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얘기가 나온 김에 오늘 아침엔 더 겨울 분위기가 나는 곡을 한 장 꺼내 들었다.. 브람스의 콘트랄토, 남성합창, 오케스트라를 위한 랩소디.. 보통은 걍 알토 랩소디라고 부르는 곡이다.. 이 곡은 브람스를 별루 안 좋아하는 대딩 시절 친구가 지가 거의 유일하게 좋아하는 브람스 곡이랍시구 추천해 주었던 곡인데.. 이 친구는 워낙에 성악곡에 한 칼하는데다 페리어광이라서리 아마도 그녀가 부른 이 곡을 추천해 주었던 것 같다.. 내가 이 친구한테 추천 받은 곡들은 대개가 나으 졸라 가볍고 얄팍한 정서 상 별루 맞지 않아서 잘 안 듣게 되는데.. 말러의 대지의 노래 같은 곡.. --; 이 곡 역시 당시에는 그리 와 닿는 느낌이 안 들었는데 나중에 나이를 먹어 가면서 좀 듣게 되더라.. 사실 이 곡에서 느껴지는 정서는 오히려 대딩 때 젊었던 그 시절.. 그니깐 연애질 때문에 해골 아프던 그런 시절에 잘 맞으련만 그 당시는 유감스럽게도 전~혀~ 느껴지는 바가 없었고.. 나중에 이제는 연애질 같은 것은 남으 나라 일이 되어 버리고 난 다음에서야 맘에 조금씩 와 닿기 시작하는.. 헐.. 이게 왠 질알.. -_-ㅋ 하긴 아무리 연애질과 연관된 질알들이 인류 보편의 정서라구는 할지라도.. 됙일 넘들의 정서를 내가 그대로 온전히 받아 들인다는 것이 그게 말이 되겠냐.. 머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의 배경을 생각하면서 듣다 보면 졸라 겨울산을 헤매이는 한 실연당한 찌질이 색퀴가 세상을 비관하면서 탄식하는 모습이 떠올라서 맘이 편치 못하다.. 마치 내 젊었던 어느 시절의 꼬라지를 보는 듯한.. 당시는 산은 아니었고.. 졸라 눈이 쏟아지는 겨울밤이었는데 압구정동에서 잠실을 지나 고덕동까지 쳐 걸어갔던.. 참 지금 생각해 보면 왠 염병질이었는지.. --;
이 곡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괴테가 쓴 하르츠 산에서의 겨울 여행이라는 시에서 3연을 따다가 만들었는데 독일 레퀴엠이 완성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869년에 완성되었고 그 이듬해 초연되었다.. 괴테의 시는 전형적인 독일 낭만주의적 비관주의가 발현된 것으로 종국에는 신심으로 뭉친 희망의 빛줄기가 어둠을 뚫고 나오는 것을 묘사하는데.. 시는 한 젊은이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음으로써 생겨나는 우울감을 읊어대고 있고.. 브람스가 고른 연에는 삭막한 겨울 풍경에서 방황하는 불행한 젊은이를 그렸다.. 그의 주변은 덤불로 둘러싸여 있고 맘 속의 고통에 어떠한 위안도 찾을 수가 없다.. 한마디로 조땐 상황.. --; 그는 괴테가 말한 젊은이이기도 했고.. 브람스 자신이기도 했고.. 또한 이를 듣는 나 자신이기도 했던 것..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연에서 시인은 신에게 기도한다.. 그가 천상의 자비로부터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눈을 뜨게 해 달라고.. 주구장창 칙칙하구 꿀꿀해서 우왕좌왕 하던 음악의 분위기가 극적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테너와 베이스로 이루어진 남성 합창 위로 마치 천상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콘트랄토 솔로가 흘러 나온다.. 여기서 나오는 바이올린의 피치카토가 아름다운데 이는 천상의 현악기를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
이 곡을 그리 다양하게 들어 본 것은 아니고.. 끽해야 리포브세크와 아바도.. 그리고 루트비히와 클렘페러 정도인데.. 그저 내 취향이지만.. 아무래도 가장 모골이 송연한 느낌은 페리어와 크라우스의 연주일 수 밖에 없다.. 페리어의 목소리는 다른 모든 이들을 능가하는 심연에서 울려 나오는 것 같은 깊이가 있는 반면 먼지 모를 푸근한 위안도 준다.. 정말 말로 형언하기가 어려운 품위라고 해야 되나.. 머 그렇다.. 그녀는 어렸을 적부터 상당한 능력자였던 것 같다.. 열 다섯살 시절에 칼라일에서 열린 음악 콩쿨에 나갔는데 그녀의 반 동료에 의해 피아노 뿐만 아니라 성악 부문에도 지원을 하게 되었단다.. 그녀가 먼저 교육을 받았던 것은 피아노였는데도 불구하고.. 졸라 놀랍게도 그녀는 두 부문에서 몽땅 1등을 따 먹었다고 한다.. 헐..
'음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멘델스존.. 바이올린 소나타 Op.4.. (0) | 2012.02.25 |
---|---|
베토벤.. 교향곡 4번.. (0) | 2012.02.23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0) | 2012.02.18 |
쿠프랭.. 모테트.. (0) | 2012.02.12 |
코렐리.. 바이올린 소나타.. (0) | 2012.02.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