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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비발디.. 이중 협주곡..

by rickas 2012. 1. 3.

 

 

새해 새아침이 밝았다.. 아니지.. 밝은지 벌써 3일이 다 되어 간다.. --; 연말에 심신이 얼추 앵꼬가 난 것 같아 며칠 쉬면서도 쉰 것 같지가 않았는데.. 바로 담 날부터 기어 나갔더니 영 컨디션이 꽝이다.. 한 몇 달 정도 쳐놀면 좀 회복이 될 것 같구만.. 그럴 여유는 엄꾸.. 머 할 수 없다.. 걍 일하는 수 밖에.. ㅜㅡ 어쨌건 아직도 몸과 마음이 상당히 무겁다.. 거기다 생각해 보니 정서적으로도 내가 현재 스코아.. 졸라 불안정한 것 같은 느낌.. 사실 이럴 때는 밖에 개천변을 달리면서 숨이 턱에 차서 쓰러지기 일보직전이 되어야 에너지가 솟아 나는 느낌이 나는데.. 요즘 들어 밖에 나가기가 영.. 추워서 그런지 내키질 않는다.. 그래서 걍 날씨가 좀 풀리면 뛰기로 하고.. 당분간은 걍 음악이나 듣고.. 책이나 읽고.. FM이나 쳐하구.. 머 그 정도로 맘을 다스릴 수 밖에 엄따..

 

사실 새해 첫 날 듣는 음악이.. 그게 머 그리 커다란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는 좀 개구라스럽지만.. 그래도 좀 신경이 안 쓰이는 것이 아닌데.. 이번에는 걍.. 그저.. 오로지.. 졸라 단순히..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을 듣기로 했다.. 그래서 첫 날 제일 먼저 꺼내 들은 판이 지금 올리는 비발디의 더블 콘체르토 6곡이 실려 있는 판이었다.. 내가 비발디를 원체 좋아하는데.. 물론 그의 마이너 협주곡들을 각별히 더 좋아하지만서도.. 그의 메이저 협주곡들도 그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기분 좋게 듣기에 딱 좋다.. 그의 음악은 머 그리 희깐하거나.. 아니면 속세를 벗어난 듯한 경지를 거닌다거나.. 하는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서도.. 그저 그냥 평범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잘난 잉간이 조금은 머찐 음악을 졸라 평범한 잉간들이 기분 좋게 즐기게 해주는 그런 부담 없는 느낌을 전해줘서 좋다.. 그리고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그의 몇몇 작품 속에서는 번득이는 그러면서도 통속적이고 낭만적인 드라마.. 난 이런거 고상하고 논리적인 것으로 야그되는 바하의 작품에서는 못 느낀다.. 하여간.. 이런 것을 느낄 수 있기에 그의 곡들을 좋아할 수 밖에 엄는 것이고.. 그런 드라마를 누구보담도 찐하게 자극적으로 그러나 찬란하게 채색을 해서 오감을 통해 전해지는 것 같은 음악을 들려주는 잉간이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가 아닐까 하구 생각한다.. 근데 지금 올린 판은 걔네덜 연주는 LP가 없으니 당연히 아니고.. 보다 얌전하지만 밋밋하신 마리너와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더 필즈의 연주다..

 

동등한 두 솔로이스트를 위한 이중협주곡에 대한 아이디어는 콘체르토 자체의 역사와 동일할 정도로 오래 되었다.. 초창기 이중협주곡의 형태는 17세기 말엽에 네 파트의 현과 콘티누오를 위한 협주곡 형식으로 쓰여졌다.. 두 대의 솔로 악기를 위한 협주곡의 경우 전통적으로는 세 가지 형태가 있었는데.. 모방대위법의 형태로 두 악기를 결합하는 것이거나.. 세번째나 여섯번째의 마디에 들어가거나.. 아니면 고음과 저음 사이의 하모니를 위한 충진재 역할로 끼어 들거나 하는 식이었다고 한다.. 이들 세 가지 형태는 이중 협주곡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었는데 비발디는 여기다 두 가지의 방식을 더 추가했단다.. 하나는 동시에 두 악기를 울리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나오게 하는 것.. 다른 하나는 한 악기는 멜로디를 노래하고 다른 악기는 정교하면서도 빠른 장식을 연주함으로써 연주자들의 기교를 과시하는 형태였다고 하는데.. 후자의 경우 특히 현악기에 잘 들어 맞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또 하나.. 비발디의 독특한 미덕 중 하나는 이런 이중 협주곡의 경우 종종 솔로 악기를 바꿈으로써 음악이 예측 가능해 짐으로써 따분해지는 것을 방지했다는 것도 있단다..

 

이 레코딩에서는 두 대의 솔로 악기가 무척이나 다양하게 올라온다.. 첫 번째 곡은 두 대의 트럼펫이 등장하는데 축제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기분 좋은 시작을 들려 주고.. 그 담엔 두 대의 혼도 있고.. 두 대의 만돌린.. 두 대의 플룻.. 두 대의 오보에.. 그리고 오보에와 바순.. 이렇게 차례로 등장하는데 특히나 두 대의 혼이 등장하는 곡의 2악장 라르게토는 마치 천상과 같은 평안함을 들려 주는데.. 비발디가 범상한 잉간은 아니었음을 웅변해주는 악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두 대의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은 유일한 마이너 곡인데.. 역시 특유의 신파조 드라마를 --; 들려 주는데 졸라 아름답다..

두 대의 혼을 위한 협주곡을 제외하면 나머지 곡들은 모두 베니스의 여자애덜 고아원에 있는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되었다..  여기는 특히 목관 악기를 비롯해서 만돌린 같이 그리 흔치 않은 현악기에 이르기까지 그 명성이 상당히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 특징이 이 레코딩에 담겨 있는 곡에 그대로 투영된 듯하다..

 

소리는 깔끔하다.. 디지털로 녹음된 LP를 들을 때마다 느끼는건데.. 좀 아쉽다.. LP 시대가 이런 디지털 녹음 시기와 좀 더 병행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어떤 이들은 디지털 녹음된 LP 소리가 개판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던데.. 난 귓구녕이 막귀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디지털 녹음된 판의 소리.. 좋기만 하다..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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