작하던 시절.. 아마도 첫 빠따로 나온 판들 중에 섞여 있었던 판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만 해도 미천한 내 경험으로는 오르간이나 바이올린.. 또는 인간의 목소리로 듣던 이 음악들을 이렇게 피아노로 편곡해서 연주한 곡들로 채워 놓은 판은 첨이었다.. 그리고 그 연주 자체가 이렇게 씩씩하고 단단한 느낌이 드는 것도 그때까정은 들어 보지 못했었고.. 하여간 그랬다..
니콜라예바가 연주하는 토카타와 푸가, 샤콘느, 푸가, 오르간 코랄 등의 피아노 버전 판이다.. 근데 이게 전혀 위화감이 안 들고..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특히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의 샤콘느는 요거 한 곡의 연주를 듣는것 만으로도 이 판의 가치를 충분히 하고도 남음이 있다고 생각된다.. 사실 첨에 첫 곡인 토카타와 푸가를 듣고서는 상당히 뻑이 갔었는데.. 뒷 면의 첫 곡인 샤콘느를 듣고서는 자지러져서 나가 떨어졌던 대딩 시절의 느낌이.. 오늘 밤에 이 판을 듣고 있자니 기억이 난다.. 그때가 좋았는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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