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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쇼팽.. 서주와 화려한 폴로네이즈..

by rickas 2012. 1. 9.

 

 

천성적으로 쇼팽의 음악은 그리 맘에 와 닿지를 않아서 잘 듣지 않는다.. 아마도 내 안에 잠재해 있는 마초끼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째 듣다 보면 좀 찌질대는 것 같기두 하구.. 감정이 과잉이 되다 못해 차고 넘치는 그런 꼬라지를 보여 주는 것 같은.. 그야말로 나만의 졸라 불손한 생각이 들어서리 그렇다.. 어머니는 그의 피아노 소나타를 꽤나 좋아하셔서 가끔 흥얼거리곤 하셨는데.. 난 영 별루.. 머 어려서부터 그런 정형화된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쇼팽은 피아노의 시인이고.. 바하는 음악의 아빠구.. 헨델은 음악의 엄마구.. 그리고 비발디는 음악의 외삼촌이구.. --; 머 기타 등등.. 이런 같잖은 공식화된 얘기를 듣다 보니 아마도 어렸을 적에 거부 반응이 생겼던 듯.. 왜냐면 난 어렸을 때 피아노 학원 다닐 적에 징글맞게 피아노 치기를 싫어했기땜시 피아노 자체가 당시에 졸라 싫었고.. 거기다 시라는 쟝르는 나같은 감수성 헬인 개초딩 한테 먹힐 턱이 있었겠나.. 그래서리 쇼팽을 별루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나 내 기억에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쇼팽에 얽힌 트라우마 한 가지는 그보다 더 나이를 먹어서 생기게 된다.. ㅅㅂ

 

때는 바야흐로 고딩 1학년 때였는데.. 음악 선생이 좀 골때리는 양반이었다.. 노래를 무쟈게 잘 불렀는데 이태리 가곡 같은거 한 곡조 쫙 뽑으면 거 왠만한 성악가 정도는 귀빵맹이 한방 깜.. 구라빨 또한 장난이 아니어서.. 음악 시간만 되면 이 양반 구라 신공에 애색히덜이 넋이 나가 듣곤 했었는데.. 음악이라는 것이 요즘으로 치면 수행 평가 같은 것이 있어서 실기 시험을 보게 되는데.. 그때 플러스 알파 점수를 받는 방법이 있었다.. 머냐면 이 양반이 음악 시간에 졸라 흔해 빠진 클래식 음악이 녹음되어 있는 테이프를 틀어 주곤 그 곡명을 알아 맞히는 문제를 출제하곤 했는데.. 그 때 이걸 맞춰서 싸인을 받아 놓으면 나중에 이걸 실기 시험에서 엄청 플러스시키는 점수로 활용을 할 수 있었던 것.. 근데 사실 시커먼 남자 고딩 새끼덜이 베토벤인지.. 바한지.. 브람슨지.. ㅈㄹ인지.. --; 멀 알겠냐.. 그러다 보니 어쩌다 몇 넘 이외에 대부분은 내가 알아 맞추게 되었고.. 그 점수는 거의 내가 싹쓸이 해서 줏어 먹다시피 하곤 했었다.. 근데 이게 정답을 맞힐때 한 가지 위험이 있는데.. 정답은 음악이 나오면 일단 손을 먼저 들고 선생 있는 교단으로 나가서 귀에다 대고 속삭여서 알아 맞춰야 했다.. 그래야 혹시 틀리더라도 다른 넘들한테 공정한 기회가 가니깐.. 근데 문제는 틀리는 경우.. 이 선생 손바닥이 솥뚜껑 만했는데.. ㅅㅂ 그 손바닥으로 귀싸대기를 정통으로 쳐 맞아야 했던 것.. 지금 생각해보니 좀 변퇴끼 있던 잉간이었던 듯.. -ㅁ-

근데.. 하루는 공교롭게 틀어준 곡이 쇼팽의 폴로네이즈였고.. 아마도 영웅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ㅅㅂ 그걸 듣고는 촉새처럼 까불대구 손 들고 나가서 얘기하군 졸라 귀빵맹이를 쳐 맞았던 것.. ㄴㅁ 군대랑 헷갈렸음.. ㅜㅡ 애새끼덜은 졸라 박수  치구 신난다구 환호하구.. 그래서리 그 이후 더더구나 쇼팽을 싫어하게 되었단 얘기다.. 상넘으 쇼팽.. -_-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걍 쇼팽도 듣는다.. 머 그리 자주 듣는 것은 아니지만서도.. 가끔 생각 나면 일부러 꺼내서 듣기도 하는 것.. 그 중에 한 장이 지금 올리는 음반이다.. 쇼팽의 서주와 화려한 폴로네이즈가 실려 있는 판이다.. 쇼팽의 첼로 소나타와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가 커플링 되어 있는 판.. 연주는 로스트로포비치와 아르헤리치의 조합이다..

마침 옛날 생각이 난 김에 같은 곡은 아니지만서두.. 그의 폴로네이즈가 담겨 있는 곡이 생각나서 들어 보았다.. 이 곡은 작품 번호 3번이니 졸라 초창기 시절 작품인 것 같구.. 아마도 어느 왕자인지 먼지 하는 귀족이 지 딸내미와 자기를 위해.. 즉 지는 첼로.. 딸내미는 피아노.. 머 그렇게 연주하겠답시구 의뢰를 했던 곡이었던 듯.. 출판은 폴로네이즈부터 되었구.. 그 담에 서주 부분이 출판되었다고 한다.. 느리면서 사색적인.. 물론 그의 첼로 소나타의 느린 악장과 같은 초극강의 센티멘털이 있는 것은 아닌.. 서주에 이어 졸라 생기발랄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폴로네이즈가 따라오는 것이 꽤나 멋지다.. 로스트로포비치야 워낙에 연주하는 것이.. 마치 첼로를 떡 주무르듯이 쉽게 쉽게 넘어가는 듯해서.. 오히려 그게 아쉬운 감이 없지 않지만.. 아르헤리치가 야무지면서 똘망똘망한 피아노 소리를 들려 주어서 무척이나 조화가 잘 이루어지는 느낌이다.. 비유가 썩 아름답지는 못하지만.. --; 밥 잘 먹구 기분 좋게 배 뚜드리구 자빠져 있을 때 들음 더욱 더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곡이다..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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