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전야 미사에서 교황께서 한 말씀 하셨나보다.. 성탄절의 상업화를 개탄하셨다고.. 머 어제 오늘 일도 아닌데.. 이분은 첨 교황 즉위했을 때만 해도 독일에서 엄청 인기짱이었나 보던데.. 언젠가 기사를 보니 지금은 별로인 듯.. 머 좋게 말하면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정통성의 수호신 격인 셈이고.. 다른 의미에서 보자면 포용성이나 유연함과는 완죤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인 것 같다.. 근데.. 사실 상업화라는 것이 경제가 굴러 가게 하는 하나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러면서 경기가 활성화가 된다면야 나쁠거야 없겠지만.. 이게 보다 보면 성탄의 의미하고는 전혀 관계 없는 덩달이들이 설쳐대면서 오만 질알들을 쳐해대니 그게 참 고역임.. 지금 생각해 보면 예수님하구 케익하구 먼 상관이길래 그렇게 제과점마다 크리스마스 케익을 쌓아 놓구 팔구 있는지 참 의문이다.. 예수님 생일이니 우리가 대신 생일 케익빵을 하는 것인감.. -_-; 근데 그게 그냥 일상화 되어서 자리잡고 있다는 것.. 참 희한한 일이로다..
예전에 어렸을 때 기억 하나.. 아마도 초딩 저학년이었던 시절 아니었나 싶은데.. 성탄 전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머니를 따라서 시장에 갔다가.. 사실 난 이런데 쫓아 다니는 거 딱 질색이었고.. 특히나 백화점 한 번 같이 가자고 하면 거의 패닉 상태가 될 정도로 손사레를 치면서 싫어했던 것 같은데.. 그때는 아마도 으레 성탄 전날이면 사오는 크리스마스 케익을 살 때 내 맘에 드는 것으로 사려고 따라 나서지 않았나 싶다.. 당시에는 유명한 빵집들이 지금 기억나는 것이 뉴욕제과.. 태극당.. 고려당.. 독일빵집.. 머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요즘까지 남아 있는 빵집이 태극당 밖에는 없는 듯.. 태극당이라고 하니 모나카 아이스크림 먹구 싶다.. 쩝.. --; 암튼.. 뉴욕제과가 아니었나 싶은데 거기서 맘에 드는 케익을 골라서 사들고는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오는 길에 노점상들이 늘어서 있는 길을 지나게 되는데 그 중 군고구마 파는 아주머니가 있었다.. 아마도 내가 군고구마 사가자고 했던 것 같은데.. 어머니께서 군고구마 장수 아주머니한테 군고구마를 사는 동안 이 아주머니가 어머니가 들고 있던 케익을 보시더니 그거 얼마나 하냐고 물어보시더라.. 얼마라고 어머니가 얘기해 드렸더니 이 아주머니가 깜짝 놀라면서 순간 살짝 한숨을 내쉬던 표정.. 당시 내가 비록 찌질이 초딩이긴 했지만 그 순간 그 아주머니의 반응을 너무나도 강렬하게 보고 느끼고 했었다.. 울집도 그리 부자는 아닌데 저런 양반들은 이 정도의 케익 가격에도 한숨을 쉴 정도로 어렵구나.. 라는 생각이었던 것.. 당시의 그 아주머니 표정이 아직도 기억이 날 정도니 어지간히 인상에 남긴 남았었나 보다.. 그래서 나중에 나이를 먹어서도 크리스마스 케익을 사다보면 당시의 그 기억이 나곤 한다..
딴 소리만 실컷 했는데.. 지금 올리는 판은 클래식 기타로 연주하는 크리스마스 캐롤이다.. 예전에 결혼 하구 얼마 안 되어서 집앞에 있던 판 가게에서 샀던 판인데..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가게는 라이센스 판을 파는 가게였는데 희한하게 이 수입판은 노오픈 상태로 꽤나 여러 장 있었던 것.. 폐업 일보 직전이라 그냥 라이센스 판 가격 정도로 집어왔던 것 같은데.. 이 판.. 소리가 작살이다..
연주는 제임스 선퀴스트라는 듣보잡 기타리스트인데.. 졸라 흔한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기쁘다 가카.. 아니 구주 오셨네.. -_-ㅋ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첫번째 노엘.. 아데스테 피델레스.. 등등..
녹음은 뉴욕에 있는 얀 후스 교회에서 했는데.. 녹음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극히 자연스러운 어쿠스틱 사운드의 그것이다.. 이 교회는 고딕 스탈의 건물인데 실내의 목재 껍닥과 아치 모양의 천장이 따뜻한 울림의 잔향을 만들어 내었다고 한다..
딴 건 몰라도 소리가 워낙 좋아서 해마다 이 맘때가 되면 꼭 듣게 되는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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