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맘이 허전해지고 꿀꿀해지고 하면 먼가 익숙하고 낮익은 것들을 찾게 마련이다.. 음악도 예외는 아니어서 요즘같이 날씨도 썰렁하고.. 특히나 오늘 저녁처럼 을씨년스런데다.. 이래저래 골이 아픈 와중에는 딱히 계절이 선사해주는 알흠다움을 느끼기두 전에 홀라당 좋은 시절이 가버렸음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되는데.. 이런 허전한 생각이 들 때 낮익은 얼굴들이.. 물론 그렇다구 내가 이 양반들과 일면식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_-;; 그저 이름만 들어도 푸근해지는 그런 양반들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면 다운되었던 기분이 살짝은 좋아짐을 느끼게 된다.. 그럼 그런 연주자들이 누구냐.. 바로 이 판에서 연주하는 세 사람인데.. 프란체스카티와 푸르니에.. 그리고 발터 형님 되시겠다.. 사실 이들은 나름 잘나신 분들이긴 하지만.. 뭇사람들이 종종 하는 짓거리인 이들을 추종하고 따르는 일종의 열광적인 질알병에서는 한걸음 물러나 있는 그런 양반들이라.. 어쩐지 친숙한 느낌이 들기도 하거니와 이 셋을 아우르는 먼가의 공통점이 있다는 내 꼴리는 대로의 생각이 들어서리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머냐면.. 바로 따스함인데.. 이런 계절에 느끼고 싶은 그런 따스함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세 양반이 어우러져서 연주하는 곡은 마침 이런 계절이 되면 으레 떠올리게 되는 브람스.. 그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협주곡이다..
브람스는 산을 조낸 좋아해서리 1886년에는 스위스의 툰이라는 마을에서 여름 몇 개월을 보낸 적이 있었다.. 브람스는 이 곳 베른 알프스의 고산준령으로부터 영감을 받아서 A장조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 다시 툰을 방문하게 되는데 이때의 결과물이 바로 브람스의 마지막 관현악 작품인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협주곡이 되겠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당시 브람스는 졸라 총각이었던 주제에 남의 결혼 생활에 대해 머 쥐뿔이나 안답시구.. -_-;; 그의 절친이었던 바이올리니스트 요아힘의 이혼 문제에서 그의 마누라 편을 드는 바람에 둘 사이의 관계가 틀어진 적이 있었다.. 이 일로 인해 요아힘은 조낸 크게 상처를 받았고 비록 브람스의 음악에 대해 배척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 믿을 수 엄는 싹아지 엄는 칭구와는 절연을 해버리기에 이르게 된다.. 브람스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데 대한 자신의 책임을 잘 알고 있었고.. 이를 고쳐 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 바로 이 협주곡에 투영되어서 나타나게 된다.. 사실 브람스의 생긴 면면을 뜯어 보면 어디 하나 상냥하다거나.. 친절하다거나.. 그런 것들하구는 완전 담을 쌓은 듯한 꼬라지를 보여 주시는 고로.. -_-;; 말로 때우는 사과에는 전혀 익숙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월에 브람스는 졸라 허접하고 서투른 카드를 요아힘에게 써서 보냈고 이를 요아힘이 받아들여 클라라 슈만의 집에서 만나 이 곡을 초연하게 된다.. 즉, 요아힘이 바이올린을, 하우스만이라는 양반이 첼로를, 브람스가 피아노를 맡아 개인적인 연주회를 가진 것이다.. 여기서 클라라는 이 곡을 요아힘과 브람스가 다시금 서로 말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화해의 협주곡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사실 그런 느낌은 다소 닥살스런 느낌이 뭍어나는 2악장이나 되어서야 들기 시작하고 1악장은 여전히 브람스 특유의 무뚝뚝함과 까칠함.. 거기다 더해서 먼가 괴팍을 넘어 살짝 조루끼가 있는 듯한 느낌을 시전한다.. -_-;; 기럭지로 보나 악상의 느낌으로 보나 브람스가 가진 이중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이 곡의 중심이 되는 악장인데.. 그러나 이런 느낌은 2악장을 넘어서 3악장으로 가게 되면 분위기가 바뀌고 브람스로서는 상당히 밝은 느낌의 톤으로 곡을 마무리하게 된다.. 물론 브람스 치고는 밝다는 것이지 머 그리 조낸 밝은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니다.. -_-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올린과 첼로가 나누는 먼가 은밀한 것 같으면서도 다정하고 매혹적인 분위기의 대화는 2악장에서 절정을 이루는데 이 분위기야말로 이 곡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닐 수 음따.. 마치 영화 연인들에서 쟌느 모로 아줌마가 그의 연인과 오밤중에 들판을 거닐면서 나누는 대화를 바이올린과 첼로로 표현한 듯하다.. 그런거 보면 이 브람스라는 양반은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참 복잡한 양반이다..
링크는 2악장을 걸어 놓는다.. 기왕이면 젊은 양반들이 연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오이스라흐에 크레머에 많은 잘나신 분들의 연주가 올라와 있지만 율리아 피셔와 다니엘 뮐러 쇼트의 연주로 걸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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