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사랑니가 말썽을 피워서 잠을 설쳐 댔더니 밤마다 일찍 졸려 온다.. 이게 솟아나는 꼬락서니가 마치 내 성질머리처럼 질알맞게 방향이 꼬여 있기 땜에 수술을 해야 한다던데.. 그래서 언제 좀 시간이 널널해지면 하려고 의붓아비 제사 미루듯이 계속 미루어 왔는데.. 넨장.. 갑자기 또 통증이 오길래 그저께 밤인가는 거의 중간에 아파서 잠이 다 깰 정도였다.. 다행히 약을 먹고 이젠 다 가라 앉았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어제도 금요일 밤인데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잠이 일찍 오더라.. 그랬더니 오늘 아침은 일찍 눈이 떠졌다.. 원래 이 정도 시간에 주말에 눈을 뜨면 걍 이불 뒤집어 쓰구 또 자버리는 것이 당연지사였는데.. 오늘은 이빨도 이제는 말짱해진 것 같구.. 그래서 그런지 기분도 괜찮아서 음악이나 들을 생각으로 컴방으로 조용히 기어 들어갔다.. 그래서 아침에 꺼내서 조용히 들은 판.. 줄리아니의 기타 곡들이 실려 있는 판이다.. 페페 로메로가 연주하는데.. 베토벤이 그랬다는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라는 야그를 공감이 가게 만드는 돋는 연주를 들려준다.. 근데 기타 소리를 듣고 있자니 예전 고딩 때 생각이 난다.. 먼 바람이 불었는지 클래식 기타를 배우겠답시구.. 어디서 줏어 보았는지 그게 졸라 뽄때나 보였던 것 같음.. 무작정 백화점에 나가서 기타를 하나 사왔는데.. 그넘의 것을 제대로 배워서 가오 좀 잡아 보려고 학교 근처에 있는 학원을 찾아 갔다.. 근데 갔더니 강사 자슥이 꼭 게이 같은 시키가 하두 거들먹 대길래 에라.. ㅅㅂ 내가 독학을 하구 말지 하구 나와서 진짜루 짬 날 때마다 독학을 해 보려 했는데.. 걍 포기를 하구 말았던 쫌 아픈 기억이 난다.. 하긴 내가 미쳤쥐.. 이걸 무신 재주로 내가 독학을 하겠는가.. 근데 줄리아니는 독학을 했단다.. 킁~ 역시 타구 난 잉간은 다르다.. ㅋ
줄리아니는 이태리 비셀리에에서 태어났는데.. 당대의 가장 유명한 이태리의 기타리스트이자 거의 3백여곡을 작곡한 작곡가이기도 했다.. 그는 어렸을 적에는 첼로를 배웠고.. 6현의 클래식 기타는 독학을 통해 익혔다고 한다.. 이러한 기타는 이태리에서 18세기의 마지막 20여년 무렵부터 대중성을 얻기 시작했단다..
줄리아니는 더 나은 캐리어를 쌓기 위해 1806년부터 비엔나에서 정착했는데 출판업자들과 성공적으로 계약을 맺었고.. 귀족들의 훈장질을 하면서 수많은 콘서트에 참가하는 등.. 상당히 성공적으로 정착을 하게 된다.. 잼있는 것은 그가 1813년에 있었던 베토벤의 교향곡 7번과 웰링턴의 승리 초연에서 오케스트라의 첼로 주자로서 참여하기도 했다는 것.. 1819년 그가 비엔나를 떠날 때까지 세 개의 콘체르토.. 론도.. 춤곡.. 소나타.. 변주곡들을 포함하여 약 백여곡이 출판되었다.. 이태리로 돌아 온 담에는 베니스.. 트리에스테.. 로마를 거쳐 나폴리에 정착하게 된다.. 당시 그의 행적에 관해 여러 확인되지 않은 구라들이 많이 존재하는데.. 그는 알려진 것처럼 독일이나 네덜란드로 여행을 가지도 않았고.. 물론 그가 자기 곡의 프로모션을 위해 그런 여행을 졸라 바라기는 했지만.. 영국으로 가서 당대의 라이벌이었던 스페인 출신의 소르를 만났다는 얘기도 출처가 불분명한 구라일 확률이 높단다.. 그리고 페테르스부르크에서 렬렬한 환영을 받았던 것 역시 그가 아니고 그의 형이었던 오페라 작곡가 니콜라스 줄리아니였다.. 암튼간에 그는 나폴리에서 만년을 보냈는데 그의 마지막 대중 앞에서의 연주는 그가 죽기 8개월 전 그의 16살 짜리 딸 에밀리아와 함께 한 기타 듀엣 프로그램이었단다.. 훔.. 초큼 낭만적이다..
헨델 주제에 의한 6개의 변주곡은 헨델의 하프시코드 모음곡 5번에 나오는 마지막 악장.. 유쾌한 대장장이로 잘 알려져 있는 곡을 가지고 만들었다.. 예전에 집에서 굴러 다니던 그렇고 그런 판 중에 반드시 끼어있던 유쾌한 대장장이가 생각나서 미소짓게 하는 곡이다.. 그가 죽은 담에 출판된 한 악장으로 이루어진 그랑 소나타 에로이카는 이거야말로 기타가 작은 오케스트라가 맞구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천변만화의 소리를 들려준다.. 뒷면에는 나는야 어린 양배추 농사꾼이라네라는 오스트리아 민요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두 곡이 더 실려 있다.. 그 중 La Melanconia 라는 곡은 기타를 위한 감상적 인상이라는 줄리아니의 마지막 음악적 사고의 결집체인 8곡으로 구성된 선집 중 일곱번째 곡이다.. 말 그대로 애수가 묻어 나오는 곡인데.. 무척이나 유려해서 듣고 있자면 머 그리 지지궁상도 아니라서 나름 괜춘하다..
표지의 그림은 장 밥티스트 일레르의 음악 수업이라는 그림이다..기타를 가르치는 것인지.. 아니면 노래를 가르치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노가리를 풀고 있는 중인지.. --; 잘 모르겠는데.. 무척이나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기타에 매여있는 붉은 끈과 학동이 차구 있는 붉은 띠가 인물처럼 대각을 이루어서리 눈을 확 잡아 끌면서도 묘한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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