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가면서 먼가 새로운 것을 듣거나 보거나 해도 그로부터 쩔어주는 감흥이나 느낌을 갖게 되는 경우가 점점 줄어드는 듯하다.. 적어도 예전에 대딩 때를 생각해 보면.. 아니 그 정도까지 안 가더라도 직장 생활 초창기 정도만 했어도.. 어떤 새로운.. 그때까정 들어 보지 못한 음악을 듣고 캐감동을 때리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감동은 개뿔.. -_-ㅋ 그런거 엄따.. 별로 새로운 것을 듣고자 하는 호기심도 많이 줄었고.. 그러다 보니 걍 듣는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들어 왔던 음악이나 작곡가들을 위주로 듣게 되는 것 같고.. 판을 사더라도 듣는 레파토리가 다양해진다는 느낌은 전혀.. 이게 바로 정서가 메말라 가는 현상이 아닐까 싶은데.. 머 알게 머냐..
예전에는 내가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음악을 듣게 되는 경우라는 것이 대개가 FM을 통해서였던 듯 싶다.. 물론 학교에 있던 음악 감상실이나 아니면 학교 앞에 있던 클래식을 틀어 주던 쟝 크리스토프나 바로크 같은 몇몇 까페들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었지만.. 매일매일 노출되던 라디오 방송하고는 경우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고.. 하여간 졸라 국격이 하늘을 찔러 주시는 요즘에도 여전히 클래식 FM은 케비에쑤에서 딱 한 채널만 나오는데.. 그래도 예전에는 엠비씨에서도 클래식 틀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 잉간들 떠드는 소리 듣기 싫어서 라디오를 거의 안 듣다보니.. 그 단 하나의 채널을 예전에 대딩 때는 집에서 꽤나 많이 들었더랬다.. 아마도 그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느 날 주말이었는데.. 그날은 왠일인지 마침 연애질 약속도 없던 날이어서 --;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FM을 틀어 놓고 있었는데 갑자기 귀에 쫄깃하게 와서 붙는 바이올린 협주곡스런 음악이 들려 오던 것.. 도대체 이 넘의 곡이 정체가 멀까.. 하구 내 혼자 상상으로 마구마구 추측을 해 보았는데 전혀 감이 안 잡히던.. 졸라 머찌다고 감탄에 감탄을 하다 나중에 DJ의 안내 멘트를 듣고서야 오호 그러쿤.. 하구 무릎을 쳤던 곡이.. 바로 드보르작의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다.. 당시 틀어 주었던 악장은 3악장이었는데.. 이걸 듣고 아마도 담날인가 바로 드보르작의 바이올린 협주곡 판을 샀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 라이센스로 쉽게 구할 수 있던 판이 아카르도가 연주한 필립스 판이었는데 나중에 수입판으로 이넘저넘 사게 되기 전까지는 아카르도의 연주를 무던히도 들어왔다..
드보르작의 음악은 머 내가 다 들어 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내가 들어 본 곡들에 대한 공통적인 느낌이랄까.. 감정이랄까.. 하는 것은 딴 거 엄따.. 졸라 마초적이라는 것.. 그거 딱 하나다.. --; 이 넘의 음악도 1악장 시작부터 아니 이게 왠 캐후까시냐 싶게 가오를 잡으면서 선이 굵게 시작을 한다.. 이러한 느낌은 심지어 2악장의 졸라 지려버릴 정도로 아름다운 노래에서도 애잔한 센티멘탈이 아니라 먼가 마초적인 센티멘탈의 느낌이 난다는 것.. 걍 내 느낌이다.. ㅋ 특히나 3악장의 중간부에 나오는 민속 춤곡 느낌의 멜로디는 예전에 내가 라디오에서 이거 듣고 뻑이 갔던 부분인데.. 먼가 심지가 굵은 처량함이랄까.. 이게 말이 되나.. --; 빠다칠을 전혀 하지 않은 듯한.. 어케 보면 차이코프스키에서 느껴지는 처량함과는 완전 극단적인 반대편에 있는 듯한.. 하여간 그렇다..
드보르작의 단 하나의 바이올린 협주곡인 이 작품은 1879년 늦여름부터 가을에 이르는 기간 동안에 작곡되었다.. 그의 나이 38살 시절이었는데.. 브람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드보르작은 이 곡의 악보를 요아힘에게 보냈다고 한다.. 요아힘은 악보를 2년 동안 묵혀 두었고 나중에 그가 조언한 부분을 반영하여 출판되었는데.. 결국 곡을 헌정 받은 이 잉간은 지가 초연을 하지 않았고.. 초연은 드보르작의 친구였던 프란츠 온드리첵에 의해 1883년 프라하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 곡은 두 가지 면에서 드보르작의 전형적인 모습을 반영하였다는데.. 하나는 드보르작의 음악적 옹달샘이었던 보헤미아의 토양에 뿌리를 박고 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 구조 자체는 고전적이라는 것이란다.. 사실 형식은 고전적이라고 하는데.. 듣다 보면 베토벤이나 브람스에서 느껴지는 어떤 구조적인 든든함 보다는 걍 꼴리는 대로 휘갈긴 환상곡의 느낌이 훨씬 강하다.. 사실 그 맛에 이 곡을 더 듣는 거 아니겠냐..
올린 판은 파이네만이 바이올린을 맡고.. 막이 지휘하는 체코 필과 협연한 판이다.. 아마도 예전에 회현동인가 나갔다가 무더기 할인 박스에서 판을 고르다 껍닥의 여신삘스런 사진에 혹해서 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 나중에 보니 꽤나 유명한 판이었던.. 그런 사연이 있는 판이다..
전후 바로 직후에는 독일의 전통을 계승할만한 젊은 독일 바이올리니스트가 없었단다.. 그러던 중 1956년 독일 라디오 방송국 국제 음악 콩쿨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등상을 따먹은 센세이션을 일으킨 주인공이 짜잔~ 등장했는데.. 오잉.. 바로 그 분은 수줍어하는 그러나 연주는 노숙한.. 가녀린 외모의 19살 소녀였다.. 그 소녀가 파이네만이었는데.. 메뉴인은 이 소녀의 앞에 놓여 있을 눈부시게 빛나는 성공적인 캐리어를 예언했다고 한다.. 이 예언은 그대로 실현되었고.. 그녀는 과거 요아힘.. 부쉬.. 플레쉬에 의해 대표되는 전통적인 독일 바이올린의 계보를 유지시킨 바이올리니스트로 평가 받는다.. 한편으로는 타고난.. 그녀의 아버지가 마인츠에서 오케스트라의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였다고 함.. 음악적 재능으로 인한 표면적인 비르투오시티가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사려 깊고 명상적인 스타일을 보여 준다는데.. 특히나 바르톡.. 피츠너.. 시벨리우스.. 드보르작의 협주곡에서 보여 주는 정신적 통찰력과 연주 의도의 심오함으로 인해 별시리 유명해졌다고 한다..
머 이 판의 연주를 듣다 보면 사실 그런 심오함이니 어쩌니 하는 것은 나같은 얼뜨기는 잘 모르겠고.. 다만 이 곡의 마초삘을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상당히 그럴 듯하게 표현했다는데 나름대로의 특출난 점이 있는 듯.. 곱상한 느낌이거나 예리하게 날이 선 신경질적인 연주는 아무래도 이 곡하고는 잘 안 어울린다는 생각인데.. 이 연주는 그런 느낌을 잘 비껴가고 있어서 좋다..
밀스타인은 자기가 연주한 판의 뒷 면에 이 곡이 부당하게 허접 취급을 받고 있다며 다른 유명한 곡들에 비해 전혀 꿀릴게 없다고 강변을 했다.. 특히나 로맨틱한 2악장과 눈부신 3악장을 좋아한댄다.. 머 그러시던지.. 근데 우끼는 건.. 이 곡이 1900년대 전에는 그니깐 초연되구 한 이십여년은 무쟈게 파퓰라한 곡이었는데 그 배라먹을 유행의 불가해한 변화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갑자기 그 이후 무시되면서 흔하지 않은 곡이 되어버렸다는 사연을 갖고 있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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