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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1번..

by rickas 2024. 12. 1.

지난 주 중에 눈이 무쟈게 내리길래 이제 완연한 겨울인가 했더니 염병 아직 11월이더라.. -_-;; 단풍이 잔뜩 들어 있는 나뭇잎들이 아직 제대로 떨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눈 폭탄을 뒤집어쓴 광경이 살풋 괴랄하게까지 느껴지는 모습이었는데.. 뭔 넘으 첫 눈이 일케 지랄맞게 오는지 원.. 하긴 머 요즘 오만 잡것들이 전부 다 지랄염병질을 떨어대니 날씨라구 예외가 있겠냐 싶기두 하다.. ㅋ 울 아파트 앞에는 나무 한 그루가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자빠라져 있더라.. 헐~ 암튼 사무실에서 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보니 졸라 간지나는 운치를 느끼는 것은 잠시 잠깐이고.. 하 ㅅㅂ 퇴근할 때 차를 갖구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현실적인 갈등을 쭉 때리게 되더라는.. 머 나는 예로부터 눈이 쏟아지면 운전하는 잉간들이 길바닥에 현저히 줄어드는 고로 오히려 좋아.. 라는 심정으로 항상 차를 끌구 다녔더랬는데.. 그것두 젊었던 시절 얘기이고.. 요즘은 그 정도로 눈 폭탄이 쏟아지면 나두 살짝은 쫄리는 맘이 드는 것두 사실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를 끌구 나가긴 하지만 말이다.. ㅋ 수욜이던가 사무실에서 점심 시간에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계속 보면서 무슨 음악이 좋을까를 졸라 고민하다 골라서 들었던 음악이 생각 나길래 오늘 새벽에 꺼내 들었던 판을 올려 본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21번인데.. 사무실에서는 타이달에 올라와 있는 켐프 영감님의 연주를 들었고.. 오늘 집에서는 내가 무척이나 좋아라 하는 할머니.. 마리아 조앙 피레스의 소시적 연주가 실려 있는 에라토 판으로 들었다.. 이 할매의 연주에 뻑이 갔던 것은 예전에 그녀가 연주하는 모짜르트의 소나타 판을 듣고나서였는데.. 글구 보니 그 판을 내가 졸라 애정하는데도 불구하고 내 기억이 맞다면 여태 포스팅을 안 한듯.. 뭔 씨잘데 없는 판들만 올리구 있었는지 원.. 암튼 그 투명하고 우아하면서도 억지로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 그치만 속으로는 강단이 있는 듯한 그녀의 연주는 나으 취향에 딱 들어맞았고.. 한동안 그녀가 연주하는 모짜르트에 폭 빠졌던 기억이 있다.. 오늘 올리는 슈베르트의 21번 소나타 역시 그런 느낌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 이는 예전에 포스팅 했던 짐머만의 연주랑 비교해 보면 피레스 할매의 연주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하겠다.. 졸라 1인 구연동화 같은 쥐어짜낸 듯한 인공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저 물 흘러가는 듯한 자연스러운 서정성은 이 할매의 연주를 각별히 돋보이게 하는 특징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 연주는 이 할매의 소시적 연주라 자꾸 할매라고 하기에는 좀 어폐가 있다는.. -_-ㅋ 다만 이게 녹음 탓인 것 같은데.. 모짜르트의 소나타가 음색이 좀 더 똘망똘망 하고.. 이 슈베르트의 소나타는 그보다는 따뜻하고 동글동글한 음색을 들려줘서 오히려 곡의 성격에 더 맞는게 아닐까 싶다는.. 85년 디지털 녹음인데 대이터를 보다 보니 사운드 엔지니어가 욜란타 스쿠라.. 이 양반의 오푸스 111 시절 녹음을 생각해 보면 어째 좀 의외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슈베르트의 마지막 3곡의 피아노 소나타였던 C단조, A장조, B플랫 장조는 1828년 9월 그의 형이었던 페르디난트의 집에서 완성되었는데.. 당시 슈베르트는 의도적으로 이 작품들을 베토벤의 작품들과 비벼 볼 심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물론 다르게 생각하면 베토벤이 18개월 전에 세상을 졸했기 때문에 단순히 베토벤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함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슈베르트는 베토벤에 대한 존경심이 넘나두 커서리 한번도 그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하지만 B플랫 장조의 마지막 21번 소나타는 슈베르트의 스타일에 특징적인 멜로디의 폭발이 넘쳐나는데.. 이는 소위 가곡에 대한 그의 천재성으로부터 자연스럽게 터져 나온 결과라 하겠다.. 슈베르트의 작품 보급에 크게 기여했던 슈만은 이 소나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고 한다.. "나는 슈베르트의 이 소나타가 이전에 그가 작곡했던 소나타들과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특히 창작의 단순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 있고.. 그가 보통 추구하던 참신한 화려함 같은 것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듯하고.. 선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느낌을 준다.." 머 나는 잘 모르겠지만 슈만 정도 되는 짬을 가진 양반이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_-;; 곡은 전반적으로 위안과 불안 그리고 희망과 고통 등의 상반되는 개념들이 짬뽕이 되어서 그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치만 결국 느껴지는 감정은 고독과 슬픔이다.. 현시창이라는거지.. ㅋ 피레스 할매는 이걸 조미료 팍팍 뿌려서 억지로 맛을 보여주려는 오바질을 안해서 부담이 없다.. 특히 2악장은 그러한 모순되는 감정이 잘 드러나는데.. 고통이 점철되는 속에서도 숭고하고 친밀해 보이는 몇 마디의 위안과도 같은 신성한 서정성은 이 악장을 피아노를 위해 쓰여진 가장 아름다운 악보 중의 하나로 만들어준다고 껍닥 뒷 면의 해설은 설레발을 떨고 있다.. 머 이것도 그렇다고 치자.. -_-ㅋ 피날레는 슈베르트가 특히 높게 평가했다는 베토벤의 현악 4중주 13번.. 이 곡 역시 B플랫 장조이다.. 이 곡의 피날레를 연상시킨다고 하는데 머 굳이 연결시켜 주자고 맘 먹으면 그런 느낌이 안 드는 것도 아니다.. ㅋ 이 판의 해설에는 베토벤이 피아노의 거인이었다면 시인은 슈베르트였다고 하는데.. 시인은 쇼팽이 아니었나.. 나같은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잉간은 음악의 아빠, 음악의 엄마 등등을 넘어서 피아노의 시인은 누구라고 딱 정해져 있는대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ㅋ

연결시키는 링크는 쉬프 영감님의 연주를 걸어 놓는다.. 유튭을 찾아 보니 맨 위에 첫 빠따로 뜨길래 더 찾아 보기두 귀찮구 해서 걍 걸어 놓았는데.. 역시 이 영감님의 연주도 느긋하면서 오바질이 없어서 좋다.. 그나저나 이 곡은 진짜 눈 올 때 듣고 있자니 졸라 현세를 떠나서리 이세계를 왔다리 갔다리 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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