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에 아랫집이 공사를 했다.. 거의 한달 동안 깨구 부수구 때려박구 오만 질알을 다 떨었는데.. 그 덕에 와이프는 거의 노이로제 수준까지 갔던 모양이다.. 근데도 지덜이 와서 미안하다는 얘기두 엄꾸.. 나중에 이사를 쳐 왔는데 떡을 돌리길래 와이프가 한바탕 퍼부어주구 떡을 돌려 보냈단다.. 보아하니 이사 온 잉간들은 연세두 지긋하신 부부 같다는데 아마도 그 며느리가 떡을 돌리러 왔던 듯.. 하긴 공사 중간에 일어났던 일들을 이래저래 복기해 보면 나잇살은 쳐묵었으되 기본이 제대로 돼먹지 않은 족속들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요즘 계속해서 이 집에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시끄럽게 질알들을 해대는 것을 보면 내 예상이 틀리지는 않은 듯하다.. 우리도 이 아파트로 이사한 지가 꽤 되어 가는데 주로 이 아파트에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이 살구 그래서리 꽤나 조용한 그런 분위기가 나름 좋았는데.. 이런 족속의 잉간들은 첨이라 좀 황당하다.. 공공의 생활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없는 것 같기도 하구.. 머 우리집이야 그나마 윗집이라 칼자루를 쥐구 있는 편이지만.. ㅋ 그 아랫집은 좀 안 됐다.. --; 하는 꼬라지를 봐서 이제부턴 애녀석허구 밤 열두시 경부터 거실에서 농구를 해 볼까 생각 중.. ㅋㅋ 하여간.. 나이를 쳐먹으면 머하나.. 도대체가 부끄러움을 모르는데.. 이건 머 저잣거리의 장삼이사부터 해서 오만 고매하신 양반덜두 마찬가지이니.. 멀 바라겠냐.. 어느 분은 국민들이 좀 정직해졌으면 조케따구 하시구.. ㅋㅋ 또 다른 어느 분은 도덕적으로 완벽하다 하시니.. 코메디야 코메디.. ㅅㅂ 그래두 너그들 덕분에 재미는 있다.. -_-ㅋ
요런 불충한 생각을 하면 사실 머리를 씻어내는 음악을 들어야 한다.. 그래야 이런 주옥같은 쥐색히덜이 들끓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일종의 뽕을 얻어 빠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 머릿 속에다 냉수를 한 빠께쓰 쫙 부어 버리는 듯한 오르간 소리가 듣고 싶어서 지금 올리는 판을 꺼내 들었다.. 북스테후데와 그의 동시대 작곡가들의 오르간 작품이 실려 있는 판이다.. 한 장은 온전히 북스테후데의 작품으로 채워져 있고 다른 한 장은 무파트.. 파헬벨.. 뵘 등의 작품이 실려 있다.. 물론 이 박스반의 쥔공은 북스테후데의 작품들이다.. 연주는 스위스 태생의 불란서 오르가니스트인 리오넬 로그가 맡았는데 이 양반 이름은 멜쿠스가 연주했던 비버의 묵주 소나타 음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음반에는 적어도 내가 들어 본 오르간 음악 중에서는 가장 맛이 가게 들은 곡 중의 하나인 북스테후데의 c단조 샤콘느가 들어 있다.. 예전에 이 곡을 듣고서는 정말 머리 속이 하얗게 변하는 것 같은 극도의 정화감에다 먼지 모를 안구에 습기를 동반한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 오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마치 무한한 암흑 속에서 반짝이는 별을 차례 차례 뿌려나가는 그래서리 조금씩 조금씩 빛이 생겨 나는 듯한.. 그치만 그게 그저 단순한 인간의 희망이랄까 하는 감정이나 의지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극한의 아름다움을 이 곡은 들려 준다.. 사실 여기 실린 북스테후데의 오르간 작품들을 듣다 보면 바하의 오르간 작품들과 비교해서 전혀 꿀리지 않는.. 아니 어떤 면에서는 때묻지 않은 더 순수한 그런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듯하다..
아마도 바하가 없었다면 북스테후데는 바로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오르가니스트로 추앙되었을 것이다.. 오르간의 역사를 생각해 볼 때 악기 자체의 개발이나 그 음악에 있어서 17세기와 18세기 초는 기나긴 영광의 시대의 정점이었다.. 분명히 바하는 이러한 오르간이 득세하던 시절에 활동하기는 했지만 그의 작품의 양과 질의 이면에는 이 파이프를 사용하는 악기의 점차적인 쇠락이 감춰져 있다고 한다.. 반면 북스테후데의 시대에는 그가 가장 재능 있는 오르간 음악 작곡가이기도 했지만 단지 그 혼자만이 아니라 이태리.. 스페인.. 영국.. 프랑스와 같이 오르간 음악이 발달했던 나라들을 제외하고도 독일에만 십여명 이상의 중요한 작곡가들이 오르간 음악의 번영을 구가하던 시기였다고 한다..
북스테후데의 오르간은 긴장과 격렬함.. 모호함과 낭만성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해 내고 있다.. 샤콘느나 파사칼리아에서 그의 오르간은 진정한 로망과 확신에 찬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그의 하프시코드 음악이나 칸타타와 비교해 볼 때 그의 오르간 음악은 훨씬 더 독창적이고 한층 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데.. 나중에 쇼팽이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호칭을 얻었듯이 로그는 그의 해설에서 북스테후데야말로 오르간에 있어서 진정한 대가이자 시인이라고 불러 주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쓰고 있다.. 북스테후데의 오르간 사운드는 신랄함과 엄숙함.. 강력함과 투명함.. 신성함과 밝음이 공존하는가 하면 인간의 근본적인 비애감이 느껴지는.. 바하보다는 좀 더 인간의 실제적인 오감에 더 가깝다고 해야 하나.. 머 그런 특징을 나타내는 듯하다.. 좋은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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