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은 나이를 먹어 가면서 변하게 마련이다.. 나 같은 경우는 음식에 대한 취향이나.. 음악에 대한 취향 같은 것이 가장 대표적인 것 같은데.. 예전에는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것은 도저히 입에 댈 수가 없었는데.. 요즘은 그럭저럭 먹는다는 것.. 이게 가장 상전벽해로 변한 취향이고.. 물론 고등어는 아직도 사절이다.. 이넘의 비린내는 진짜 싫다.. 음악 역시 취향이 조금씩 변해 온 것 같은데.. 예전에는 그저 심각한 음악만이 음악이라는 졸라 유치뽕인 생각에 쩔어서 소위 3B만 숭상했었는데.. 서서히 이태리 딴따라 들에 중독이 되어 가더니.. 이제는 현대 음악하고 내가 특별히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몇몇 잉간들 음악만 빼면 별로 가리지 않고 별 거부감 없이 듣게 되었다.. 이렇게 된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소위 3B의 음악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그 음악 나름의 이야기를 내 멋대로 상상해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음악 역시 나한테는 받아 들이는 방식이 일단 이게 이야기가 엮어지느냐 하는 느낌이 먼저인데.. 그게 무신 음악에 얽힌 뒷담화나 머 그런 것이 아니고.. 그저 음악을 듣고서는 그냥저냥 느끼게 되는 음악 자체로서 엮이는 그런 이야기이다.. ㅅㅂ 이게 먼 개소리냐.. -_-
하여간에 나이를 먹어 가면서 무척이나 좋아지는 작곡가들이 있게 마련인데.. 근데 나이를 먹어 가면서 싫어지는 잉간은 없더라.. 내가 싫어하는 잉간은 원래부터 싫어했던 잉간들.. ㅋ 그렇게 좋아지는 작곡가 중의 하나가 하이든 슨상님이다.. 예전에는 사실 하이든의 음악이라면 일단 베슨상이나 모짜르트를 생각하군 한 수 접고 듣게 마련이었는데.. 나같은 일개 찌질이가 음악에 무신 차별을 둔단 말이냐 하는 생각이 미치게 된 것은 하이든 슨상님의 교향곡 들을 차근차근 들어 보면서부터였다.. 이게 이 많은 곡이 초창기부터 이 정도로 작곡이 되었다는 것이 이 양반이 졸라 평범한 잉간이 아니라는 스멜이 팍 꽂히면서.. 그러면서부터 하이든 음악을 이것저것 들어보면서 많이 감탄을 하곤 했었다.. 하이든의 음악을 듣고 있자면 직접적으로 인간의 희로애락이 드러나지는 않더라도 그러한 이야기들을 마치 편한 친구가 옆에서 들려주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곤 한다..
하이든의 피아노 협주곡 중 그나마 좀 유명한 D장조.. 11번이 실려 있는 판이다..
하이든의 경우에는 정확한 의미에서의 피아노 콘체르토라는 것을 정의하기가 어렵단다.. 왜냐면 하이든 슨상님은 솔로이스트의 취향을 존중하사 독주 악기를 하프시코드나 오르간.. 포르테피아노 사이에서 아무거나 선택하게 했고.. 거기다 콘체르토와 실내악의 전형적인 경계 자체가 모호하게 되어서 이넘이 저넘이 되고.. 저년이 이년이 되는.. -_-; 졸라 인간적인.. 넘나두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셔서 그렇단다.. 근데 이 협주곡은 아마도 초기부터 현대적인 피아노를 위해 쓰여진 것 같단다..
첫 악장부터 이 판에 실려 있는 다른 두 곡의 협주곡들보다는 오케스트라의 색채감이 훨씬 더 느껴지는데 독주 피아노와의 조화가 꽤나 멋있다.. 2악장이 백미인데.. 무척이나 단순하면서도 인간적인 아름다운 주제가 흐른다.. 아 슈발.. 이게 바로 하이든이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악장이다.. 3악장은 장조와 단조의 롤러코스터를 타대는 헝가리 풍의 론도이다.. 특히 d 단조의 부분은 마자르의 민속 음악.. 메인 테마는 음악학자들에 의하면 보스니아 춤곡인 시리 코로에서 빌려 왔단다.. 그리고 b 단조의 주제가 시작되는 부분은 베토벤 냄새를 풍기는.. 19세기 낭만주의의 꼭지를 느끼게 해 준다는데.. 머 그런 것 같기도.. -_-ㅋ 하여간 좀 이국적인 맛이 나는 재미있는 악장인 것은 분명하다.. 마치 그냥 내 꼴리는 대로의 느낌이지만.. 모짜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의 3악장과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연주는 앙트르몽이 피아노와 지휘를 겸하고 있고.. 비엔나 챔버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았다..
텔레푼켄의.. 예의 그런 성마른.. 싹아지 엄는 느낌의 소리를 들려 주는데.. 머 그런 것 신경 안 쓰고 들으면 그냥 음악 자체로 무척이나 듣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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