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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슈베르트.. 피아노 3중주 1번..

by rickas 2012. 2. 8.

 

 

슈베르트를 들으면 마치 옛날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먼가 맘이 편해지면서 느껴지는 푸근한 향수.. 머 그런 것들이 짬뽕이 되어서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왜 그럴까.. 가만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내가 졸라 어렸던 시절.. 클래식 음악이라는 것에서 흘러 나오는 멜로디를 제일 먼저 의식하면서 들었던 것이 슈베르트가 첨이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초딩도 되기 전.. 울집에서 유학가기 전에 머물고 있던 삼촌 방에서 늘상 흘러 나오던 음악.. 첨으로 클래식 음악이 뽑아내는 가락을 똑똑히 기억하게 된 곡.. 슈베르트의 송어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슈베르트를 들으면 마치 고향에 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근데 사실 이것 때문만은 아닌 듯.. 아마도 그의 음악 자체에 잉간의 향수와 같은 감정을 자극하는 에너지 같은 것이 존재하는 것 같기도..

 

어쨌건.. 오늘은 그의 피아노 3중주 1번을 간만에 꺼내 들었다.. 왜 간만이냐면.. 내가 워낙에 게으름이 뻗쳐서리 현재 스코아.. 판을 제대로 정리를 안 해 놓구 여기저기 개차반으로 꽂아 놨는데.. 사실 이게 거실에다 짜 놓은 장을 꽉 채우는 바람에 그리고 그 이후에도 짬짬이 떨거지 판들을 조금씩 사다 보니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거실에서 제대로 소화를 못 시키게 돼서리 여기저기 늘어 놓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이 넘의 판이 어느 구석에 쳐박혀서 먼지만 뒤집어 쓰구 있었다는 것을 마침 오늘 맘 먹구 들을 생각을 하는 바람에 찾아서 듣게 된 것.. 아무래두 조속한 시일 내에 판을 좀 정리를 해야 할 듯.. 이러다가는 어느 판이 어디 박혀 있는지도 모르고 걍 짱 박아 놓게 되는 불상사가 생길지도.. 마치 이렇게 쓰구 보니깐 판이 졸라 많아서 처치 곤란인 듯한 느낌을 주는데.. 그건 전혀 아니고.. 애당초 장을 짤 때 너무 작게 만든데다 이 상태에서 거실에서만 있는 판을 소화하려다보니 공간이 부족하게 되서 그런 것.. 넨장 나두 이 벽면 저 벽면을 꽉 채워서 머가 어디 박혀 있는지 헷갈리는 거라면 좋겠음.. ㅋ

 

오늘도 졸라 춥다.. 집에 오다 분당의 잘 가는 빵집에서 빵을 사려고 잠깐 들렀는데 바람이 쳐 불어대는 것이 아조 사람 환장하게 불어대더라.. 무신 넘으 날씨가 2월에 이 질알인쥐.. 그래서 집에 와서 먼가 포근한 음악을 찾다가 생각나서 듣게 된 곡이다.. 사실 이 곡은 슈베르트의 완숙미가 좔좔 흐르면서도 정확하게 언제 어디서 작곡이 되었는지 불확실한 곡이다.. 아마도 추정으로는 1825년 그문덴에서 작곡이 시작되었고.. 그의 두 번째 피아노 3중주 작곡이 시작된 1827년 11월에 완성된 것으로 보여진단다.. 슈베르트에게 있어서 유년 시절의 곡을 제외하고는 이러한 악기 구성으로 작곡한 곡은 이 곡이 첨인데.. 그는 이 새로운 구성에서 발견한 색채감의 가능성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시적이고 그림같이 생생한 각 악장의 느낌.. 특히 피아노에서 이런 느낌이 두드러지는데.. 그런 것과 슈베르트 특유의 풍부한 멜로디가 얽혀서 이 곡을 무쟈게 대중적으로 사랑받게 만들었다는 듯.. 머 내 생각도 그와 같소.. -_-ㅋ

1악장은 상당히 씩씩하다고 해야 되나 아님 무식하다고 해야 되나.. --; 암튼 시작하면서 바이올린과 첼로에 의해 선언하는 듯한 1주제는 그렇게 시작하는데 곧이어 첼로가 노래하는 2주제로 넘어 오면서 이게 바로 슈베르트가 맞구나 싶은 멜로디의 세례를 들려 준다.. 무엇보담도 2악장 안단테가 백미인데.. 단순한 멜로디이면서도 특히 마치 야상곡 풍의 피아노 전주가 시작되고 곧이어 첼로가 천국같이 긴 졸라 우아한 슈베르트의 매력을 늘어뜨린 담에 이어서 바이올린이 받아서 듀엣을 연주하게 되고.. 담에 또 피아노가 가세하고.. 꼭 꿈결을 헤매는 듯한 그런 몽롱한 느낌의 악장이다.. 3악장 스케르쪼는 상당히 많은 요소가 짬뽕이 되어 있다는데.. 베토벤의 변퇴스런 유머 감각.. --; 왈츠 선율.. 미뉴엣의 스타일과 리듬 등등이 얼버무려져 있다는 듯.. 4악장은 론도인데 이건 마치 쬐끄만 베토벤을 듣는 듯한 느낌.. 상당히 유쾌하고 즐거운 악상으로 시작해서 꽤나 복잡하고 힘찬 전개를 보여줘서 흥미롭다..

 

오늘 들은 판은 오이스트라흐 트리오의 연주.. 예전에 대딩 때 베토벤의 대공을 대학로에서 샀을 때 스턴과 이스토민.. 로즈의 연주를 사려구 했다가 그곳의 누님께서 이 판이 더 죽여주는 판이라고 권해주셔서 샀던 판이 오이스트라흐 트리오가 연주한 판이었는데.. 당시에는 오이스트라흐만 알았지.. 오보린과 크누셰비츠키는 왠 듣보잡.. 했던 무식이 절절 흘렀다는.. --; 머 그런 무식이 흘렀어도..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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