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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하루 종일 시달리느라고 피곤했는데도 불구하고 집에 와서는 금요일 밤이라는 여유 때문인지 일찍 퍼져서 안 자고 늦게까지 FM을 쳐해댔다.. 이 겜도 예전처럼 뽕질하는 것 정도까지는 아니긴 한데.. 그래도 쉽게 끊을 수 없는 중독성이 남아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종종 하곤 한다.. 특히나 좀 맘에 여유가 생기는 날에는.. 근데 우끼는건 어제 그렇게 늦게 잤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에 일찍 눈을 뜬 것.. 늙으면 아침 잠이 없어진다던데.. 나두 그렇게 되어 가는 것일까.. 하면.. 절대 그런 건 아닌데.. 난 맘만 먹으면 한 바퀴 돌 때까정 잘 수도 있다.. 특히 휴일에는.. --;
하여간.. 오늘 아침에 일찍 눈을 뜬 김에 걍 음악이나 듣기로 하구 컴방으로 기어 들어갔다.. 생각해 보니 예전에 이사 올 때 거실에 LP장을 짜서 거기다 LP를 집어 넣었는데.. 그게 이제는 모자라서 이 방에 있는 책꽂이 한 칸을 점령해 버렸고.. 이제는 그 옆에까정 넘보고 있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사실 거실에 LP장 짤 때만 해도 여기만 꽉 채우면 내가 손자 노망할 때까정 그 정도로 오래오래 열씨미 들을 양은 충분하겠고만.. -_-ㅋ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덴장.. 찔끔찔끔 이판 저판 사서 집어 넣다 보니 이젠 꽉 차 버렸고.. 컴방에 있는 책장으로 넘어가 버린 것.. 참.. 사람의 소유욕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섭고나.. 따져 보면 이건 정말 내가 꼭 듣고 싶어서 산 것들도 있지만.. 그저 걍 심심해서 쬐끔 호기심 당기는 것들을 산 것 들도 꽤 되는 듯.. 이렇게 된데는 똥값이 되어 버린 LP 탓도 있음.. 물론 비싼 판 들이야 여전히 졸라 비싸지만.. 나 같은 졸라 싸구려 귓구녕과 취향을 가진 잉간이 듣는 그저 그냥 평범한 판들은 요즘 워낙에 싸서 걍 부담없이 질러 버리는 것.. 오죽하면 작년 가을 쯤에던가는.. 니벨룽의 반지 전곡을 솔티와 구달이 지휘한 세트를 각각 2만원씩.. 장당 2만원이 아닌 4부로 이루어진 무쟈게 깨끗한 전곡 한 세트를 2만원인가를 주고 산 적도 있었다.. 아무리 솔티 같은 판은 초반이 아닌 나중에 찍어낸 홀랜드 싸구려 판이라도.. 따져 보면 장당 거의 천원 남짓하는 완존 캐헐값이다.. 머 나같은 사람이야 좋긴 한데.. 이것 팔아묵는 장사질두 요즘은 경쟁이 너무나두 치열해진 듯.. 근데 문제는 내가 저걸 언제 다 듣는담.. 공부를 해가면서 들어야 하는데.. 아.. 늙으면 오밤중에 썬글라스 쳐끼구 까스통 가지구 불지랄 안 하더라도 진짜루 할 게 넘 많다.. -_-;
암튼.. 아침에 컴방에 있는 책장에서 이판 저판 고르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들은 판.. 사실 이 판은 날씨가 좀 우중충한 을씨년스런 날 들음 기분이 올ㅋ 인데.. 머 그런 거 엄꼬.. 첼로 소리를 좀 들어 주기 위해 꺼내 들었다.. 로스트로포비치와 사전트가 지휘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협연.. 로스트로포비치 영감 연주는 줄리니와 협연한 판이 무쟈게 흔한데 이 판도 나름 괜찮다.. 특히나 첼로야 머 워낙에 후덜덜하니 떡을 주물러 대듯 하는 꼬라지를 보여 주어서 여전히 나한테는 그리 정이 가는 것은 아닌데.. 오케스트라 연주 솜씨가 무쟈게 야물딱지다.. 이는 푸르니에가 연주한 판의 라무뢰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비교해 보면 확연한 느낌이 든다..
생상스는 19세기의 프랑스 작곡가로서는 유일하게 전통적인 방식의 협주곡을 작곡해서 널리 성공을 거둔 양반이었다.. 그의 협주곡들은 고상하고 우아한 솔로리스트의 연주를 보여주기 위해 쓰여졌지 감정의 심연을 파헤치기 위해 작곡된 것은 아니란다.. 이들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그 표면의 것이다.. 코르토가 얘기하길.. 단정하고 고르면서 눈부신 리듬.. 감성보다는 이성.. 감각보다는 열정과 활기.. 머 그런 특징들이 있단다.. 그의 첼로 협주곡 1번은 1873년에 작곡되었는데 세 악장을 통짜로 된 하나의 유기체로 줄여 놓은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는 그가 2년 뒤에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4번 보담도 성공적인듯.. 첫 악장은 두 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첨에 흘러 나오는 첼로의 멜로디는 마치 미쿡넘들이 이라크에다 순식간에 포탄을 쳐부어 버리는 듯한 충격과 공포.. 공포까지는 쩜 오바인 듯도.. --; 하여간 머 그런 느낌을 준다.. 2악장의 첼로가 연주하는 짧지만 굵은 선율.. 졸라 멋지다.. 감정이 차고 넘쳐 이리저리 비틀대면서 주접을 질질 흘려 대는 것이 아니라 무척이나 단정하고 깔끔하게 추스려 나가는 느낌.. 3악장은 처음에 등장햇던 주제가 다시 기어 나오는데 곡이 전체적으로 먼가 논리적으로 꽉 짜인 느낌을 들게 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근데 말임.. 이게 논리적이라는 느낌은 분명히 드는데.. 먼가 깊이가 없는 듯한 그런 아쉬움.. 머 그렇다..
함께 들어 있는 곡은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인데.. 머 이건 별루 할 말이 엄따.. 곡 자체는 무척이나 내가 좋아하는 곡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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