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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쿠프랭.. 모테트..

by rickas 2012. 2. 12.

 

 

예전에 혼자 지방에 내려가 있던 시절에 무쟈게 음악을 많이 들었었는데.. 당시는 정말 이런 저런 새로운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 꽤나 왕성하던 시절이었다.. 특히나 그 당시 고음악 CD들이 음질 좋고 신기한 것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던 시절이어서 마침 내가 폭 빠져 있던 오디오와 음악들하고 딱 맞아 떨어지는 분위기에 편승하다 보니 지금 가지고 있는 소리 좋다는 고음악 CD들 중 상당 수가 그 당시 샀던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많이 남는 CD들이 몇 개 있는데 당시 좀 일찍 퇴근해서 숙소로 돌아 와서는 내 방에서 불을 다 꺼 놓고 구신처럼 앉아서 귀기울이고 듣던.. 마치 순간 속세를 벗어나는 듯한 무쟈게 야릇한 감정을 선사하던 CD가 바로 르네 야콥스가 부르는 쿠프랭의 르송 드 테네브르였다.. 아마도 이 음악을 첨 알게 된 것은 어느 잡지에 쓰여 있는 이순열 슨상님의 구라빨이었던 것 같은데.. --; 머 오밤중에 차 속에서 듣다가 뿅갔대나 어쨌대나.. 머 그런 것이었고.. 그 때 소개한 판은 엠마 커크비였는데 마침 사려고 보니 야콥스 밖에 없어서 그걸로 샀던 것.. 근데 나중에 커크비 것도 구해서 들어 봤는데.. 나으 속된 취향으로는 르네 야콥스가 훨 좋음.. 넨장.. 어쩌다 여기까정 흘러왔냐.. 쿠프랭 얘기를 하다보니 또 삼천포로 찔찔 새구 말았는데.. -_-ㅋ

지금 올리는 판은 쿠프랭의 모테트 여러 곡이 실려 있는 판이다.. 질 팰드먼과 이자벨 플루나르가 소프라노를 맡고 있고 그레고리 라인하르트가 바리톤을 담당한다.. 얍 테르 린덴이 비올.. 모로니가 오르간을 맡았다..

 

쿠프랭은 오르가니스트 가족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부지는 그가 열살 때 죽었는데 당시 그의 직책은 생 제르베 교회의 오르가니스트였다.. 그 자리는 꼬마 쿠프랭이 자라서 물려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비워져 있었다고 한다.. 일종의 가문의 전통이었던 것 같은데 이건 머 뽀글이네두 아니구.. 졸라 세습 체제일세그려.. --; 하여간 쿠프랭은 들라랑드와 토믈랭에게 배웠고 생 제르베 교회의 오르가니스트를 거쳐 1693년 토믈랭이 죽고 난 다음에는 들라랑드의 지원 하에 루이 14세에 의해 왕궁 예배당의 오르가니스트로 임명되었다.. 아마도 그의 모테트 대부분이 쓰여진 것이 이 당시 1690년대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쿠프랭의 교회음악 대부분은 그가 살아 생전 출판되지 못했고 아마도 상당수가 없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출판된 작품 중에는 역시 르송 드 테네브르가 제일 유명하기는 한데 그에 못지 않게 아름다운 소프라노를 위한 모테트들이 좀 있다.. 이 레코드에 실려 있는 곡들 역시 쿠프랭 생전에는 출판되지 않았던 것들이고 베르사유에 보존된 궁정 서기의 필사본에 남아 있던 곡들이다.. 특히 최근에 발견된 두 번째 필사본에는 훨씬 제대로 보존된 많은 곡들이 남아 있었고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곡들도 상당 수 발견되었다.. 이 레코드의 네 곡.. Tantum ergo.. Regina coeli.. Domine salvum.. Lauda Sion은 이렇게 가장 최근에 발견된 작품들이다..

 

쿠프랭은 마니피카트와 같이 전례의 텍스트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작품에서 비전례의 텍스트를 사용하고 있다.. 어떤 것들은 특정한 성인.. 측 바르톨로메오나 아우구스티누스와 같은 성인들의 축일을 위한 것이거나 다른 것들은 특정한 교회 축일을 위한 것들이다.. 이러한 비전례의 텍스트는 작자 미상인데 여기서 나타나는 형상과 언어는 17세기 후반 프랑스의 전형적인 경건함을 보여준다고 한다.. 잼있는건 바르톨로메오를 위한 모테트와 같은 곡에서는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도중에 갑자기.. 아마도 산 채로 가죽이 벗겨졌다는 장면을 보구서는 그런 것일텐데.. 오 ㅅㅂ 이런 잔혹한 광경이라뉘.. 하구서는 냅다 소리를 질러대는 일종의 추임새 역할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다른 곡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고 이는 샤르팡티에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물론 ㅅㅂ이라고 하지는 않았다.. -_-ㅋ 쿠프랭은 다른 성악곡의 위대한 작곡가들과 마찬가지로 그가 사용한 텍스트의 문학적 형태에 무쟈게 예민했다고 한다.. 그는 춤과 연관된 음악 형태를 사용할 때는 시에 담겨 있는 텍스트 부분과 명확하게 연결시키는 섬세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쿠프랭의 천재성은 다양한 요소들을 짬뽕시켜서 풍부한 싱싱함과 종교적 목적 그리고 섬세한 감각을 잘 버무려냈다는데 있단다.. 이 레코드에 실려 있는 곡들로부터 르송 드 테네브르가 태어난 곳이 어디인지 그리고 감춰져 있던 쿠프랭의 진면목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설레발을 떨어 놓았다.. 머 그렇다고 치자..

 

각설하구.. 쿠프랭의 이 판은 졸음을 부르려고 들을 판이 아니고 잠에서 깨어나서 약간 몽롱한 상태에서 들으면 완존 뿅가는 맛을 보여 준다.. --; 각 면의 첫 번째 곡들인 마니피카트와 승리.. 부활한 그리스도에서 이 판에 담겨 있는 곡들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섬세하고 수줍은 그러나 빛나는 아름다움이다.. 마니피카트는 마이너와 메이저를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감정의 기복을 보여 주고 있고.. 부활한 그리스도에서는 기쁨을 노래하고 있는데 소프라노의 음색이 무척이나 곱다.. 샤르팡티에와 같이 종종 화려해지는 그런 맛은 잘 안 보이지만 소박하면서 먼가 안개에 쌓여 있는 듯한 신비감을 불러 일으키는 곡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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