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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소르.. 기타 작품집..

by rickas 2012. 3. 11.

 

 

 

일요일 아침은 언제부터인지 식구들 중에서 나부터 먼저 일어나게 된다.. 옛날에는 걍 내쳐 자다가 집사람이 깨우면 그제서야 일어나곤 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아침에 일어나서 조용히 골방으로 찌그러져서 음악을 듣는 습관이 생겨 버렸다.. 이게 아침부터 먼 청승인지 모르겠는데 암튼 요때 음악을 들으면 가장 머릿 속이 깨끗한 상태에서 듣는다는.. 그래서리 훨씬 몸과 마음에 빨리 흡수가 된다는 느낌이 들어서 휴일 아침의 습관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듯하다.. 오늘은 갑자기 기타 소리가 듣고 싶어서 소르의 판을 꺼내 들었다..

 

페르난도 소르의 개성과 그의 작품은 16세기 비우엘라라는 악기로부터 성장한 스페인 기타의 발전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비우엘라는 류트보다는 기타와 더 연관이 깊었고 이후에 가스파 산츠에 의해 정점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발전은 소르와 아구아도에 의해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넘어가게 되었고 이어서 타레가에 의해 현대의 세고비아나 푸욜 같은 기타리스트까지 연결되는 고리가 만들어진다.. 물론 이러한 끊임 없는 발전에는 이태리 작곡가들인 카룰리.. 줄리아니 그리고 파가니니의 업적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소르는 1778년 바르셀로나에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다섯 살부터 기타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러한 관심으로 그의 가족은 그를 당시 카탈루냐에 있는 음악의 중심지였던 몬세르라르 수도원에 보냈고.. 그는 거기서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등을 배웠다.. 1796년 초 첫 번째 오페라인 텔레마코를 바르셀로나에서 상연했고 이듬해에는 이태리에서도 상연이 이루어졌다.. 나폴레옹의 침공은 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전기가 되는데 초장에 그는 스페인 군에 들어가서 대위의 지위에까지 오르게 되지만 나중에는 프랑스의 사상을 흡수하게 되면서 스페인을 떠나 파리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고 유랑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의 족적은 파리를 거쳐 런던.. 프러시아.. 그리고 러시아에까지 이르다가 다시 파리로 돌아와 연주자 겸 교육자로서 생을 마치게 된다.. 그는 점차 사람들로부터 잊혀져 갔고 1839년에 설암으로 말미암아 죽을 때는 졸라 궁핍한 지경이었다고 한다..

 

소르의 작품은 기타의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현재까지도 여전히 사용되는 기타를 위한 화성 이론의 정점에 위치한단다.. 그의 음악은 악기의 테크닉에 관한 중요한 진전을 나타내지만 한편으로는 유럽에서 낭만주의가 유행하기 시작할 무렵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고전적 전통에 미적으로 맥이 닿아 있다고 한다.. 이러한 것은 당시 파리에서 베를리오즈의 음악이 아직 받아들여지기 전 소르를 옹호하고 찬양했던 케루비니 등과도 관련이 있는데 페티스라는 이는 소르를 기타의 베토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판에 실려 있는 곡은 앞면은 주제와 변주로 이루어진 세 곡이고 뒷면에는 소나타 두 곡과 역시 변주곡 한 곡이 실려 있다.. 첫 곡인 판타지아 말보로 주제에 의한 서주와 변주하구 두 번째 곡인 마적 주제의 의한 서주와 변주는 정말 극도로 우아한 리듬과 선율을 들려 주는데 이를 연주한 디에고 블랑코라는 기타리스트가 템포를 무쟈게 잘 잡은 듯하다.. 너무 빠르거나 서두른다는 느낌 없이 모든 음표를 또박또박 짚어 나가는데 순간적인 가속과 감속이 장난 아니다.. 세 번쩨 곡은 판타지아 스코틀랜드 민요 주제에 의한 서주와 변주인데 약간은 무식한.. --; 듯한 주제가 정말 이쁘게 포장이 되어 있다.. 당시에는 이러한 스코틀랜드 민요의 주제가 유럽에 상당히 널리 퍼져 있어서 베토벤이나 하이든 그리고 멘델스존에 이르기까지 이를 활용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 기타리스트는 가장 중요한 국제 기타 콩쿨 중의 하나인 마드리드 퀸 소피아 콩쿨에서 1979년에 우승을 따먹은 경력의 소유자라고 한다..

 

흔하지 않은 BIS의 LP인데 자켓도 그렇고 녹음도 그렇고 졸라 훌륭하다.. 기타 소리가 명징하면서도 적당한 잔향이 잘 잡혀 있어서 소리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상당하다.. 음악과 소리와 껍닥이 잘 조화를 이루는 좋은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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