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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by rickas 2012. 12. 31.

 

 

1909년 11월 28일 뉴욕 타임즈의 일욜판에는 몇 가지 기사가 실렸는데 그 중에는 오빌 라이트가 쓴 비행의 문제점에 대한 기사.. 톨스토이가 쓴 가난한 이들의 교육에 관한 에세이 등이 있었고.. 음악 섹션의 첫 페이지에는 이 주의 콘서트에 관한 작은 공고가 나 있었다.. 이는 라흐마니노프가 이 날 저녁 월터 담로쉬가 이끄는 뉴욕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솔로이스트로 등장한다는 야그였는데.. 프로그램은 라흐마니노프가 최근에 새롭게 완성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3번이었다.. 그 범위와 복잡성 그리고 기술적 난이도에 있어서 라흐마니노프가 이룩한 발전의 최고 정점은 그의 세 번째 협주곡에서 이르게 되는데.. 이 곡은 그의 미국 데뷰를 위해 1909년 여름 동안에 쓰여진 곡이었다.. 스코어에서 나타나듯이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의 피아노 솔로 파트에서 초월적으로 어렵고 독창적인 기교를 요구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그가 나타내고자 하는 아이디어와 효과가 과잉으로 여겨질 정도로 넘쳐나고 있다는 것.. 그치만 이렇게 피아노 파트가 음표로 넘쳐나고 있기는 해도 쇼팽이나 리스트가 작곡한 콘체르토의 피아노 파트에서 나타나는 지나친 강조를 표현하지는 않고 있단다.. 그렇다고 해서 피아노의 역할에 대한 오케스트라의 접근이 브람스 식.. 특히 그의 1번 협주곡에서처럼 오케스트라의 한 악기로서 녹아 들어가는 피아노의 역할.. 머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 대신 청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균등하게 통합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가장 훌륭한 본보기라고 할 수 있겠다.. 어쨌거나 이런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간의 밸런스가 절묘하게 잡혀 있어도 청중들은 이 곡의 솔로이스트에다가 박수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피아노 솔로의 역할은 이 곡에서 무쟈게 중요하다..


1930년대 후반으로 접어 들면서 라흐마니노프는 이 3번 협주곡의 연주를 내키지 않아 했는데.. 이는 기술적 난이도를 훌쩍 뛰어 넘는 두 명의 졸라 잘난 젊은 피아니스트가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이름은 당연히 한 명은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였고.. 나머지 한 명은 발터 기제킹이었다.. 기제킹의 연주가 얼마나 대단했냐 하면.. 1939년 전 미국에 방송으로 기제킹의 전설적인 3번 연주가 송출되었는데.. 라흐마니노프가 이 연주를 듣고서는 아 슈발.. 나 이제 이거 안 함.. 머 이렇게 즉각적으로 향후 자신의 연주를 거부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게 라흐마니노프가 종종 보여주곤 하던 그 특유의 근거없는 자신감 결여의 한 예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그는 오늘날 어느 꼰대 족속들하고는 달리 자라나는 젊은 세대의 시대를 인정하고 그들에게 그것을 맡길 줄은 알았던 것 같다.. 라흐마니노프와 호로비츠가 이 협주곡으로 얽혀 있는 얘기도 무척이나 길던데 이 얘기는 나중에 호로비츠가 연주한 판을 포스팅 할 때 떠들어 볼란다..


오늘 올리는 판은 알리시아 데 라로차의 피아노와 프레빈의 런던 심포니가 협연하는 판이다.. 내가 이 판을 샀던 것은 오로지 아니 이런 골때리는 조합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예전에 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머냐면.. 라흐마니노프는 도에서 한 옥타브 위의 솔까지 짚을 정도로 손이 오지게 컸다고 하던데.. 우끼게도 이를 연주한 피아니스트는 손이 작기로 유명한 데 라로차 할매여서 급호기심이 땡겼던 것.. 그럼 듣고 나서의 결론은 머냐.. 손이 작다는 느낌을 받을 새도 없이 건반을 두들겨 대더라.. -_-;; 사실 호로비츠나 아쉬케나지의 연주에 비해 우악스런 맛은 좀 덜할지 모르겠으나.. 그것도 어케 들음 선입견 때문에 그렇게 느껴진 것일 수도.. 이 곡 특유의 극한의 현란함과 서정성이 뒤엉켜서 폭발하는 鬼氣가 충만한 에너지를 보여 주는데..  듣고 나면 한 순간도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안 들게 숨이 차다.. 할매.. 대단하심다..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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