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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비발디.. 딕시트 도미누스..

by rickas 2013. 10. 27.

 

 

가을이 깊어간다.. 근데 그게 걍 눈으로만 느끼고 그대로 흘려 버리구 마는 그런 가을이다..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맘 속에 아 조낸 가을이구나 하는 공명이 깊이 일어나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 좀 심적인 여유를 가져야 할텐데 그게 주변 상황을 생각해 보면 그리 쉽지 않을 듯하다.. 젠장 모르겠다.. 금욜날 단체로 질알을 떤 담에 피곤해진 다리가 좀 회복이 되면 아무래도 졸라 개천변을 뛰어야 할 것 같다.. 그게 아무래도 가장 직접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방법이 아닐까 싶어서이다.. 그리곤 음악을 듣는 것.. 어제는 간만에 비발디의 종교 성악곡을 한 장 꺼내 들었다.. 비발디의 딕시트 도미누스.. 주께서 말씀하셨다.. 인데 헨델 슨상님의 곡이 워낙 유명한데다.. 곡이 좋다 보니 그에 좀 가려 있긴 하지만.. 비발디의 이 곡도 디게 좋은 곡이다.. 적당히 세속적이고.. 화려하고.. 이쁘구.. 머 그렇다.. 역시 현실의 세상은 주옥 같아도 음악이 들려주는 세상은 그와 다른 법.. 본의 아니게 이래저래 들려오는 얘기들을 듣다 보면 요즘의 돌아가는 꼬라지가 안드로메다를 열댓번은 왕복하고도 남을 듯한데다.. 잉간이라는 거뜰이 쌍판이 얼마나 철갑을 쳐둘렀으면 부끄러움이라는 것을 모르냐.. ㅅㅂ 이런 색히들이 드글대도 음악이 노래하는 세상은 조낸 알흠답다.. 그러하다.. 하긴 다시금 내가 이순신 장군님도 아닌데 내 알 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말이다.. ㅋ


사제직이 미래에 대한 보장과 교육 그리고 좀 별 볼일 없게 태어났어도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기회 같은 것들을 제공하게 됨에 따라 비발디의 부모 역시 당연하게도 그들의 가장 큰 아들인 비발디를 15세가 되던해에 삭발을 시키고 사제가 되게 했다.. 그러나 비발디는 태어나면서부터 시달려 왔던 천식으로 인했거나 아니면 음악에 대한 지나친 몰입으로 인했거나 암튼 그런 이유들로 인해 1703년 3월 사제 서품 이후 미사를 드리는 것을 중단하게 된다.. 비발디의 음악적 훈련은 바이올린에 집중되었는데 이는 뚜렷이 세속적인 경향을 띠었고.. 1703년 9월에는 당시 베니스의 소녀들을 위한 4대 음악 교육기관 중 하나였던 피에타 구빈원에 스태프로 참여하게 된다.. 당시 그의 직책은 바이올린 교사에 지나지 않았고..  종교적인 성악곡의 작곡과 지휘는  당시 피에타의 합창대장이던 프란세스코 가스파리니의 담당이었다.. 그러나.. 기회는 언제이건 오는 법.. 그걸 기회로 인식하고 잡느냐 못 잡느냐 하는 것은 개인기에 달려 있는 듯.. 비발디 역시 피에타 구빈원을 위한 종교 성악곡을 작곡할 기회가 우연히 찾아왔고.. 이는 가스파리니가 1713년 병을 얻어서 6개월 동안 구빈원을 떠나 있으면서 생긴 것이었다.. 난중에 가스파리니는 걍 로마에 눌러 앉게 되었고.. 그 중간에 그의 대체자로 잠깐 있었던 피에트로라는 양반은 작곡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결국은 비발디가 피에타 구빈원의 합창대장 지위를 대신하게 된다.. 마침내 비발디는 1715년 6월 2일 새로운 직책과 함께 특별한 보수를 제안 받았고.. 지속적으로 이러한 종교 성악곡들을 작곡하게 된다.. 이러한 작업은 1719년 2월 카를로 피에트로 그루아라는 양반이 새로운 합창대장이 되기까지 지속되었다.. 종교 성악곡의 작곡가로서 평판이 올라감에 따라 비발디는 피에타 구빈원 밖에서도 이러한 곡들의 작곡을 의뢰받았는데.. 몇몇 곡들은 명백히 구빈원 밖에서의 연주를 의도한 것으로 보이는 악보들이었다.. 이 판에 실린 곡인 딕시트 도미누스 역시 그런 합창곡 중의 하나였다..


경쾌한 오르간과 찬란한 트럼펫 소리를 뚫고 나타나는 오프닝 코러스는 훨씬 더 잘 알려진 비발디 작품인 글로리아를 연상시킨다.. 무쟈게 기분 좋은 출발인데 전형적인 비발디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두 번째 악장은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어서 B단조로 노래하는데 나름 조낸 경건하다.. 세 번째 악장에서 소프라노와 메조 소프라노의 이중창이 나오는데 이 곡의 백미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 특히나 여기서도 소프라노를 맡은 이는 예전에 가디너가 지휘하는 메시아에서 듣고는 무쟈게 맘에 들었던 마가렛 마샬인데.. 여기서도 졸라 알흠다우면서도 기품 있는 목소리를 들려준다.. 네 번째 악장은 바이올린이 독특한 리듬을 타는데.. 이게 롬바르디아식이란다.. 악장들이 대개가 지속적으로 밝음과 어두움이 교대로 나오는 식으로 전개되는데.. 여섯 번째와 여덟 번째 악장에서 들려주는 여성 솔로들의 노래는 비발디가 왜 위대한 작곡가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짙은 어둠이 아닌 약간은 푸르스름한 어둠을 조낸 윤기 나면서도 가심을 콕콕 찌르게 표현하는 능력.. 이 정도면 됐지 멀 더 바라냐.. 물론 걍 내 꼴리는 대로의 생각이지만.. -_-;;


껍닥의 그림은 쟈크 그리프의 전형적인 바니타스 정물화인데.. 빛의 표현이 재미있다.. 왼쪽 상단과 오른쪽 하단의 빛과 어둠이 나타나는데 그 중간의 색조는 어둠에서 밝음으로 역행을 하고 있어서 좀 더 극적인 효과를 주는 듯하다.. 연결시킨 곡은 마가렛 마샬이 부르는 여덟 번째 곡 De Torrente..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이 양반 노래 느무느무 잘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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