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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지난 겨울 짧은 여행..

by rickas 2023. 4. 1.

이제 벌써 3월도 지나갔고.. 그러니 요즘 날씨 꼬라지로 보건대 금방 여름으로 점프를 할 것 같다만.. 더 늦기 전에 지난 겨울에 짧은 여행 차 들렀던 곳인 군산의 흔적을 남긴다.. 사실 군산이라는데는 대학교 때 친구 아버님이 그 곳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계셨던 고로 공장 견학 시켜 주신다고 해서 놀러 갔던 기억이 전부인데.. 지난 연말에 하도 골치 아프고 진이 빠지는 일들이 좀 있어서 정신적으로 지친 김에 와이프가 어디 가까운데서 기분 전환이나 하라고 하길래 우연히 목적지로 정하고 바람 쐬러 다녀온 곳이다.. 그럼 왜 군산이었냐.. 하면 어디서 보니 군산이라는 동네가 꽤나 옛날 정서를 느낄 수 있는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는 도시라고 해서 걍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결정하고 와이프랑 다녀오게 된 것인데.. 마침 우리가 내려갔던 12월 마지막 주의 전 주에 눈이 엄청 왔었더라.. 근데 그 동네는 눈이 별로 안 오다 보니 제설 작업이라는 것이 전혀 되어 있지를 않았고.. 덕분에 길바닥에 눈이 장난 아니게 그대로 쌓여 있어서 걸어서 돌아 다니는데 꽤나 애를 먹었다는.. 그치만 그건 그 나름대로 운치도 있고 좋긴 하더라.. 원래 나는 여행이 아무리 짧게 다녀오는 일정이라고 하더라도 계획을 하나하나 시간대별로 세우고 움직이는게 걍 디폴트였는데.. 이번 일정은 그런거 없이 걍 와이프가 어디어디 가자고 하는데만 찍어서 시간표 없이 움직이기로 했었다.. 그랬더니 머 그것도 나름대로 맘이 느긋해지면서 뭔가에 쫒기듯이 부지런히 다니지 않아도 되니 개편안.. 일케 다니는 방법두 있구나 싶긴 했는데 사실 그리 내 성정에 맞는 방식은 아닌 듯하다..


어쨌거나 내려가기 전에 대충 찍어둔 곳을 훑어 보니 나름 기대도 되고 그러더라.. 도착해서 보니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게 시내가 마치 서울의 80년대를 보는 것 같아서 뭔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그런 느낌.. 글구 여기저기 남아 있는 나름 보존이 잘 되어 있는 적산가옥들로 인해 마치 일본의 어딘가에 와 있는 듯한 이국적인 느낌까지 들어서리 뭔가 시공간적으로 엉뚱한 곳에 와 있는 듯한 이상한 기분이 생기기도 하더라.. 일부러 옛날 쌍팔년도에나 쓰던 다양한 잡동사니들을 모아 놓고 팔아서리 구경할 수 있어서 신기했고.. 유엔 팔각성냥에 딱지에 뱀주사위 놀이판이라.. 이런 것들이 아직도 유통이 되고 있다는건지 신통방통.. 머 근데 그런 신기하고 살짝은 들뜬 듯 했던 그런 기분은 그 동네 박물관들을 다니면서 기분이 점점 더 다운되더라는.. 내가 여행 다닐 때 반드시 하는 짓 중에 하나가 그 동네 박물관 탈탈 털어 보는 것인데 이 동네 박물관이 대개가 근대 역사와 관련된 박물관이다 보니 당근 빠따로 유쾌한 기분이 들 수가 없었다.. 왜넘 새끼들이 왜정 시절에 쌀을 쪽쪽 빨아가는 창구로 쓰던 곳이 군산이라 거기에는 그와 관련된 얘기나 장소 그리고 건물들이 산지사방에 널려 있었고.. 이런걸 천천히 보고 있자니 그리 좋은 기분이 들리가 있겠냐.. 물론 왜넘 새끼들 덕에 당시에 이런저런 인프라도 깔리구 그러면서 존나 미개하던 조선이 근대화 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씹새끼들도 있지만 니미 왜넘들이 졸라 유니세프냐.. 그게  다 식민지에서 쪽쪽 빨아 갈려니깐 그런 것들이 필요했던거지.. 암튼 머 그건 그거구 난 머리나 식히고 기분이나 좀 전환하려구 간 것이니 웬만큼 의미 있는 건물이나 장소는 대충 다 훑어 보았고.. 결정적으로 기분을 반전시켜 준 것은 역시나 먹는 것이었다는.. ㅋ 동네 유명하다는 곳은 골라서 다녀 봤는데 머 다른 것 보담도 한일옥 소고기 무국과 이성당 빵 먹었더니 언제 기분이 다운 되었었냐는 듯이 기분이 말끔히 좋아지는 마력을 발휘라더라.. 특히나 이성당 빵은 예전에 와이프가 잠실 롯데였나 거기서 사왔던 것과는 본토 오리지날이라 그런지 사뭇 맛이 다른 느낌이어서 거기서 머무는 2박 3일 동안 저녁을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밤마다 사와서 계속 줏어 먹었다는..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갔던 때가 마침 비수기라 상당히 편하게 빵을 살 수 있었는데 보통 때는 이집 빵을 사느라고 줄을 한참 서 있어야 한다더라.. 만약 우리가 갔을 때 그랬음 난 아마 기다리기 싫어서 걍 건너 뛰었을 듯.. 암튼 대충 기억에 남는 장소의 사진들을 올린다.. 근대건축관에 초원 사진관, 나으 사랑 한일옥, ㅋ 이영춘 가옥, 철길 마을이던가 하고.. 근대미술관, 신흥동 일본식 가옥, 동국사, 미즈카페, 옛 군산세관 머 그런 곳들이다.. 각 장소에 얽힌 이런저런 얘기들이 있던데 졸라 귀찮아서리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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