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듣다 보면 간혹 무쟈게 맘에 드는 연주자를 만나게 되곤 하는데.. 그게 그 양반의 연주 스탈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그냥 세간에 떠도는 평가에 부화뇌동한 탓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 양반 연주 자체의 음색이랄까.. 머 그런 특별히 좋은 부분이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면 헷갈릴 때가 많다.. 사실 대딩때만 해도.. 물론 고딩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내가 내 의사대로 판을 사 모으기 시작한 대딩 시절부터 생각해 보면 음악 외적인 부분과.. 세간의 평이 짬뽕이 되어서 그저 얼치기로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경우가 어느 정도는 있었던 듯.. 어쨌거나.. 그래도 한 순간에 맘속에 콱 박히는 연주자가 있게 마련인데.. 지금 올리는 판의 연주자 중 하나가 바로 그런 케이스..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1번과 2번이 커플링되어 있는 판.. 졸라 유명하고 흔해 빠진 판인데.. 내가 한 순간에 뻑이 갔던 연주자는 여기서 첼로를 연주하는 푸르니에 아자씨.. 지금은 기억이 아리까리 하지만 아마도 고딩 때나 대딩 초였던 것 같은데.. 정영일 슨상님이 진행하던 클래식 FM 방송에서 푸르니에가 연주하는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듣고 나서였다.. 오호.. 이걸 이케 귀티나게 연주할 수가 있구나.. 로스트로포비치가 휘두르던 우악시런 청룡언월도 스탈이 아닌 졸라 우아미가 뚝뚝 돋아나는 그런 소리를 들려주던 연주.. 그때 1차로 뻑이 가고 담에 결정적으로 맛이 간게 그로부터 얼마 후 사서 들었던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에서였다.. 머 그 판 얘기는 나중에 하구.. 암튼간에 그래서리 그 이후 푸르니에 아자씨의 LP는 있는 족족 사려고 했건만.. 정작 그가 연주한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는 구하질 못했다.. 사실 과거의 환상은 그냥 그것으로 간직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는 법.. 아마도 그 판을 내가 구해서 지금 들어 본다면 과연 그 당시의 그러한 느낌과 감정이 우러 나올까.. 심히 의심스럽다.. 그러니깐 그냥 맘 속에 묻어 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싶어서 굳이 구하여고 애쓰지도 않았다..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판 역시 대딩 시절 그의 판이 나오면 사곤 할 때 샀던 라이센스 판이다..
이 판.. 특히 소나타 1번도 예의 내가 대딩 말년에 졸라 개청승 떨던 시절 심신을 추스리는데 무척이나 도움을 주었던 판이다.. 워낙에 첼로가 밑에서만 놀아서 푸르니에 특유의 우아한 광채가 좀 아쉽긴 하지만 곡 자체의 꿀꿀함이 당시 상황에 딱 들어 맞는 듯한 일체감을 주어서리 어지간히 많이 틀어재꼈던 곡이다.. 특히나 1악장에서 느껴지는 가심이 싸해지는 아련한 먹먹함은 요즘같은 계절에도 잘 맞는 듯.. 이 아니고.. 어제는 무신 11월이 9월 늦더위 같은 느낌.. 염병.. 미쳐도 단단히 미쳤음.. 날씨마저.. 암튼.. 오늘 바깥 날씨도 꿀꿀하구 해서 꺼내 들었는데.. 생각해 보니 이 판 역시 그리 좋은 기억이 있는 판은 아니네.. ㅅㅂ
판의 뒷면에 후르니에라고 써 놨길래 밑에를 보니 해설이 역시 안동림 슨상이다.. ㅋ 해설에 의하면 후르니에..ㅋ 졸라 우끼다.. 아자씨는 이 곡을 세 번 녹음했단다.. 55년 박하우스.. 그리고 60년과 84년.. 이라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른 판들은 별루고 박하우스와 협연한 이 판이 쵝오라고 하시는데.. 사실 그 다른 판들도 좀 들어보고 싶다.. 근데 구경도 못했던 듯..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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