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블로그질.. 사실 그동안 음악을 들을 만한 정신적인 그리고 신체적인 여유가 없었다.. 물론 컴에다 블로그질 한다구 키보드 두드릴 그럴만한 시간도 없었고.. 이러면 뭔가 졸라 바쁜 일때문에 암것두 못할 만한 사연이 있었나보다라고 착각하기 십상이지만.. 사실은 3월 초에 나름대로 큰 수술을 받아서 그거 회복하느라 음악이구 질알이구 별루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내가 알구보니 대동맥 판막이 기형이라는 졸라 골때리는 진단을 벌써 7~8년 전쯤에 받았었는데.. 머 그렇다고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남들보다 더 잘 뛰고 잘 걸었으니 딱히 무슨 조치를 취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다만 계속 모니터링을 하면서 수술은 가능한 한 더 나이 먹어서 하는 것으로 미루고 있었는데.. 한 1년 전쯤부터 이게 상태가 영 메롱이 되더니 이제는 더 이상 수술을 미룰 수가 없겠다는 상황이 되구 말았던 것.. 머 그래서 깔끔하게 인공 판막으로 교체하면 되겠거니 하고 수술을 받았는데.. 목요일에 수술 받고 그 다음 주 화요일에 퇴원했으니 병원에서도 놀랄 정도의 회복 속도라는 얘기를 들었고.. 그래서리 역시 나는 금강불괴에 가까운갑다.. 하구 나름대로 착각을 했었는데 웬걸.. 첫 끝발이 개끝발인지.. 아니면 주둥이 털면 필망이라서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그 이후에 맥박수가 쳐올라가는 바람에 응급실을 통해 재입원하구.. 퇴원한 담에도 일주일인가 있다가 또 그 질알을 해서 다시 응급실 신세.. 완전 무슨 단기 신뢰성만 보구 내보낸 제품이 장기 신뢰성 문제로 필드에서 불량 나듯이 졸라 개고생을 하는 바람에 3월 네째 주 정도나 되어서야 그럭저럭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문제는 첨에 퇴원하구 바로 재활했으면 한결 나았겠지만 그 이후에 우여곡절 때문에 제대로 운동도 못하구 그랬더니 완전 저질 체력으로 탈바꿈 해서리 이거 회복하려면 시간 좀 걸릴 듯하다..
사실 수술 전에 내 주변에서는 그래도 심장 수술이니 나름 긴장도 하고 그러는 분위기였는데.. 나만 무사태평이었더라.. ㅋ 하긴 입원해서 병실 창 밖으로 내가 싸돌아 다녔던 학생회관과 중도가 보이구 저 멀리 이학관 뚜껑에다 인문관이던가 종합관이던가 머 그런 건물들이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기분이 좀 묘해지긴 하더라.. 내가 ㅅㅂ 이제 늙어서 일케 병원에 누워있을 줄 당시 싸돌아 다니던 시절에야 상상도 못했을텐데 말이다.. ㅋ 암튼 수술 당일 아침에도 머 별 생각 없었는데 그래도 음악을 틀어 놓음 좀 더 기분이 괜찮아질 것 같아서 핸폰으로 타이달을 뒤지다 피레스가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21번을 들었더니 더 아무 생각이 없어지더라.. -_-;; 어쨌거나 그래도 제일 귀에 쏙쏙 박혀서 뭔가 나를 안심시켜 주는 듯했던 그런 음악이라 아직도 당시의 그 기분이 기억에 남는다..
또 다른 기억 하나는 수술 후 병실로 와서 제일 고역 중의 하나가 졸라 맛없는 환자식이었는데.. 와이프가 떡볶이를 사와서 그걸 먹는 순간 졸라 온 몸이 완전히 회복이 되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더라.. ㅋ 사실 제일 먹구 싶었던 것은 크루아상과 커피였는데 병원 내 빵집 크루아상은 기대와는 달리 좀 꽝이어서 실망을 하고 있던 차에 떡볶이를 먹었더니 이건 뭐 완전 신세계가 열리는 느낌.. 암튼 여태 내 인생에서 먹었던 떡볶이 중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떡볶이가 이때의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 이후에 집에 와서도 두어번 먹었는데 역시 당시의 그런 느낌은 안 나오더라..
그리고 퇴원해서 집에 돌아와서 간만에 오디오를 보니 음악을 듣고 싶다는 생각은 개뿔.. 내가 그동안 이게 무슨 헛지랄을 한건가 싶은 생각이 오히려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더라.. 하긴 뭐든지 건강할 때나 의미가 있는거지 억만금을 쳐갖구 있어도 오늘 내일 할 정도로 골골하다면 뭔 의미가 있겠냐.. 암튼 그래서 오디오구 질알이구 만사가 다 귀찮아졌는데 그러던 어느 날 그래도 음악은 좀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리 정말로 간만에 앰프에 전기밥을 먹이고는 음악을 틀었다.. 물론 모든게 귀찮아서 LP고 CD고 다 개나 줘버리라 하구.. 타이달을 틀었는데 무엇부터 들을까 하다가 무심결에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전주곡을 틀었다.. 음악이 흘러나와 내 귓구녕에 박히던 그 순간의 느낌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렇지.. ㅅㅂ 이래서 음악을 듣는거지.. 라구 혼자말을 지껄였던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이라는게 졸라 간사한게 병원에 있을 때도 걍 핸폰의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틀어 놓구는 있었는데 사실 그때는 뭐 별루 귀에 들어오지두 않구 그래서 신경도 안 썼는데.. 몸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구 덩달아서 심적인 여유도 좀 생기구 하다보니 다시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꼬라지가 나오더라.. 개가 똥을 끊지.. ㅋ 근데 아직까지도 LP나 CD는 손이 안 가구 그저 스트리밍으로 들을 뿐이다.. 아직까지는 체력이 딸려서 그런지 귀차니즘이 심한데.. 이게 어떻게 생각해 보면 내가 늙어서 기력이 조또 없을 때 과연 LP를 고르고 꺼내서 올려놓구 먼지를 닦구 카트리지를 그 위에다 조심스레 내려놓구 하는 일련의 질알들을 귀찮아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때는 오히려 스트리밍으로 다 때우게 될 것 같은 예상이 당연히 되더라는 것.. 그럼 지금까지 모아 왔던 LP들은 뭔 소용이 있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졸라 심오한 생각까지 발전을 했는데.. ㅋ 근데 그것도 잠깐이구 컨디션이 완전 회복되면 아마도 그런 생각은 까맣게 잊어먹구 어디 괜찮은 판 없나 하구 또 사이트를 시간 날 때 뒤져보는 질알을 할게 분명하다.. -_-;;
암튼간에 이번 이벤트를 통해 가장 기억에 남고 나한테 나름 큰 위안을 주었던 세 가지를 나름 기억나는 대로 지껄여 보았는데.. 그냥 가기 뭐하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영상을 하나 걸어 놓는다.. 원래 오페라의 배경은 시칠리아이건만 이 영상의 배경은 토스카나인 듯.. 뭐 아무려면 어떠냐.. 음악이 좋고 토스카나의 풍광이 좋으니 걍 아무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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