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반

멘델스존.. 바이올린 소나타 Op.4..

by rickas 2012. 2. 25.

 

 

멘델스존의 음악을 듣다 보면 이게 과연 이 나이의 애송이 시키급에서 나올 수 있는 음악이란 말이냐.. -ㅁ- 하구 놀랄 때가 많다.. 이전에 올렸던 그의 초창기적 현을 위한 교향곡들도 그렇고.. 그의 몇몇 실내악곡들도 그렇다.. 오늘 올리는 그의 애송이 시절 작곡된 바이올린 소나타 역시 예전에 호기심에 이 판을 사서 듣고는 깜놀했던 기억이 난다.. 이 양반 역시 확실히 천재급이란 다듬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메이드 되어 있는 것이라는 확신이 들게 만드는 인간이다.. 커플링되어 있는 곡은 슈베르트의 유작 소나타인데 둘이 처해 있던 환경과 살아 생전 누렸던 명성 등을 비교해 보면 참 묘한 생각이 든다..

 

슈베르트가 그의 생애에 있어서 원숙함을 얻고 그나마 조금이나마 명성이라는 것이 생기던 무렵 애송이 멘델스존은 이미 명성을 누리고 있었다.. 그가 이 곡을 작곡한 열 네살 무렵 베를린에서 그는 이미 작곡가와 연주자로 잘 알려져 있었고.. 2년 후 1825년에 이 곡이 출판되었을 때의 젊은 멘델스존은 소나타와 사중주.. 그리고 교향곡과 오페라 등을 떡 주물러대듯이 쓰는 노련한 음악가였다.. 사실 그의 졸라 부유했던 배경으로 인한 폭넓고 자유로운 교육의 혜택 덕분에 그와 그의 누이가 그러한 재능을 발휘하게 되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를 접했던 인간들에 의하면 그 소년이 그저 교육 덕에 생겨난 조숙함을 훨씬 뛰어넘는 재능을 가졌음이 분명하다고들 이구동성으로 얘기했다고 한다.. 오직 졸라 조심스러웠던 그의 아부지만이 그의 아들의 재능이 그저 어린 시절과 함께 사라지지나 않을까 하구 걱정을 했단다.. 그러나 그의 선생이었던 젤터는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열 두살짜리 꼬마 제자를 범접하기 어렵기로 악명이 자자했던 괴테에게 소개를 시켰고 이 영감쟁이는 일련의 엄한 테스트 후에 이 꼬마에게 깊은 인상을 받고는 "the little Berliner" 라는 호칭을 수여하기까지 했단다.. 멘델스존의 초기 교육은 상당히 엄격했고 젤터의 개인적 취향이 후기 바로크 음악이었기 땜에 바하의 작품들과 같은 것들을 먼저 공부시켰는데 그러한 과정 이후에는 당대의 작곡가들을 포함해서 폭넓게 공부하는 것을 말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피아니스트였던 베르거와 공부하면서 베토벤이나 클레멘티.. 그리고 필드의 작품들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이 f 단조의 소나타는 다른 작품들을 맹목적으로 본 뜬 것은 아니지만 몇몇 영향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이는 단순히 전체적으로는 형식적인 전통에 어긋나지는 않을지라도 꽤 많은 독창적인 손길이 나타난다는 것인데 특히 1악장 시작과 함께 나오는 바이올린의 레치타티보와 같은 것이다.. 1악장을 듣다 보면 먼가 지속적으로 억눌림을 당하고 있는.. 밑에서 끓어 오르는 열정 같은 것이 느껴지는데.. 이는 결국 3악장에서 폭발하고 만다.. 1악장에서 나타나는 마치 멘붕이 되기 시작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을 과연 열 네살짜리.. 생각해 보면 중딩 2학년 나이다.. 헐.. 중딩 2학년.. 개념 없기가 하늘 아래 그 무엇도 감히 대적할 수 없다는 졸라 무개념 색퀴덜의 나이이건만.. -_-ㅋ 이런 애송이가 이 정도 깊이의 정신적 방황을 표현했다는 것은 머 달리 할 말이 음따.. 천재라고 밖에는.. 2악장의 시작은 다소 자의식이 강한 전통적인 형태인 것처럼 보이나 키보드의 짤막한 카덴짜 이후 졸라 상상력이 풍부하고 서정적인 노래를 들려준다.. 3악장의 다소 괴기스럽기까지한 주제는 베토벤의 템페스트 소나타의 피날레와 살짝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는데 난 잘 모르겠다.. --; 격정적으로 분출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악장인데 마지막 마무리가 재밌다.. 이 소나타에는 기실 성숙한 멘델스존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특징들이 녹아 있단다.. 멜로디의 형태.. 감소된 화성의 사용.. 섬세한 손길 등등.. 작곡가의 완숙한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그런 요소들이 담겨 있다는 것..

 

연주는 슈뢰더와 호그우드가 맡았다.. 슈뢰더의 바이올린은 어째 좀 성마른 느낌이 나는데.. 이를 졸라 톤이 풍부하게 현대 악기로 연주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마도 그랬으면 또 다른 느낌이 들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자켓의 그림은 멘델스존이 1836년에 그린 5월의 아말피라는 수채화인데.. 시기적으로야 멘델스존의 그림이 훨씬 앞서지만 마치 빅토리아조 화가였던 태디마의 냄새가 살짝 나는.. 약간은 유치뽕스런 그런 느낌을 준다.. -_-ㅋ

'음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뿔랑.. 전원 협주곡..  (0) 2012.02.26
탈리스.. 예레미아 애가..  (0) 2012.02.25
베토벤.. 교향곡 4번..  (0) 2012.02.23
브람스.. 알토 랩소디..  (0) 2012.02.19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0) 2012.02.1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