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 시절 읽었던 책 중에 제목이 아리까리 하긴 하지만.. 아마도 젊은날의 노트가 아니었나 하는 책이 있었는데.. 졸라 고리타분한 잡소리만 써 있던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중에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말이 하나 있어서 그 책의 딴 건 별로 기억이 안 나는데 이 말 땜에 아직도 남아 있는 듯.. 머냐면.. 하늘은 사랑하는 자에게 일찍 잠을 준다던가.. 머 그런 비슷한 말이었는데.. 얘기는 초저녁 잠을 많게 해 줘서 저녁 먹구 나면 병든 닭마냥 쳐졸았다는 것이 아니고.. -_-; 아마도 아까운 사람이 일찍 세상을 떠났을 때 살아남은 자들이 나름대로 위안을 얻기 위해 만들어낸 말이 아닐까 싶었다.. 왜 그런 얘기가 있듯이.. 이사할 때 비오면 잘 산다든가.. 아니 염병.. 이사하는데 졸라 열받게 비가 쳐오는데.. 잘 사는 것하구 먼 관계.. 그러나.. 그냥 열 받구 씩씩대기에는 먼가 허전한 느낌 땜에.. 그저 그런 말이 생겨나서 위안을 삼고자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얘기가 또 샐라카는데.. --; 음악이라는 분야에서도.. 그게 연주가 되었건.. 작곡이 되었건.. 너무나도 아쉬운 젊은 나이에 세상을 하직하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오늘은 그런 연주가들 중의 하나였던 포이어만의 음반을 꺼내 들었다.. 포이어만을 첨 알게 된 것은 대딩 시절 음악동아에서였나.. 졸라 저렴한 느낌이 팍 드는 백만불 트리오라나 하는 명칭을 보면서였다.. 으.. 졸라 미쿡적이야.. 하이페츠하구.. 루빈스타인하구.. 포이어만이 3중주를 하면서 이를 백만불 트리오라구 불렀다는데.. 포이어만이 일찌감치 세상을 뜨구 나서는 그 자릴 피아티고르스키가 메웠던 듯..
암튼간에 포이어만은 워낙에 일찍 세상을 떠서 남아 있는 판두 그리 많지 않구.. 그나마두 앵앵거리는 모노판이라서 아쉬운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 올리는 이 판에 담겨 있는 베토벤의 3번 소나타와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정도만 들어도 이 양반이 얼마나 머찐 연주를 했는지 느끼는데 꽤나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포이어만은 오스트리아에서 첼리스트의 아들내미로 태어났는데.. 그의 할아버지.. 삼촌들.. 사촌들.. 모두 음악가였다고 하니 그야말로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경우다.. 일곱살 때 비엔나로 나와서 첼로 교육을 받았는데 나날이 일취월장하는 실력을 보여 주었단다.. 열한살 때 첫 연주회를 비엔나에서 했는데.. 당시 코른골드나 칼벡 같은 당대의 일류 비평가들한테서 각별한 재능을 가졌다는 찬사를 들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신동의 탄생이었다..
졸라 잼있는 일이 생기는데.. 1919년이니깐.. 그의 나이 열일곱이었을 때였는데.. 퀼른 음악원에 첼로 파트의 짱으로 채용이 되었다고 한다.. 그가 인터뷰를 위해 음악원을 방문하던 날.. 인터뷰 하기 전에 교수 방에 앉아서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웬 아새끼가 앉아 있는 꼴을 본 비서가 노발대발하며.. 야 이 시키야.. 여기는 교수들만 사용할 수 있는 방이여.. 어디 대구리 피두 안 마른 어린 학생 시키가 여기서 죽을 치구 앉아 있어.. 싸가지 엄는 시키 같으니라구.. 당장 나가지 못해.. 라구 발광을 했다는 전설이 내려 온단다.. ㅋ
나중에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뉴욕 인근에 자리를 잡고 활동을 하였는데.. 1942년 5월에 시민권을 따게 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딱 2주 후.. 위대한 위상을 가진 첼리스트.. 빛나는 음악적 재능을 문학.. 역사.. 기계학.. 전기 제품.. 스포츠.. 재즈 밴드.. 그리고 무엇보담도 휴머니티와 짬뽕시키려고 애썼던 그런 거장은 세상을 떠나게 된다.. 결국 채 마흔이라는 나이에 세상을 하직했다는 것인데.. 만약에 그가 계속 살아 있었다면 첼리스트의 역사가 좀 달라졌을지도..
베토벤의 3번 소나타는 워낙에 그의 중기 시절 빛나는 걸작들이 쏟아져 나오던 시절의 음악이라서 그렇겠지만.. 그런 걸작들과 일맥상통하는 위풍당당함이 있다.. 로스트로포비치와 리히터의 우악스런 연주도 좋지만.. 마치 가뿐한 무게의 고성능 스포츠카가 가볍게 달리는 듯한 포이어만의 연주 역시 각별한 맛이 있다.. 헤스 여사님의 피아노 역시 무겁지 않은 발걸음으로 보조를 맞춰 주셔서 둘이 꽤나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든다.. 소리는 좀 앵앵대지만.. 언제든 손이 가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있는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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