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생각나는 악기의 소리들이 몇 개 있지만서도 개중 제일 맘이 가는 것은 오보에 소리다.. 언제부터 그랬던걸까.. 곰곰 생각해 보면 아마도 대딩 끝나갈 무렵 그때까정 연애질 하던 츠자에게 뻥 채이구 나서 한동안 완존 맛이 갔을 때 듣던 몇 안되는 음악 중에 오보에 협주곡이 있었다.. 알비노니 꺼였는데.. 암튼 그 얘기는 갑자기 생각나긴 했지만서도 별로 떠들어댈 기분이 안 나니 나중에 알비노니 판이나 꺼내 듣는 날 다시 새겨 보기로 하구.. 오늘은 헨델의 오보에 협주곡이 실려 있는 판을 올린다.. 하여간 기억을 더듬어 보면.. 당시에 제일 줄창나게 틀어재꼈던 음악은 슈베르트의 현사 죽음과 소녀였지만.. 어느 정도 진정이 된 담에 듣게 된 음악들 중에서 오보에 소리는 걍 좋았다.. 정신적으로 완존 앵꼬가 나 있는 상태를 마치 옆에서 나긋나긋하게 달애 주는 것 같던 그 소리가 너무나도 맘에 들었던 것.. 내가 오보에 소리를 무쟈게 좋아하게 된 것은 아마도 그 이후였지 않나 싶다..
비록 헨델이 일반적으로는 오페라와 오라토리오 작곡가로 더 유명하긴 하지만서도 그의 기악곡 리스트 역시 장난이 아니다.. 작품 3의 여섯개의 오보에 협주곡 뿐만 아니라.. 열두개의 그랜드 콘체르토.. 관현악 모음곡.. 이십개 이상의 오르간 협주곡.. 그리고 수십개의 다른 협주곡과 소나타들.. 등등 상당히 방대한 양의 기악곡을 남기고 있다.. 그의 오보에 협주곡에 대해서는 그리 잘 알려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학자인 존 호킨스 경에 의하면 이 곡들은 1737년 영국 국왕의 장녀의 결혼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단다.. 다른 썰에 의하면 이곡들은 헨델이 하노버에 있던 1710년 이나 1711년 경에 작곡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열렬한 헨델 애호가이면서 1784년의 웅장한 헨델 페스티발의 후원자 중 한 사람이었던 찰스 버니에 의하면 1720년 경이 맞단다.. 머 날짜야 내가 알 바 아니고.. --; 이 판에는 헨델의 오보에 협주곡 3곡과 서곡.. 시바 여왕의 도착과 같은 음악들이 담겨 있는데 g단조인 3번 협주곡이 무척이나 이쁘다.. 가볍게 설렁설렁 들으면서 오보에 소리를 느끼기 딱 좋은 판..
이 판은 아르고 레이블인데.. 오벌 로고 판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소리가 무척이나 좋다.. 네빌 마리너의 ASMF 소리야 비단결 같구.. 그 위로 오롯이 오보에 소리가 청승 맞게 울려 퍼지는데.. 곡 자체들이 그리 무겁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서 듣고 있노라면 요즘같이 날씨는 좋으면서 알싸한 공기를 호흡하는 듯한.. 꽤나 귀하구 머리를 상쾌하게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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