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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2번..

by rickas 2011. 11. 13.

 

 

초딩 때 학교에서 음악 시간에 자주 들려주던 음악들은 나중에 커서도 영향을 미친다.. 당시에 인상이 좋게 들었던 음악의 작곡가들에 대해서는 별루 느낌이 안 좋았던 작곡가들보다 훨씬 열린 자세로 이 음악 저 음악을 듣게 되었던 것 같다.. 특히나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것이 초딩 5학년 때였는지 6학년 때였는지는 아리까리 하지만 아마도 음악 책에 나와서 그랬던 것 같은데..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 브람스의 헝가리 춤곡 5번.. 모짜르트의 터키 행진곡.. 그리고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 얘덜은 정말 지겹게 담임이 음악 시간에 틀어줬던 것.. 그 중에 젤루 맘에 안 들었던 음악이 생상스의 백조였다.. 졸라 졸린.. 늘어지는.. 따분한.. 머 초딩의 느낌이란 것이 그랬다.. 그래서 그랬는지 그 이후 생상스에 대해서는 모친이 그렇게도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좋아하셨는데도 불구하고 난 시큰둥.. 물론 나중에 대구리가 좀 큰 담에야 그의 바이올린 협주족 3번도 무척이나 좋아하게 되었지만 적어도 중고딩 때는 별루 호감 가는 작곡가는 아니었던 듯..

 

베를리오즈가 1867년 생상스야말로 금세기의 가장 위대한 음악가 중 한 명이라고 설레발을 떨었을 때만 해도 그 자신조차 이러한 얘기가 그 다음 세기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단다.. 실제 생상스는 그 이후 45년을 더 활동하면서 세기를 넘겼으니까..

이 놀랄 노짜의 인간은 그의 에너지를 한군데만 집중한 것이 아니었다.. 음악을 만드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마치 일반인들이 숨을 쉬는 것처럼 그저 자연스런 것이었다.. 그의 관심 자체는 지구 상의 모든 것이라고 해야 할 듯.. 그는 여행을 많이 했고 과학을 잘 이해했으며 피아니스트.. 오르가니스트.. 코미디언.. 캐리커쳐리스트.. 비평가.. 고고학자.. 시인.. 수학자로서도 능한 사람이었다.. 그니깐.. 천재급이었던 것.. 생상스가 그의 작곡 능력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는데.. 나는 음악을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리듯이 만들어낸다.. 라고 했단다.. 머 잘났다는 얘기징.. ㅋ

유명한 평론가였던 필립 헤일은 생상스가 절대음악의 고결함을 위해 항시 최선을 다했고 프랑스 음악에 깊은 사려와 진지함을 더해 주는데 무척이나 애를 썼다고 한다..

 

머 깊은 사려와 진지함까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꽤나 멋지다..

그가 사과나무에 사과 열리듯이 작곡을 했다는데.. 그의 비유가 이 곡을 보면 틀린 것이 아닌 듯..

안톤 루빈스타인이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연주회를 준비하는 3주 동안 이 곡을 작곡하겠다고 생상스가 루빈스타인에게 얘기했고 그래서리 그의 피아노와 루빈스타인의 지휘로 1868년 5월 6일 초연되었다고 한다.. 곡은 3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아하고 정적인 감상보다는 불같이 폭발하는 열정과 그 사이에서 간간히 고개를 내비치는 쌉싸름한 애잔함이 주를 이룬다.. 1악장 시작에서 피아노의 서주 후에 관현악이 졸라 무식하게 때려 준 다음 또 다시 피아노가 받아서 연주하는 주제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2악장이 꽤나 재밌는데 전통적인 느릿하고 여유로운 악장이 아니라 알레그레토 스케르찬도로 통통 튀는 느낌을 준다.. 피아노와 반주가 실컷 까불거리고 난 다음에 현이 제시하는 테마가 멋지다.. 3악장은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피아노와 관현악의 경연.. 특히나 피아노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두들겨 대는데 다 듣고 나면 피곤함이 느껴질 정도로 다이나믹하다..

 

올리는 판은 앙트르몽이 오먼디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판..

피아노 솜씨가 장난 아니게 눈부시다.. 더불어 호쾌한 관현악까지도 졸라 멋지고.. 녹음 역시 잘 되어 있는 좋은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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