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를 통해 영국 왕실 생활에 있어서 음악이나 대규모 행사 같은 것들은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는데.. 엘리자베스 여왕 같은 경우는 전임자들보다 훨씬 더 그러한 것들을 즐겼다고 한다.. 1570년 경부터 그녀는 점점 더 많은 음악가를 고용했는데 이들은 궁정의 축제 행사에서 상승일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귀족들이 곧 여왕의 이러한 행태를 따라했고 그들 중 많은 잉간들이 자기네 집안 전속의 음악가들을 거느리게 된다.. 이러한 직업적 음악가들이나 카수 그리고 악기 연주자들 이외에도 비올을 연주하고 마드리갈과 류트 송을 노래하는 수 많은 아마추어들이 세기말이 되면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1570년대 중반 처음으로 나타난 특별한 기악 그룹의 형태는 트레블 비올, 플룻(또는 리코더), 베이스 비올, 류트, 시턴, 반도라의 여섯 악기로 구성된 콘소트 그룹이었는데 이는 "a notable consort of six musicians" 라고 불렸다.. 이러한 그룹은 궁정의 여흥이나 실내 극장에서의 연주에 더 이상 나오지 못하고 밀려나기 전까지의 한 동안은 엄청난 선호를 받았다.. 어떨 때는 이런 앙상블이 한 사람 혹은 그 이상의 카수들과 어울려서 연주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notable consort 를 위한 음악은 필사본으로 일부 남겨져 있기는 하지만 첫 번째로 인쇄되어 출판된 컬렉션은 1611년 출판된 토마스 몰리의 First Book of Consort Lessons 였다.. 또다른 컬렉션은 필립 로제터의 Lessons for Consort.. 그리고 1614년에 출판된 윌리엄 레이튼 경의 네 개의 목소리와 콘소트를 위한 음악이 포함된 Teares and Lamentacions 가 등장했다..
콘소트의 기본적인 구조는 간단하다.. 멜로디와 베이스는 각각 트레블과 베이스 비올로 연주되고.. 플룻이 중역대를 담당한다.. 이러한 세 파트의 조화는 시턴과 반도라에 의해 리드미컬하고 화성적인 도움을 받는데 이들 역시 콘트누오 섹션을 구성하게 된다.. 류트는 두 가지 역할을 하게 되는데 다른 악기들과 어울려서 음악의 각 선율이 첫 번째로 제시될 때 악기를 뜯어 화음을 구성하는가 하면 반복 시에는 정교하게 장식된 자신만의 파트를 맡아서 연주하기도 했다.. 이러한 콘소트 악기들은 16세기에 아주 잘 알려져 있는 것들이었다..
몰리의 Joyne Hands 라는 곡이 첫 빠따로 실려 있는데 원래는 1593년 작곡된 See, see mine own sweet jewel 이라는 세 개의 목소리를 위한 칸초네타를 옮긴 것이라고 한다.. 세 개의 목소리는 세 대의 멜로디를 담당하는 악기가 연주하는데 반복 시 류트가 가세하게 된다.. 멜로디 자체는 잘 알려진 곡인데 이런 곡의 맛은 오늘 같이 날씨가 꿀꿀한 추운 겨울 밤에 들을 때 지대로 느껴지는 법이다.. 먼가 현세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그래서 뚝 떨어져 있는 듯한.. 그렇게 현실과 멀어지다 보니 정신적으로 정화가 되는 것 같은 맛을 주기 때문이다.. 근데 사실 이게 생각해 보면 튜더 시대 특히나 헨리 8세 이후 메리 1세에 이리는 동안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백성들의 삶이라는 것이 졸라 궁핍했을텐데 왕궁이나 귀족네 집구석에서는 이런 음악이나 들으면서 한량질을 쳐 해댔을테니.. 참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없는 것들만 불쌍한 것들인가 보다.. 하긴 머 지덜이 없는 것들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잉간들도 있으니..
다울랜드의 곡 중 가장 표정이 풍부하게 살아 있는 곡 중의 하나일 듯한 If that a sinner's sighs 는 1612년에 나온 A Pilgrim's Solace 에 실려 있는데 여기에는 종교적인 텍스트를 가진 곡들이 많이 담겨 있다.. 이 곡은 두 개의 버전으로 전해져 오는데 하나는 네 개의 목소리를 위한 버전이고 다른 하나는 이 레코드에 실린 대로 하나의 목소리와 류트를 위한 버전 되겠다.. 델러의 목소리와 데스몬드 듀프레의 류트가 조화를 이루는데.. 기가 막히게 알흠답다..
셰익스피어의 십이야의 음악 중에 실려 있는 것으로 유명한 몰리의 O mistress mine 도 담겨 있다.. 검소하고 나대지 않는 고졸미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암만 생각해두 이 곡이야말루 눈 내리는 밤에 넘나두 잘 어울린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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