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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로시니.. 현악 소나타..

by rickas 2025. 12. 30.

12월 들어서 좀 시간 여유가 생긴 탓이겠지만 와이프 덕에 간만의 문화 생활을 했다.. 월초에는 임윤찬과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협연 티켓을 구해 왔길래 출장 갔다 돌아오는 뱅기 표의 출발 시간을 좀 앞당겨 들어와서 볼 수 있었고.. 며칠 전에는 제목은 제대로 기억이 안 나는데.. 무슨 인상주의 화가전이던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전시회 티켓을 예매해 놨다길래 개끌리듯 끌려갔었다.. -_-;; 머 둘 다 그리 내키는 음악회나 전시회는 아니었는데.. 듣구 보구 나와서는 나름 만족할 만한 편이었으니 잘 다녀온 셈이었다.. 전시회는 나야 머 인상주의를 그리 좋아라 하는 것도 아닌데다 메트에 전시된 작품들이라 해서 그거 예전에 봤던 건데 머 굳이.. 하는 생각이었는데 보다보니 그래도 피사로나 시슬레의 작품들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더라는.. 음악회는 둘째날 연주 곡목이 첫날보다는 훨씬 맘에 들어서 좋았는데.. 베르디의 운명의 힘 서곡과 브람스의 교향곡 2번.. 그리고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난 라벨의 협주곡은 딱 질색이라 걍 듣는 둥 마는 둥 했지만 베르디나 브람스는 연주 훌륭하더라.. 제일 멋졌던 연주는 앵콜로 들려준 윌리엄 텔 서곡이긴 했지만 말이다.. ㅋ 머 베르디나 로시니야 지네 나라 작곡가니 어련하겠냐만.. 브람스는 어째 좀 안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 정도 수준의 오케스트라에다가 그런 잣대를 들이미는 것도 우끼는 얘기더라는.. 근데 걍 선입견일지 모르겠지만 브람스 치고는 좀 밝은 느낌이 드는 감이 있었는데.. 마침 2번이 그나마 그 양반 교향곡 중에서는 나름 최대한 밝은 곡이다 보니 그런 의미에서는 선곡이 꽤 잘된 셈이 아니었나 싶다.. 어쨌거나 연주력이 장난이 아닌 것이 아 ㅅㅂ 오디오는 걍 꺼지라고.. 소리가 절로 나오는 연주회였다.. 특히나 막판에 연주 다 마치고 그래도 이태리 넘들인데 앵콜로 로시니 서곡 같은거 한 곡 안 뽑아주나 하는 기대를 은근 했는데.. 윌리엄 텔 서곡을 냅다 시작하길래 졸라 깜놀했다는..


로시니 얘기가 나온 김에 오늘 아침에 들었던 판을 한 장 올린다.. 그의 현악 소나타 6곡이 실려 있는 판인데.. 야노스 롤라가 리더인  프란츠 리스트 챔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훙가로톤 레이블로 발매된 음반이다.. 간혹 가다 보면 이 레이블의 판 중에 녹음이 작살인 판들이 보이던데.. 이 판 역시 디지털 녹음에다 소리가 기가 막힌 그런 판이다.. 물론 이 오케스트라의 합주빨이 장난 아닌 탓도 있겠지만 그야말로 한치도 빈틈없는 비단결 같은 현의 소리가 소름 돋게 흘러 나온다.. 특히 루비를 통해 아크에서 흘러나오는 유명한 3번 소나타를 듣고 있노라면 말 그대로 현의 소리가 공중에 떠서 부유하는 듯한.. 마치 예전에 내가 집 앞의 중고 오됴 가게에서 ESL57 을 뻑가서 들을 때의 느낌을 생각나게 해서리 아 ㅅㅂ 언젠가는 글루 가야 하나.. 아니 지금 이 정도면 충분한데 뭔 ESL57 이야.. 하는 갈등을 때리게 만드는 판이기도 하다.. ㅋ


로시니의 현악 소나타는 천재의 초기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로시니가 일반적으로 오페라 작곡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현악 소나타들은 그가 겨우 12살 먹은 꼬꼬마 시절이던 1804년에 작곡되었다.. 이 곡들은 오랫동안 잊혀져 있다가 1954년에야 악보로 처음 인쇄되었다고 하는데.. 모짜르트나 하이든 같은 빈 고전주의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로시니 특유의 이탈리아적 갬성과 선율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라 하겠다.. 이 곡들은 독특한 악기 구성을 갖고 있는데.. 일반적인 현악 4중주와 달리 비올라가 빠지고 그 자리에 더블베이스가 포함된 야릇한 구성이다.. 머 이유는 당시 로시니의 칭구이자 후원자였던 아고스티노 트리오시라는 뛰어난 더블베이스 연주자가 있었기 때문에 그를 위해 맞춤형으로 쓴 곡이라는 것이다.. 이 곡들은 명확하고 첫 귀에도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악장 형식, 선율의 자연스러운 전개, 프레이즈에서 비롯된 웅장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정교한 화성법과 흥미로운 조바꿈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높은 수준의 기술적 숙련도와 매력적인 음악적 재료 사이에서 느껴지는 젊은 열정과 대담함은 이 곡에서 간과할 수 없는 요소라 하겠다.. 이 작품들에서는 어린 아이 특유의 자연스러움에서 오는 일종의 소박한 우아함이 느껴질 뿐 비극적인 요소나 갈등, 고통 등의 심오한 정서나 요소들은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사실 열 두살 애새끼가 뭘 알겠냐.. 대신 거기에는 삶의 기쁨과 자유로움이 넘쳐 흐르며 모든 것이 로시니 자신이 말했듯 "아무런 지루함이 없이" 쓰여 있다 하겠다..


연결시키는 링크의 연주는 3번 소나타인데.. 솔 가베타가 2006년 설립한 영 아티스트 중심의 실내악 축제인 솔스버그 페스티벌  2017년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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