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먹다 보니 걸핏하면 예전에는 이랬는데.. 저랬는데.. 하는 일종의 좋게 말하면 기억이고.. 좀 드럽게 말하자면 꼰대 타령이 나오기 마련인데.. 하여간에 세월의 흐름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공평하듯이 나 역시 조낸 꼰대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요즘 들어 부쩍 그런 얘기를 하게 되는 주제는 바로 날씨다.. 몇 년 전부터인지 완전 아열대 기후로 바뀌어 버린 것처럼 요맘 때면 날씨가 질알맞게 변화무쌍 해지더니만.. 이제는 여름에 해가 쨍쨍하면서 뭉개구름이 높게 피어 오르던 그런 옛날에 여름의 전형적인 날씨는 기억 속으로 사라져 버린 듯하다.. 해는 거의 안 비치면서 항시 우중충하고.. 습도는 조낸 높은 아주 그냥 한마디로 말하자면 질알같은 날씨가.. -_-;; 연속으로 이어지구 있는 중이다.. 졸라 바쁘게 살다 보면 날씨가 질알 맞건 곰살 맞건 걍 신경 쓸 새두 엄씨 지나가게 마련이건만.. 요 며칠 알량하나마 휴가랍시구 좀 한량질을 하느라 시간이 널럴하다 보니 이넘으 날씨가 아주 사람 돌아버리게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 중인 것처럼 느껴지더라.. 이럴 때는 그저 에어컨 빠방하게 틀어 놓구 쳐박혀서 만화삼매경.. 원래 계획은 독서삼매경이었음.. -_-;; 에 빠져야 하는데 밖에 날씨가 이 지랄이다보니 걍 몸과 맘이 축축 쳐지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진도가 안 나간다.. 암튼간에 그런 김에 지난 주말에 들었던 판 중에서 두 번째로 올려 놓았던 판이나 포스팅 할련다.. 베토벤의 초기작 중 그의 포텐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곡 중의 하나.. 그의 첼로 소나타 2번이다.. 그 날 들었던 판은 걍 흔해 빠진 연주인 로스트로포비치와 리히터의 연주가 실린 필립스 판이다..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는 꼴랑 다섯 곡이 전부인데.. 사실 꼴랑이라는 말을 하기는 좀 그런 것이 첼로 소나타를 주구장창 써댔던 작곡가는 별루 없었던 관계로.. 물론 비발디 같은 양반은 워낙에 다른 시대이니만큼 예외로 하구.. 그리 적은 수의 곡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 하여간.. 베토벤이 남긴 다섯 곡의 첼로 소나타는 각각 조성이 다른데다가 그 시기 역시 초창기와 중기.. 그리고 살짝 말년으로 접어들던 시기로 나뉘어진다.. 즉.. 1번과 2번이 1796년.. 그니깐 그의 나이 26세 때 작곡되었고.. 3번은 38세였던 1807년.. 그리고 4번과 5번이 45세 때 작곡되었으니 남겨진 곡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지만 베토벤의 생애에 있어서 상당히 넓은 기간에 분포되어 있는 셈이 되겠다.. 머 말할 것도 엄씨 3번서부터는 베토벤의 극강의 포스가 느껴지는 후까시를 느낄 수 있지만.. -_-ㅋ 오늘 올리는 초기 작품인 2번 역시 이 양반이 그러한 포스를 터뜨리기 위한 포텐을 나름 내부에서 숙성을 시키고 있는 듯한 그런 냄새를 물씬 풍긴다.. 알려져 있다시피 1번과 2번 두 곡은 베토벤이 베를린에 있던 시절 프로이센의 왕이었던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와의 인연으로 작곡되어서 그에게 헌정되었다.. 이 양반은 바하가 음악의 헌정을 써서 바치기두 했던 프리드리히 대제의 조카였는데 이 양반 역시 꽤나 음악 애호가였고.. 본인 자신이 아마추어 첼리스트이자 플룻 연주자 겸 작곡가로서도 활동을 했다고 한다.. 베토벤 역시 첼로에 상당한 관심이 있었고.. 실제로 그의 독일 친구들 중에는 첼로 연주자들이 꽤 있었다고 하는데.. 특히 비엔나 시절에는 그의 절친이었단 첼리스트 베른하르트 론베르크를 위한 첼로 연주회에서 자신의 곡을 발표하는 등 첼로에 대한 관심을 나름 기울여 왔단다.. 암튼 그런 결실로 나타난 것이 그의 첼로 소나타 다섯 곡일텐데.. 오늘 올리는 2번은 비단 첼로 소나타 뿐만이 아니라 베토벤이라는 작곡가가 앞으로 어떠한 위대함을 나타낼지.. 그리고 그의 작품들은 어느 정도의 높이까지 정신적인 고양을 끌어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 예언을 하는 듯한 그런 곡이라 생각된다.. 특히나 1악장의 서주에서 나오는 장대한 아다지오는 장차 베토벤이 이루어 나갈 음악적 성취에 있어서 그 특유의 후까시를 예언하는 듯하다.. -_-ㅋ 이는 1번과는 사뭇 그 깊이에 있어서 다른 느낌인데 아마도 조성의 영향도 있는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조낸 베토벤 특유의 안정적이지 못한.. 먼가 불안스런 침묵을 거쳐서 이어지는 장쾌한 알레그로는 베토벤이 아니면 누가 이런 곡을 쓰겠는가 하는 그의 정체성을 여실히 드러내 주는 순간이라 하겠다.. 이 곡은 두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2악장은 1악장과는 달리 분위기가 상당히 바뀌어져서 기교적이면서 활달한 론도가 이어진다.. 여기서 먼가 위화감이 살짝 드는데.. 아마도 그것은 1악장 이후에 2악장으로 넘어올 때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 좀 덜해서인게 아닐까 싶은데.. 머 이는 그의 초창기 작품이다 보니 걍 이해해 주고 넘어가도 될 듯하다.. 하긴 나같은 주제가 또 이해를 못하면 우짜겠냐만 말이다.. ㅋ
연결시키는 링크는 옛날 젊었던 시절 상당히 촉망 받았다던 영국의 첼리스트 로버트 코헨의 연주.. 아다지오 부분이 무쟈게 시적인 연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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