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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베토벤.. 교향곡 7번..

by rickas 2011. 10. 23.

 

 

어제는 간만에 교향악단 공연을 다녀왔다..

지난 달이던가 와이프가 신문을 보다가 가을에 하는 공연들 안내 나와 있는데 갈만한 것 있으면 좀 골라 보라고 하길래 훑어 보니 구미가 제일 당기는 것은 이번에 또 내한하는 에우로파 갈란테와 이안 보스트리지의 공연.. 올 때마다 갔었는데 이번 LG 아트센터 공연이 하필 금요일이라 그날 도저히 시간 낼 자신이 없어서리 포기.. 그러고는 페라이어 공연이었는데.. 이건 애녀석이 좀 걱정.. 다른 거 머 없나 하구 보다 보니 프라하 필하모니아라는 오케스트라가 있는데 베토벤 7번을 한단다.. 애녀석이 무쟈게 좋아하는 곡.. 그래서 애녀석한테 페라이어와 프라하 필하모니아 중 택하라고 했더니 역시나.. 머 생전 첨 들어보는 듣보잡이었는데.. 대충 인터넷을 찾아 보니 엄청시리 젊은 애들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란다.. 그래서리 걍 두 가지만 믿고 예매를 했다.. 하나는 프라하라는 동네가 가진 내 맘대로의 비엔나 같은 도시 대비 문화적 우월함이랄까.. 하는 것하고.. 또 하나는 요즘 젊은 애들이 워낙에 잘나게 하는 것들이 꽤 된다는 막연한 추측.. 결국 쥐뿔도 객관적인 사항은 모른 채로 찜찜한 예매를 했었던 것.. --;

그래서리 긴가민가하는 심정으로 어제 공연을 갔다..

프로그램은 롯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인 서곡.. 드보르작의 체코 모음곡.. 그리고 베토벤의 7번.. 등이었고.. 앵콜로 피가로의 결혼 서곡하구.. 졸라 모르겠는 딴따라 음악 같은거 하나하구.. 슬라브 무곡을 들려 줬는데.. 하두 젊은 애들이라고 해서 막연하게나마 예상은 했었지만.. 실제 들어 보니 마치 갓 잡아 올린 생선을 보는 듯한 펄떡거리는 날 것의 활기가 만빵인 연주다.. 상당히 기술적으로도 땐땐한 실력을 갖춘 것처럼 보이고.. 걍 냅다 질러대는데.. 완존 옵빠 달려~~ 젊은 지휘자 애녀석이 --; 연신 땀을 훔쳐가면서 지휘봉을 휘둘러 대는데.. 싸구려 제스쳐나 거들먹거리는 쇼맨십이 아닌 진지한 음악적 몰입이 느껴져서 그것도 좋았고.. 암튼 교향악단 공연은 정말 간만이었는데 나름 꽤 괜춘했던 듯..

 

어제 오전에 할 일이 산더미인데.. 출근하기는 귀찮고 해서 걍 집에서 한다는 핑계로 뒹굴거리다 저녁 때 공연이 생각나서 역시 간만에 베토벤 슨상의 7번을 꺼내 들었다.. 누구껄로 들을까 하다 걍 짚이는 대로 들었던게 지금 올리는 판..

귀도 칸텔리와 필하모니아 교향악단 연주다.. 그로서는 졸라 보기 드문 스테레오 연주인데.. 들어보면 일렉트리컬 스테레오가 아닌 원래 스테레오로 녹음한 듯.. 초반이 있다면 졸라 비싸겠군.. 쩝..

뒷면에 보면 칸텔리에 대한 얘기가 있는데.. 그의 아버지는 군악대 밴드마스터였단다.. 토스카니니가 그를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얘기야 흔해 빠진 얘기이고.. 보다 보니 그가 밀란 음악원에서 공부하고 고향에 돌아와서 테아트로 코치아의 지휘자 겸 예술감독으로 취임하는데 거기가 바로 토스카니니가 젊었던 시절이었던 1889년에 맡았던 곳이었단다.. 후계자는 후계자군.. 2차 대전 당시 징집되었는데 이 양반 역시 안티 파시스트였고 됙일넘들한테 협조하길 거부해서 노가다 캠프로 보내지고.. 거기서 졸라 아파서 의가사 제대를 한 후 고향으로 돌아온다.. 종전 후 첫 콘서트는 라 스칼라와 하는데 당시 어느 날 토스카니니가 리허설 때 객석에 앉아 있었던게 첫 만남이었고 이들의 관계는 칸텔리가 이승을 하직할 때까지 이어진다.. 영국을 첨 방문했던 것도 라 스칼라와 함께였고.. 1951년에는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필하모니아와 콘서트 시리즈를 시작한다.. 그의 마지막 필하모니아와의 레코딩 세션은 1956년 킹스웨이 홀에서였는데 당시 근처의 공사판 소음이 너무나 시끄러워서 베토벤의 5번을 녹음하다 4악장을 남겨 두고 런던을 떠난다.. 밀란에서 그는 그의 아들내미가 태어났고 조만간 돌아가서 마지막 악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겨울에는 더 많은 레코딩을 하자고 필하모니아에다 소식을 알린다.. 그리고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운명이 문을 두드렸고.. 그의 삶과 경력에 있어서의 마지막 악장은 결국 연주되지 못했다.. 라는 얘기가 줄줄이 신파조로 써 있다.. 아쉽긴 아쉽다.. 그가 만약 살아 있었다면 꽤나 거들먹거리는 존재가 되었을텐데..

 

연주는 머.. 주구장창 푸르트뱅글러 스탈에 익숙했던 옛날에는 좀 생경한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그러고 보니 내가 이 판을 구한게 꽤나 오래 전인 듯.. 2악장은 좀 가벼운 것 같고.. 4악장은 짜릿함이 덜한 어째 좀 늘어지는 느낌이었는데.. 하긴 그 당시 듣기에 엽기적이었던 클렘페러 영감님의 4악장을 생각해 보면 그래도 이 정도는 약과라고 생각하고 들었던 것 같다.. ㅋ

지금이야 걍 듣는다..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냐.. 머 그런 심정이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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