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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헨델.. 하프시코드 모음곡..

by rickas 2012. 3. 21.

 


봄이 거의 다 온 것 같다..

일교차가 워낙 커서 아침에 집을 나설때는 꽤나 쌀쌀한 느낌이 드는데.. 낮에 바깥 바람을 잠깐 쐬다 보면 무척이나 따뜻한 것이 이젠 봄이구나 하는 느낌이 지대로 든다.. 오늘 좀 일찍 퇴근하다 보니 여섯시 반인데도 밖이 환한 것이.. 으헐.. 이 시간이 이렇게 환한 시간이었나 하구 시계를 다시 확인까지 했다.. 암튼간에 해의 길이도 길어지고 낮에 상당히 따뜻한 기운도 느껴지고.. 이제 나무들이나 풀들이 때깔만 쪼금씩 보여주기 시작하면 그땐 정말 완연한 봄이 된 것일게다..

지난 주말에는 내가 FM을 하거나 블로그질을 할 때 주로 써 먹던 작은 컴이 완전히 맛탱이가 간 것 같아서 윈도우를 홀라당 밀어 버리구 새로 깔았더니 왠 넘의 드라이버 설치에 윈도우 업데이트가 질알맞게 많은지 저녁 내내 그거 붙잡구 낑낑대다 걍 나가 떨어지구 말았는데.. 그렇게 발광을 떨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넘으 컴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듯.. 이래서 컴은 조립해서 쓰면 귀찮음.. 젊었을 때나 이 짓도 하지 나이를 먹구나니 이젠 걍 대기업꺼 사서 쓰다 문제 생기면 깔끔하게 AS 불러서 이것 좀 봐주셈 하는 것이 속편할 것 같다.. --;


암튼간에 오늘 집에 와서 저녁을 먹구 얼마 전에 사 놓았던 행복중독자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것두 상당히 재미 있을 듯.. 얼마 전에 읽었던 졸라 씨니컬한 내용을 유쾌하게 써 내려갔던.. 긍정의 배신이라는 책과 형님 아우 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좀 더 읽어보면 알 수 있겠쥐.. 하여간.. 책을 좀 읽다 요 며칠 새 LP를 전혀 돌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나서 판을 한 장 꺼내 들었다.. 지난 주말부터 이래저래 바빴던지라 귀찮아서 CD만 짬짬이 틀어댔는데.. 이건 영 맛이 안 난다.. 오늘 첫 번째로 꺼내 들은 판.. 헨델의 쳄발로 모음곡 4곡이 실려 있는 판이다.. 콜린 틸니의 연주..

원래 헨델의 남아 있는 하프시코드 모음곡은 8곡인데 이 판에는 4곡만 실려 있고 나머지 4곡은 다른 판에 실려 있다.. 그래서리 나머지 한 장.. 잃어버린 반쪽을 졸라 구하려고 했는데 그넘으 판을 도대체 구하기가 힘들더라.. 젠장..


헨델이 남긴 처음이자 유일무이한 하프시코드 모음곡이 출판된 1720년은.. 그의 하프시코드 음악에 있어서의 명성이 이미 정점을 치구 있을 때였다.. 그는 프리드리히 빌헬름 자카우 밑에서 공부하던 시절 남부와 중부 독일의 키보드 스탈에 익숙해져 있었고.. 함부르크에서는 북부 독일뿐만 아니라 프랑스와 이태리의 스타일까지 접하게 된다.. 당시 함부르크는 예술을 사랑하는 중산층들로 가득찬 도시였고 독일에서도 하프시코드를 만들어내는 산업의 중심지였다.. 여기서 그는 수많은 키보드 음악들을 작곡했는데 불행히도 지금까지 남아난 넘들이 별루 없고.. 이들 대부분은 부유한 학동들을 위한 교재용 작품이었다.. 1720년 헨델은 이전에 작곡한 곡들과 새로이 작곡한 곡들을 사려깊게 엮어서 8개의 모음곡으로 내놓았는데 얘덜은 18세기의 첫 번째 위대한 하프시코드 작품으로서 대륙과 영국에서 모두 명성을 얻었다.. 헨델의 이 작품은 각 모음곡의 악장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흔치 않은 자유분방함을 보여 준단다.. 머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바하의 영국 모음곡이나 프랑스 모음곡에 비해 먼가 좀 나사가 풀린 듯한 느낌을 주는 선입견이 들기도 하는데.. 그게 듣다 보면 나쁜 쪽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고 좋은 쪽으로 작용한다는 것.. 일단 간혹 가다 바하의 모음곡들에서 느껴지는 답답함이랄까 하는 느낌이 전혀 안 들고 상당히 풀린 편안한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마이너 곡들에서는 간혹 가다 가슴 속을 멍하게 만드는 아름다움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특히나 4번 모음곡의 짧은 알르망드는 졸라 이쁘다.. 으헐.. 인문학의 위기라구 여기저기서 떠들어 대더니.. 역시.. 문제는 문제다.. 그 아름다움을 표현한다는 것이 기껏해야.. 졸라 이쁘다.. 라뉘.. -_-ㅋ 한심한지고..


사족인데.. 이 판은 카트리지 바꿀 때 유용하게 활용하는 판이다.. 머냐면.. 포노앰프 내부의 로딩 값을 맞출 때 카트리지와 정확히 딱 떨어지는 경우가 아닐 때 가장 근접한 값을 찾아야 하는데 이때는 사실 귀로 판별하는 수 밖에 음따.. 그런 경우 가장 자연스러운 소리를 내는 값을 찾아서 세팅할 때 이 판을 사용한다.. 현 소리로는 내 막귀가 이 판의 쳄발로 소리만큼 명쾌하게 그 차이를 잡아내질 못하더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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